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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처럼 '바리톤 김기훈' 됐으면"

등록 2021-08-17 16: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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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한국인 최초 메인프라이즈 우승

9월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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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1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리톤 김기훈이 질의응답에 앞서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중 '당신의 시선을 나에게 돌려주세요'를 선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저는 솔직히 소프라노 하면 (대중이) 조수미 선배님을 생각하시는 것처럼, 바리톤 하면 제가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타이틀 하나 얻었다고 해서 자만하거나 현상 유지를 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바리톤 김기훈(30)은 세계적 권위의 성악 콩쿠르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BBC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인 프라이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9월4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 '바리톤 김기훈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무대는 김기훈이 국내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첫 리사이틀(독창회)이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기훈은 향후 목표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항상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는 바리톤이고 싶다. 그리고 거시적인 큰 꿈을 크게 그리되 앞에 있는 현실적인 목표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게 목표다. 잘하는 바리톤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기훈은 오는 4일 공연에서 'BBC 콩쿠르'에서 선보인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능일꾼' 등을 선보인다.

또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중 '당신의 시선을 나에게 돌려주세요' 등 유쾌한 오페라 아리아부터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중 '신사 숙녀 여러분',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분노에 떨고 있네' 등의 레퍼토리도 들려준다.

김기훈은 이번 공연에 대해 "카디프 콩쿠르 이후 우승 기념으로 하는 리사이틀"이라며 "제가 여태까지 대회를 나가면서 했던 곡들 위주로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어서 이렇게 구성했다"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공연 2부는 주로 차이콥스키 레퍼토리로 채워진다. 그는 2019년에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와 '도밍고 콩쿠르'라 불리는 '오페랄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연이어 2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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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1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리톤 김기훈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차이콥스키 콩쿠르 당시 많은 찬사를 받았던 그다. 사회자가 차이콥스키 콩쿠르 당시 기억나는 심사평을 물었다. 김기훈은 쑥스럽다며 연신 손사래를 치다 겨우 입을 열었다.

"제 입으로 해야 하나요. (웃음) 창피합니다. 사실 다 수식어라, 말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러시아인보다 더 러시아인 같다'는 말도 들었구요. 정말 창피하네요. 하하. 드미트리(러시아 출신 세계적 성악가, 바리톤)가 죽고 난 후 (그를) 대신할 사람이다'(라는 말도 들었어요.) 더는 못 하겠네요."
 
또 이번 무대에는 세계적인 성악가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강요셉이 스폐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에 대해 김기훈은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지난해 11월 공연)을 통해 친해지게 됐다. 저를 정말 아껴주신다. 이분들은 이미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가신 분들이다. 제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어떤 조건도 묻지 않고 도와주시기로 했다. 실감이 안 난다"고 얼떨떨해했다.

어릴 적 친구들 앞에서 성악 발성으로 노래를 하는 것이 '개인기'였다던 김기훈은 고3 때의 교회 세미나에서 만난 노래 강사의 권유로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천부적인 재능과 피나는 노력으로 급성장했고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선 그가 2등에 오르자 마린스키 극장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심사위원들에게 직접 항의를 하고 관객들은 당시 1등 수상자에게 "우~"라며 야유를 보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성남 티엘아이아트센터에서 연 리사이틀 후 스스로에게 실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정말 실망을 많이 했어요. 저는 정말 좋은 무대를 항상 보여드리고 싶고 최상의 컨디션에서 노래를 하고 싶어요. 관객이 저를 듣는 것과 부르는 입장에서 제가 듣는 것은 다릅니다. 제가 듣는 건 훨씬 솔직하고, 뭘 잘못하고 잘했는지 가장 잘 알죠. 만족하는 예술가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요. 끊임없는 불만족에서 좋은 예술이 탄생한다고 봐요. 만족하는 순간 제 예술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기훈은 독일 하노버 극장을 거쳐 유럽을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의 '예브게니 오네긴' 무대에 올랐다.

21/22시즌 독일 뮌헨 바이에른 극장에서 오페라 '라 보엠', 미국 샌디에이고 오페라 하우스에서 '코지 판 투테'가 예정돼 있다. 영국 코벤트가든, 미국 워싱턴 국립 오페라 등에도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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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포스터(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2021.08.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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