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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각장애 애널리스트 신순규 "코로나 터널 끝 보여…한국 방역 놀랍죠"

등록 2021-07-14 15: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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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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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저자 신순규 (사진 = 민음사) 2021.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세계 최초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이자 저서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신순규씨(54)가 신작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로 돌아왔다.

미국 현지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생각들을 견고함(Durability), 자기 사랑(Self-love), 동기 부여(Motivation), 배려(Consideration) 등 33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신씨는 1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삶이 어렵다고도 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될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삶이라는 게 여러 상상치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떻게 견뎌내는지가 중요하죠. 그걸 생각하면서 책을 썼습니다."

'어둠'은 시각장애인이 느끼는 어둠이라기보다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혼란스러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현재의 세상을 의미한다.

그는 "어둠 속 빛나는 것은 견고한 삶의 가치들"이라며 "대한민국은 제게 어쩔 수 없이 두고 떠나온 첫사랑과 같다. 요즘 안 좋은 일들이 많이 들려오는데 현재를 사는 우리가 많이 연약해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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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책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사진 = 판미동) 2021.7.14. [email protected]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찾는다는 생각이다.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 맞아요. 그저 공평만을 고집하는 건 너무 극단적이죠.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불공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입니다."

미국 유학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을 돕는 야나(YANA)의 이사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야나'는 'You Are Not Alone(너는 혼자가 아니야)'의 약자다.

"저는 한국에 부모님이 계시고, 미국에도 가족이 있어 두 가족이나 있죠. 하지만 매년 4000명 정도의 아이들이 보육원에 맡겨지거나 길거리에 버려지는 등 가족이 없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내 힘으로 지인들과 함께 그런 불공평을 조금이나마 줄여보자 라고 생각했죠."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유난히 느끼는 삶의 변화에 대해서는 '단순함'을 꼽았다. 그는 "삶이 간단, 단순해졌다. 집 밖에 거의 나가지 않으면서 아침에 눈 뜨면 컴퓨터를 켜서 일하고 일을 끝낸다"고 말했다.

"최근 출근하는 꿈을 꿨어요. 깨고 나서는 꿈이라 실망했죠. 그나마 혼자 자유롭게 다니는 게 출퇴근이었는데 집에만 있는게 답답했나봐요."

한국의 방역에 대해서는 연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방역에 대해 생각해보면, 미국은 한 게 별로 없다. 사망자만 봐도 10만명당 한국이 4명일때 미국은 180여명"이라며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준비를 잘 했던 것 같다"고 평했다.

 "한국 사람들은 정부 말을 참 잘 듣는 것 같아요. 12일부터 강화된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했는데 지난 주말에 나가보니 도시가 완전히 비었더라구요. 통계를 보면 아직 한국은 확실히 잘하고 있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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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저자 신순규 (사진 = 민음사) 2021.7.14. [email protected]
현재 '터널 끝 빛이 보일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며 조금만 더 힘내자고 전했다.

"지금 상황이 물론 답답하죠. 언제 마스크를 벗을까, 정상적인 생활을 할까 생각하는데 결국 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은 오래 가지 않을 거예요. 백신 제공도 곧 원활해질거고, 어려운 상황도 풀릴겁니다."

특히 "한국에 대해 항상 놀라운 것들을 많이 본다. 방역도 그중 하나"라며 "나라를 잘 지켜주는 국민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계속 이렇게 잘 하면 어려운 상황도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아시아인 혐오에 대해 묻자 "큰 문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지금 우리가 겪는 혐오 사건은 사실 갑작스럽다기 보다는 미국이라는 다민족, 문화 사회에서 살다보니 그렇게 놀랍진 않다. 과거 흑인이나 9·11테러 후 무슬림을 생각해봐도 그렇다"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 동안의 정책, 언행을 보면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당초 공화당원이었지만 최근 무소속으로 돌아섰다. "금전적으론 보수, 사회적으론 진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정부의 기능이 크면 안 된다는 보수 가치에 동의해 공화당 멤버였지만 최근 반이민 정책 등 나와 안 맞는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작년에는 무소속으로 바꿨다"는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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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저자 신순규 (사진 = 민음사) 2021.7.14. [email protected]
애널리스트로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명 '코인 광풍'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판단이다.

그는 "매우 염려스럽다. 나는 투자, 투기, 도박을 구분해서 생각하는 사람인데 어떤 자산 가치에 대해 근거가 없는 걸 하는 걸 도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비트코인은 도박"이라고 말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힘드니까 도박, 투기 이런 단기적인 이윤에 희망을 걸죠. 하지만 주식 시장도 안정적인 건 아닙니다.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는데 자신의 모든 것, 희망을 걸면 정말 위험해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의 젊은이들도 많이 그런데 걱정됩니다."

'견고한 삶의 가치'는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그는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견고함, 연약함 모두 추상적인 단어"라며 "중요한 건 자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나를 연약하게 만드는 걸 거부하겠다고 결정하고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말처럼 쉽진 않죠. 하지만 결국 스토리가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부정적인 스토리보다는 사람은 변할 수 있고, 하고 싶어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이 있죠. 그런 의미를 두고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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