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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영길 "윤석열, 청와대 압수수색했는데 수사 못한 게 뭐가 있냐"

등록 2021-07-19 06:00:00   최종수정 2021-07-19 0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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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 … “최재형, 청와대 추천 감사위원 두번 거절해도 인정”

김동연에 "윤석열·최재형 길 걸으면 인간적으로도 실패할 것"

"일본이 자세가 안되어 있는데 굳이 우리가 일본 갈 필요 있나"

"대통령 생각 안하는 정치인 있나…내년 대선 승리가 나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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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이창환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국내 언론사 기자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용납될 수 없는 망언"이라며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저렇게 우리 대통령을 맞을 자세가 안 돼 있는데 굳이 우리가 갈 필요 있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일본이 방위백서에 독도를 넣은 것도 그렇고 정말 외교를 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다. 일본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 때와는 다른 변화를 기대했는데 (한일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 같다"며 "이번 일본에 선거가 곧 다가올텐데 이렇게 한일관계를 악화시켜서야 자민당이 선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이번에 도쿄 올림픽을 통해 (한일관계를) 개선해보려고 방일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정상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이 문 대통령을 모셔와도 시원찮을 판에 한쪽 면만 보는 이런 외교가 있나 싶다"며 "건전하고 상식적인 일본인들도 (일본 정부의 외교정책을)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공식적 자리에서 한 발언이 아니고 바로 본인이 사과했다고 하지만 (일본이) 엄히 징계조치를 취해야 한다. 외교관으로서 자질이 안돼 있으니까 양국관계를 고려해 일본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일본 대사관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소마 공사는 최근 한국 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행보를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에 빗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는 또 "일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독도를 일본 영토 지도에 포함시킨 문제도 해결이 안돼서 우리 올림픽 선수단도 참여하시키지 말자는 의견도 있을 정도인데 우리는 그것을 감수하고도 선수단을 보냈다"며 "그런데 고마워하기는커녕 우리 선수단의 '이순신 장군' 현수막에 시비를 걸더니 대통령이 호의로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으니 우리가 억지로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심송심' 논란에 "이재명에 치우쳤다는 것은 비약"
송 대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 연기 여부와 관련해서는 "19일 최고위원회 회의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보고를 받고 판단하려고 한다, 선관위가 경선 일정 안을 제출하면 그것을 기초로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당내 대선 후보자 간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을 놓고 경선 흥행과 경선 후유증의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 데 대해서는 "양 측면이 다 있다고 본다. 본선에서 나올 문제들을 미리 걸러서 백신 예방효과처럼 해명하는 측면도 있다. 반대로 정도를 벗어나면 서로 간에 상처가 돼서 원팀 정신을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정도와 문제 제기에서도 서로 간에 애정과 예의를 지키며 언제나 같이 할 사람이라는 태도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일부 대선후보들이 송 대표가 경선 관리에 있어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치우쳐 있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불만을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경선 연기 불가 문제는 이재명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고 특별당규상 원칙을 지키는 문제였다"며 "당원 과반수 이상이 원칙적으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고 상임고문들도 특별당규를 지키는 것으로 가자고 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잘했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국민 재난지원금 문제도 이 지사를 지지하지 않는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전국민 지급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두 가지 결정이 다 이 지사 주장과 우연히 겹치는 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만 보고 이 지사에게 치우쳤다는 것은 비약이다. 저는 특정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게 목표가 아니라 우리 후보가 내년에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정권교체 희망 50% 넘어…안이하게 가면 정권 빼앗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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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19. [email protected]
그는 지난 5월2일 대표 취임 이후 소회에 대해 "당시 송영길을 선택한 것은 민주당에 변화의 시작이란 말을 했다. 저같은 비주류한테 기회가 주어진 것이잖냐"며 "민주당이 변화를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국민들이 민주당이 변화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된 게 가장 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표 취임 이후 가장 아쉬웠던 순간에 대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 12명의 의원들에게 탈당 권유를 한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공교롭게도 나를 도와줬던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우상호 의원도 그렇고 김회재 의원은 나와 40년 친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최근 이른바 '대깨문' 발언으로 친문 진영에서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당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고민은 지금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진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50%를 넘는 상황이다"며 "안이하게 이대로 가자고 하면 정권을 빼앗기는 것이다. 변화해야 하는데 변화하려면 돌파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로서 나를 공격할 수도 있고 어떤 말도 수용한다. 당대표라고 공격 못하면 되겠냐"며 "대신 예의를 갖추고 의견을 서로 존중하며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태우도 잘한 것 많아…박정희도 功은 평가해줘야"
송 대표는 지난 7일 민주당 반도체기술특위 회의에서 포항제철 설립과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을 평가한 것도 민주당에 변화를 가져오려는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희의 일부 업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진보 정권의 금기를 깬 것이다.

