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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심상찮은 발전 5사 수익 악화…올해 실적도 '한숨'

등록 2021-08-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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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처 자료…발전사들 부채비율 10년 전보다 ↑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줄고 수익성은 나빠져

석탄발전 상한제약으로 가동률 줄며 원가율 쑥

발전 5사, 올해 1.3조 당기순손실 낼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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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발전 공기업 5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가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감소하고 있지만 '탈석탄'에 따른 에너지 전환 대응 등으로 나가는 돈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한국전력에 판매하는 전력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하락하며 매출이 뚝 떨어진 바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SMP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에너지 전환 대응을 위한 사업 구조 전환 등이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발전 5사의 부채비율은 최근 3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체 공기업 부채비율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공기관 부채 증가와 방만 경영이 사회문제화되자 지난 2013년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부 산하 공기업 부채비율은 2013년 이후 감소하다 2018년부터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의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발전 5사의 부채비율은 10년 전보다 일제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중부발전의 경우 2011년에는 86.3%이던 부채비율이 2020년에는 253.4%로 무려 167.1%포인트(p) 급증했습니다.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의 부채비율도 최근 10년 동안 각각 97.8%p, 77.3%p나 늘었습니다.

발전 5사는 재무 악화 속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5년간의 매출원가율은 증가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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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남부발전과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쪼그라들었습니다. 남부발전의 2020년 매출은 4조3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345억원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남동발전의 매출은 4조3473억원은 1조732억원 줄었습니다.

이외에도 서부발전은 지난해 매출이 1년 전보다 8396억원, 동서발전은 7081억원, 한국중부발전은 1897억원 각각 감소했습니다.

이같이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판매단가 하락과 판매량 감소 등에 따른 것입니다. 각 발전사는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데, 판매단가는 유가에 연동되는 SMP, REC 정산단가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지난해 유가 하락에 따라 SMP 가격은 전년 대비 24.1%나 하락한 21.87원/kWh(-24.1%)에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각 발전 자회사의 지난해 원료별 전력 판매단가도 전년 대비 7~18% 감소했습니다.

반면 이들 기업의 매출 원가율은 지난 2016년 이후 이후 2020년까지 10~17%p 상승했습니다.

특히 남동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의 매출 원가율은 꾸준히 올라 지난해 무려 97.1~99.1%에 달했습니다. 중부발전은 2018년에 97%의 매출 원가를 기록한 이후 점점 낮아지는 추세지만 지난해 94.5%로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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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율은 왜 올랐을까요? 우선 정부의 탈석탄 기조에 따른 '화력석탄 상한제약'으로 화력발전소 가동률이 줄었지만 감가상각비는 계속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17개 화력발전소 중 10곳의 가동률이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발전사들은 이로 인해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에 대한 부담이 커졌을 겁니다.

이외에 신재생 관련 설비용량을 늘리고 있지만 계절적 영향을 받는 풍력, 태양광 등의 발전량과 판매량은 크지 않아 이익이 제대로 창출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예정처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 시설투자는 늘어나는 반면 발전량이 충분치 않아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가운데 발전 5사의 올해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집니다. 올 상반기 SMP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때까지 실적 부침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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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이영환 기자 = 인천 서구 아라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21.01.08. [email protected]


정부는 2034년까지 현재 58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절반인 28기를 폐쇄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한다는 방침입니다. 발전사들은 LNG와 신재생에너지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그 과정에서 경영 부담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발전 5사는 올해 총 1조3000억원(남동발전 3500억원, 중부발전 2633억원, 남부발전 2521억원, 동서발전 2460억원, 서부발전 2308억원 적자) 규모의 당기 순손실을 낼 것으로 자체 전망한 바 있습니다.

예정처는 "주무부처와 각 발전자회사는 지속적인 당기 순손실 및 수익성 악화를 개선시킬 수 있도록 발전자회사의 원가구조 개선과 재무건전성 관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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