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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포펜 "브람스 조망...심각하고 무겁지만 희망 담겨"

등록 2021-08-12 17: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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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2021'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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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크리스토프 포펜. 2021.08.12.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말 힘든 일은 슬픈 게 아니라 슬픔을 버티는 일이다. 진지하고 침잠하는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곡들이 그렇다.

독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65)은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영증권과 함께하는 클래식 레볼루션 2021' 간담회에서 "브람스는 힘든 시기와 잘 맞물려요. '브람스 교향곡은 농담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는데 그 만큼, 진지하고 심각하고 무겁죠. 하지만 그 안에 희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포펜이 예술감독을 맡은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이 브람스를 조명한다. 브람스는 19세기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낭만주의 시대에 고전주의를 바탕으로 한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많은 클래식 마니아들이 브람스를 아끼면서도 그를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 온다고 고백한다. 매우 진지하게 음악을 대한 그가 무거운 작품을 주로 작곡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모가 브람스의 대녀(代女·종교상의 후견을 약속받은 여자)와 친분이 있어 브람스의 책상을 물려 받았다는 포펜도 브람스가 진지하고 심각하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브람스의 음악적 토대가, 영적인 희망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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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크리스토프 포펜. 2021.08.12.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아주 어둡고 힘든 시기지만 그럼에도 기쁨과 희망 등이 공존하고 있죠. 브람스만큼 코로나19를 통과하는 이 시대를 잘 대변할 작곡가는 없습니다. 브람스는 삶의 어두운 지점이나 죽음에 대해 많이 고뇌한 작곡가예요. 절망이나 어두움을 포함해 브람스의 음악은 자연, 예술, 영적인 삶 또한 담고 있죠. 우리에게 그 지향점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번에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브람스를 조망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따라 브람스 교향곡 1번, 3번, 4번(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 인천시향) 피아노 협주곡 1번~2번(선우예권, 이진상), 바이올린 협주곡(김동현), 브람스 현악 4중주 1번~3번, 피아노 5중주, 현악 6중주, 클라리넷 5중주(노부스 콰르텟, 이한나, 박유신, 선우예권, 김한),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김수연, 이진상) 등 브람스 명작들을 선보인다.

특히 포펜은 17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자신의 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과 함께 브람스 교향곡 4번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지휘자로 무대에 선다.

친한파로도 유명한 포펜은 작년 '클래식 레볼루션'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자가 격리를 거쳤지만,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하에 자가격리를 면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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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크리스토프 포펜. 2021.08.12. (사진 = 롯데콘서트홀 제공)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곡가 피아졸라(1921~1992)의 불꽃과도 같은 정열의 음악들도 조망한다.

'피아졸라 & 그의 유산'이라는 테마로 꾸며질 이번 무대에서는 그의 대표작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윤소영)를 비롯 리베르탱고(성남시향, 고상지) 망각(고상지, 박규희) 등을 들려준다. 이 모든 프로그램엔 피아졸라의 대표작 '망각(Oblivion)'이 포함됐다.

포펜은 "피아졸라는 전반적으로 엔터테이닝한 요소가 있어 브람스와 대조를 이룬다"면서 "이번 네 개의 공연에 '망각'이 들어가 있는데 피아졸아의 명함 같은 곡이라, 그의 핵심적인 요소를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펜은 '클래식 레볼루션'을 여름 대표 축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내년에 조망할 작곡가로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를 이미 선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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