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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넬 "주식으로 치면 우린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

등록 2021-09-0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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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9집 '모먼트 인 비트윈'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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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밴드 '넬'(NELL)은 1999년 결성됐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했고, 2003년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그렇게 20년 넘는 시간을 달렸다. 편한 길을 갈 만도 하고, 많은 것에 익숙해져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다. 당연한 것들이 더 많아졌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넬은 계속 프레쉬하길 원한다. 그래서 쉬지 않고 싱글을 내고, EP앨범을 선보이고,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넬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돌아왔다. 정규 9집 '모먼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을 2일 내놨다.

정규 앨범 9장을 내놓은 밴드가 얼마나 될까. 국내 대표 밴드로 불리는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이 내놓은 정규 앨범이 각 8장이다. 물론 앨범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다. 다만 얼마나 성실히 활동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는 된다. 그렇다면 이 숫자 역시 성취라고 해야 한다.

이런 결과물을 내놓으면서도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주식으로 말하면 저흰 아직 우상향하고 있는 거죠. 최고점은 아직 멀었어요." 또 이렇게 말한다. "저희는 여전히 음악 얘기를 많이 해요. 우리가 현재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면 다른 레벨의 음악을 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하죠." 게다가 이런 말도 한다. "음악에 대한 권태는 단언코 한 번도 없었어요. 이건 저희의 자부심이죠."

그러니 당연히 이번 앨범에도 넬이 지금껏 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가 있다. "관계에 관한 생각들을 담았다"는 이번 앨범의 10개 곡은 영화처럼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관계나 감정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런 관계나 감정이 끝나는 과정까지를 앨범에 담았다"는 게 넬의 설명이다.

관계 사이의 순간들을 노래했다는 의미에서 앨범 제목이 '모먼츠 인 비트윈'이다. 부제는 '비츠 앤 피시스'(Bits and Pieces)다. 각 곡이 관계의 조각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첫 번째 노래 '크래쉬'(Crash)가 누군가에게 빠져들 때 느끼는 설렘과 당혹감에 관한 얘기라면, 마지막 열 번째 노래 '소버'(Sober)엔 끝나버린 어떤 관계를 기억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영화와 같은 앨범을 만들 시기가 왔다고 느꼈어요.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거죠. 이 타이밍이란 건 직감적으로 와요. 의도와는 상관 없죠. 이번이 아니면 못 할 것 같다, 이번이 아니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앨범을 만들게 된 거죠."

넬은 "이번 앨범만큼은 순서대로 1번부터 10번까지 쭉 한 번 들어보길 권한다"고 했다. 그래야 9집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볼 때 띄엄띄엄 보지 않잖아요. 그거랑 똑같은 거죠." 그러면서 "만약 순서대로 들으면, 위로도 되고 슬프기도 하고 공감도 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제대로 된 공연을 할 수 없어서 지난 1년 반은 넬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였다. 넬은 솔직하게 말한다. "이 상황을 견뎌내고 있는 모든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희 역시도 당연히 금전적으로 아쉬운 게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은 음악인들에게 최악의 시기를 오히려 음악에 집중하는 기간으로 삼았다고 했다.

"어려운 시국에 내는 앨범이니까, 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어서 더 집중했어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 거죠. 음악 하면서 이런 일 또 생길 수 있잖아요. 그때 어떻게 대처할지 이번에 배운 겁니다. 효과가 있더라고요. 슬펐지만 유익했어요."

넬의 목표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대중성이라는 건 알 수 없는 부분이기에 추구할 수도 없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이들에겐 중요하다. "저흰 저희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 계속 발전하려고 할 거예요. 계속 노력할 거고요. 그게 저희 꿈이에요. 넬은 아직도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시도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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