그는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한다. 저는 노태우 전 대통령도 정말 잘한 게 많다고 본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국가를 위해 잘한 게 없는데 노태우 전 대통령은 6월 항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는 해도 6·29 선언을 했고 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고 남북한 UN 동시가입, 토지공개념 도입, 이동통신 도입, 경부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 착공, 중국 수교 등 국가를 위한 일을 엄청 많이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녀인 노재헌, 노소영씨와도 친하게 지내는데 5·18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 노재헌씨가 지금 계속 사죄하고 있잖냐"며 "그렇다고 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의 5·18 광주 학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문제는 다 지적하면서도 공은 평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한민국을 위해 정치를 해야지 진영으로 패를 갈라서 이념정치를 하면 되겠냐. 국회의원이 자기 지지자들이나 지역구의 이익만 대변해서 되겠나. 국가 전체를 대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당내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대통령 생각을 안 하는 정치인이 어디 있느냐.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은 스스로 발전 가능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송영길을 항상 비판하는 사람들은 '자기 정치' 하냐고 한다. 그러면 저는 '나 자기 정치 한다'고 한다. (정치인에게) 자기 정치를 안 하는 것이냐고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안 좋아하냐고 물어보는 것과 똑같다. 정치인들은 다 꿈이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송영길의 자기정치는 내년 3월9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나의 정치"라고 힘줘 말했다.

또 "정치인들은 다 (대권에 대한) 생각이 당연히 있는 것을 왜 부정하겠냐"며 "그러나 문제는 지금 제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내년 3월9일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데 지금 저의 고민과 송영길의 정치는 내년 3월9일에 다 집중됐다. 그 이후는 생각할 수 없다. 현재는"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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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7.19. [email protected]
윤석열·최재형에 "인간과 헌법 배신했는데 국민도 배신 안하겠나"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 대표 만찬회동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합의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힌 것을 놓고 이 대표에게 "눈치보지 말고 뚫고 나가라"는 조언도 남겼다.

송 대표는 "이 대표답지 않게 처음부터 당내에서 너무 반발하니까 해명을 좀 궁색하게 했는데 그럴 필요 없다. 안되면 그만둘 각오로 해야 한다"며 "저도 마찬가지지만 이 대표에게 말하고픈 것은 자기 색깔을 잃어버리면 정치는 끝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젊다고 너무 윤희숙·조해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너무 심하게 당대표를 공격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당대표의 취지를 선의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어린 대표가 실수한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자기들도 이 대표를 띄울 때는 언제고 비겁하게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자기를 임명해 준 사람을 배신하고 헌법 정신을 배신한 행위"라며 "인간을 배신하고 헌법을 배신했는데 국민도 배신하지 않겠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두분 다 자신을 임명해준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표시해야 한다. 자신을 발탁해 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유감의 표시나 인간적 예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 표시도 없이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씁쓸해 했다.

송 대표는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은 여야를 떠나서 모든 공직의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명예롭고 최고의 자리 아니냐"며 "끝나고 나면 사회봉사 활동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데 정치에 참여하는 순간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자리가 정치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발판으로 이해된다. 아주 안좋은 선례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나 월성원전 감사 등을 놓고 여권이 지나치게 압박한 게 두 사람을 야권 대선주자로 키워줬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것은 핑계다. 문 대통령이 얼마나 착한 분이냐. 어떻게 보면 좀 답답할 정도로 바로 해임을 시켜도 시원찮을 상황인데도 그것을 참고 다 해줬잖느냐"고 반박했다.

송 대표는 "검찰총장으로 수사 못한 게 뭐가 있냐. 청와대까지 압수수색 다하지 않았느냐. 감사원장도 청와대에서 추천한 감사위원을 두 번이나 거절했는데도 인정해 준 것 아니냐"며 이렇게 존중해준 대통령이 어디 있겠냐. 그것을 갖고 비겁하게 핑계대는 것은 옳지 않다. 자기들이 (애초에) 정치할 생각이 있었으니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3지대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제3지대에서 (가능성을) 모색하다가 여권과 단일화 할 것이냐 야권과 단일화할 것이냐의 갈림길에 설 텐데 저는 그 분 성품과 문 대통령과의 신뢰 등을 볼 때 저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딪힌 것은 알지만 지난 일이잖냐.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정부의 부족한 점은 비판하더라도 함께 책임지고 가야 한다"며 "그것을 부정하고 윤석열, 최재형의 길을 김동연이 간다고 하면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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