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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NOW]문석진 구청장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회 대비할 새 정책 모델 만들 것"

등록 2021-08-07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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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은 행정가이자 정치인…비대면 시대 변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코로나19 방역 성패는 결국 기본이 중요…역학조사팀 가장 먼저 구성"

"임대주택·창업밸리로 청년 부담 줄여…재건축사업 관리에 만전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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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3일 오후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 생활에 수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출근과 등교도 어려워졌으며, 가족과 지인을 만나는 일도 자유롭지 않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비대면 기술들이 이제 새롭게 일상에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사회를 '포스트코로나'라 부르며 대비하는 것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일상의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정치·행정 영역에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대문구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교육·행정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앞서 나가는 자치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일 집무실에서 만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에게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지방 정부 차원의 고민과 해법을 들어봤다.

문 구청장은 "갑자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사회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구청장으로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에 따라 지방 정부가 준비해야 할 일들을 고민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를 구민들이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비대면 교육에 주목했다. 문 구청장은 "비대면 교육은 코로나 이전부터 준비해왔다. 우선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한 학습 여건을 마련했다"며 "우리 구가 제일 먼저 취약계층에 태블릿 기기를 보급했는데 서울시와 교육청도 공감해 서울 전체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활한 비대면 온라인 수업 지원을 위해 관내 모든 학교에 무선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해 디지털 인프라를 조성했다"며 "교사들의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원활한 비대면 수업 진행을 지원하는 청년인력을 일선 학교에 파견하는 디지털 튜터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디지털 튜터는 디지털 교육 격차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및 휴먼 뉴딜 사업"이라며 "올해 150명을 채용했으며, 구 예산도 30억원 확보했다. 현장에서 반응이 좋아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선 학교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구청장은 정치인이자 행정가이다. 정치인의 제1의 덕목은 시대의 의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디지털 전환을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구 단위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겠다. 작은 단위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고 이것을 큰 단위로 스케일업 하면 사회가 발전한다고 믿는다"며 "지금부터 대비해 나가면 코로나 이후 디지털 시대 전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일단락 된 이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사람 간 교류 형태는 더욱 발달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신기술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며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초 지방정부로서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주민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유형의 정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의 코로나19 방역 상황도 다른 자치구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대문구는 신촌을 비롯해 주요 대학가가 넓은 상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확진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에 대해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가 신촌이 대표적인 상권이면서 대학가가 있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한 유동인구가 많아 확진자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보면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며 "실제로 4차 대유행 이전까지 통계를 보면 인구 30만이 넘는 자치구 가운데 확진자가 제일 적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구청장들이 서대문구 확진자 수가 적은 편인데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 답한다"며 겸양을 보였다. 재차 서대문구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기본에 충실했다"고 답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역학조사관 개념이 없던 초기부터 역학조사를 실시,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해왔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방역 성패는 기본에 달려…역학조사팀 가장 먼저 구성"
-서대문구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은.

"코로나 방역은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 구 직원들 헌신성에 감사하고 있다. 현재 확진자 나오면 동선 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는데 우리 구는 역학조사관 없던 초기부터 구성해 동선 조사에 나섰다. 역학조사팀은 25개 자치구 중 우리가 가장 먼저 가동했다. 초기에는 역학조사가 아니라 동선조사팀이라고 불렀다. 우선 구에서 보유하고 있는 CCTV 3000대를 활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여러 업무를 보던 직원들이 역학조사팀이 돼서 확진자 동선을 확인하면서 추가적인 확진을 막았다. 확진자 동선을 보면 주로 음식점과 병원을 자주 간다. 증세가 있으니 이비인후과, 내과에 가고 때로는 근육통에 물리치료를 받기도 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음식점이다. 조사 결과에 입각해 바로 통보해 주고 선제 검사를 권유했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을 다른 어떤 일보다 잘해왔다. 초기에 신천지 신도에서 비롯된 대유행 때 CCTV를 확인하면서 추가 확진자 그룹을 찾고 격리도 시키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우리 구는 대학이 많다 보니 대학생들이 해외에서 입국할 때 선제적으로 동선 관리를 해야만 했다. 각 대학과 함께 사전에 의논해 입국 이후 동선을 여러 루트로 설정해 시민과 철저히 분리했다. 자가격리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자가격리 시설도 호텔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이 초기에 확진자를 막는 요인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확진자 발생을 통제했다고 본다. 앞으로 4차 대유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지만 서대문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집단감염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앞으로 상당히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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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3일 오후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1.08. [email protected]

-서대문구에는 대학이 많다. 청년 정책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


"서대문구에는 9개의 대학이 위치해있다. 서울 자치구 중에 가장 많은 대학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도시이다. 그만큼 인적자원이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적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목표한대로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한다. 그 성장의 결과가 다시 지역 선순환의 고리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등록금뿐만 아니라 주거부담까지 겪고 있는 관내 대학 재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 홍제동에 있는 데이케어센터를 개조해 대학생 임대주택 1호점을 냈다. 천연동 공영주차장 자리에 주차장을 지하로 옮기고 지상에 청년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는 등 청년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촌벤처밸리 조성을 통해 창업공간을 지원해 예비창업가들의 창업문턱을 낮춰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디캠프에서 일하는 스타트업 청년들을 위해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했다. 모텔을 사무실로 개조해 창업의 꿈을 키워주는 '청년창업꿈터'를 만들었다. 여기서 나온 대표적인 사례가 불가사리를 제설제로 만드는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스테크다. 이들은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독립해서 나갔다. 스타트업이 성장해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되면 대한민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우리 구는 주요 대학가가 위치한 만큼 지정학적인 이점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겠다."

-북가좌6구역을 비롯해 서대문구의 재개발 사업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대문구 재개발사업은 뉴타운, 일반재개발 및 공공재개발 추진구역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과거 해제된 구역을 중심으로 공공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아현뉴타운은 북아현2구역과 북아현3구역까지 사업이 완료된다면 1만2000여세대의 주택과 교육, 문화, 녹지가 갖추어진 도심속 최적의 주거지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2만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규모로 개발되고 있는 가재울뉴타운은 9개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6개구역이 준공됐다. 7,8,9구역이 사업진행 중에 있다. 한편 사업성 부족 및 내부갈등으로 해제된 구역을 중심으로 공공재개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대한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3월에 충정로1구역, 연희동 721-6번지 일대 두 곳이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 6월에는 홍제동 360번지 일대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작년 2월에 조합설립 인가된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은 관내 정비사업 최초로 신탁사를 사업대행자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구에서는 북가좌6구역 사업에 대한 조합원분들의 관심과 열의가 높으신 만큼 조합원 편에 서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수주경쟁 과열로 인한 위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남은 임기동안 과제와 목표가 있다면.

"남은 임기동안 코로나19를 극복해 주민 여러분께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되돌려 드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 이후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우리는 새로운 방향,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시대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남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니라, 앞에서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지방정부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지금은 구청장 임기가 끝난 후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우리구가 추진하고 있는 많은 사업들, 특히 구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공약 사업들이 차질 없이 완성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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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3일 오후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1.08. [email protected]

[프로필]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1955년생인 문 구청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서울세무회계사무소 대표를 지냈다. 제4대 서울시의원과 서울시도시개발이사를 거쳐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감사로 재직했다. 3번에 걸친 도전 끝에 지난 2010년부터 서대문구청장을 역임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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