첼리스트 홍진호 "클래식안에서 편식한 듯...이번 리사이틀 통과 의례 될 것"
'진호의 책방' 시즌 1 성료16일부터 리사이틀 '첼로탄츠'
첼리스트 홍진호는 '문화계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서울예고·서울대를 거쳐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 석사·최고연주자 과정을 밟은 '정통 엘리트' 클래식 음악도다. 관심사가 다양하다. 첼리스트로는 이례적으로 JTBC 밴드 경연 프로그램 '슈퍼밴드'(2019)에 출연, '호피폴라' 멤버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월부터 진행해온 온라인 북콘서트 '진호의 책방'은 지난달 성료했다. 경기 소리꾼 이희문, 호피폴라 멤버 기타리스트 김영소, 카운터테너 최성훈, 싱어송라이터 이진아·하림 등과 책·음악 관련 이야기를 들려줘 큰 호응을 얻었다. 당분간 연주 활동에 돌입한다. 오는 16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17일 광주문화예술회관,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7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리사이틀 '첼로탄츠'를 펼친다. 텀블벅에서 이와 관련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오픈 당일 두 배 이상 달성했다. 리사이틀에 앞서 14일엔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의 하나로 기타리스트 김진세와 듀오 공연한다. 13일엔 새 앨범 '퓨리파이(Purify)'를 발매한다. 지난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연 공연 실황을 실었다. 최근 종로구에서 홍진호를 만나 음악·여러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양한 활동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야 가능하죠. 인기를 실감하나요? "아직까지 모든 사랑이 신기해요. 일단 원하는 바를 열심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회(올해 2월22일) 시작 전이 가장 큰 걱정이었어요. 100% 온라인이다 보니, 책·음악 이야기가 잘 전달될까 우려가 컸죠. 하지만 첫 게스트가 이희문 선생님이라 큰 도움이 됐어요. 원래 제가 팬이었는데 첫 만남에 모든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선생님의 책 '깊은 사랑 디렉토리'를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죠. 열린 마음으로 음악, 인생 이야기를 나눴고 그로 인해 많은 분들도 마음을 열어주셨죠." -책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나요? "아니요. 어릴 때는 책을 잘 읽지 않았어요. 독일 유학 가서 읽기 시작했죠. 부모님께서 책을 계속 보내주셨거든요. 한 두권씩 읽다 보니 책 내용보다 작가에 대해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음악 연주 역시 처음엔 작곡가의 의도를 성실히 파악하다가 '플러스 알파'가 생기는데 독서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결국 책이든 음악이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슈퍼밴드2'가 최근 방송을 시작했어요. 감회가 남다를 거 같아요. 다양한 책을 읽는 것처럼 음악도 장르 구분하지 않고 다양하게 들으시죠? "'슈퍼밴드1' 참가 당시, 밴드 음악은 제가 모르다보니까 처음엔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제가 해오던 음악과 다르니 고생을 했죠. 2, 3라운드 지나고 나서 많이 편해졌어요. (매니지먼트사 크레디아에 소속된 바이올리니스트가 대니 구가 '슈퍼밴드2'에 출연한 것과 관련 질문하자) 제가 감히 조언할 건 없어요. 워낙 잘하는 연주자니까요." -다양한 일을 하는 만큼 시간 조정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리사이틀 '첼로 탄츠'에서 연주하는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볼레로'는 평소 연주하기 어려워하던 곡이라고요. "네 제가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는 작곡가는 아니었어요. 저는 독일 작곡가처럼 대체로 메시지가 분명한 작곡가를 연주하는 게 편했거든요. 반면 라벨, 풀랑크, 드뷔시 같은 프랑스 작곡가는 연주하기 어려워했어요. 뭐랄까. 뿌옇고, 파스텔톤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프랑스 작곡가들과 제 첼로 색깔이 비슷하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저 역시 계속 연주하다보니 좋아지고, 매력이 있더라고요. 제가 선입견을 가지고 처음부터 마음을 닫은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클래식 외적으로는 저를 가둬두지 않는데, 오히려 클래식 안에서는 제가 편식을 한 건 아닌가 생각했죠. 이번 리사이틀이 그래서 하나의 '통과 의례'가 될 거 같아요." -코로나19 이후 1년8개월의 대형 야외 음악축제였던 '2021 뷰티풀 민트 라이프'(6월 26일~27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호피폴라가 출연했는데 기분이 남달랐을 거 같아요. 그런데 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진짜 좋았어요. 물론 관객 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고, 거리두기를 했지만 희망을 봤죠. 지난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연 콘서트의 부제를 퓨리파이(Purify·정화하다)라고 지은 것도, 힘든 시절에 음악의 존재가 줄 수 있는 힘을 믿었기 때문이었어요. 다시 상황이 안 좋아졌는데,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열심히 소통하며 끈을 이어가려고 해요. 성격이 긍정적인 편인데 '지금 내가 뭘할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해하고 찾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