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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대통령도 당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 뭐길래

등록 2021-07-21 17: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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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전화 통화하고 있다. 2021.07.21.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스라엘 보안기업 NSO가 개발한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페가수스'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최근 AP통신과 워싱턴 포스트 등 언론은 페가수스가 언론인, 정치인, 기업인을 비롯해 국가원수의 휴대전화 해킹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 등의 이름이 목록에 포함됐으며 강력한 보안을 자랑하던 애플의 아이폰도 페가수스에 뚫린 것으로 전해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페가수스는 10여년 전 이스라엘 전직 사이버 스파이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개발 목적은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40개국 60곳 가량의 국가 정부기관에 수출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페가수스는 특정 스마트폰에 침투해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입수하고 기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도 사용자 몰래 작동시킬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는 물론 그가 연락을 주고받는 상대까지 감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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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세계 16개 언론은 파리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 '포비든 스토리즈'와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로부터 공유받은 5만개 이상의 휴대전화 번호목록을 토대로 공동 취재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8일 해당 목록에 언론인 189명, 정치인 및 정부 관계자 600명 이상, 기업인 65명 등이 번호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20일에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 사드에딘 엘 오트마니 모로코 총리 등 전 세계 주요 지도자 14명의 전화번호도 명단에 담겼다고 전했다.

다만 5만여개 전화번호 목록에 이름을 올린 사용자 모두가 페가수스로 해킹을 당해 감시받았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목록 중 37대 스마트폰을 정밀 분석한 결과 23개가 해킹됐고 11개에서는 해킹 시도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34대 모두 아이폰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페가수스는 사용자가 전화를 건드리지 않았고, 낯선 사람으로부터의 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해킹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은 기본 내장 앱인 아이메시지를 통해 이러한 작업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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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디정부의 야당 및 언론인 감청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국회의원들과 지지자들. 

페가수스 해킹 의혹에 인도에서는 국회가 파행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를 향해 '페가수스'가 어떻게 인도에 들여졌는지 밝히라고 촉구하면서 국회 회의가 수차례 정회됐다.

카필 시빌 야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측에 따르면 라울 간디 국회의장을 비롯해 최소 40여명의 언론인과 모디 정부에 비판적인 선거전략 전문가, 바이러스 최고 전문가 등이 해킹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국제사회의 비판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언론과 인권 운동가 등을 감시하는데 사용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각 국은 인권침해 측면에서 그들의 활용을 즉각 중단하고 기업의 사생활권 침해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관련 기업들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법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 검찰은 NSO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모로코 정보당국이 페가수스를 이용해 프랑스 기자들을 감시했다는 혐의다.

앞서 프랑스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는 소속 기자가 모로코 정부로부터 페가수스로 감시당했다며 고소했다. 이에 검찰은 사생활 침해, 데이터 불법 사용, 스파이웨어 불법판매 등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NSO그룹 측은 최근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프로그램은 수사 기능이 있는 정부 기관에만 판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간인 감시에 페가수스가 사용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잘못된 추정과 입증되지 않은 이론으로 가득하다"며 부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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