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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현대차가 만든 무인 자율주행택시, 세계무대 첫 데뷔

등록 2021-09-07 0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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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의 무인자율주행차 '아이오닉 로보택시'가 7~1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에서 세계무대에 첫 데뷔했다.

세계 4대모터쇼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쇼는 장소를 뮌헨으로 옮겨 'IAA 모빌리티 2021'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이었던 모터쇼 성격도 올해부터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 중심으로 전환됐다.

아이오닉 로보택시는 현대차가 미국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와의 합작법인 '모셔널'과 수년에 걸쳐 공동개발한 차량이다. 현대차와 앱티브는 2020년 각각 20억 달러씩을 투입,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매진해왔으며, 아이오닉 로보택시에 양사의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력을 탑재했다. 2023년부터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를 통해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에 투입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지난 6월 미국 출장 당시 모셔널 본사를 방문, 경영진들과 기술개발 방향을 논의하고 레벨4 수준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5를 직접 테스트하는 등 로보택시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완전자율주행 수준 '레벨4' 인증…10만회 이상 시범주행 마쳐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인증받았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와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의 수준을 레벨 0~5로 규정하고 있다.

레벨0은 흔히 운전자가 모든 조작을 담당하는 상태를 말한다. 레벨1은 특정 조건에서 발을 떼는 상황을 의미한다. 다만 엑셀·브레이크 혹은 스티어링휠 제어 중 하나만 가능한 상황이다. 레벨2는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있는 상황이다. 운전자는 시선은 전방을 유지하면서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ACC 기능을 이용해 차간 거리를 유지하며 자동으로 방향을 유지하는 단계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 현대차·기아 양산차에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이 현재 레벨2 수준이다.

레벨3는 특정 상황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스스로 정해진 목적지를 찾아가는 등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제한적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그러나 운전자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차량을 제어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출시되는 G90에 국내 양산차 최초로 레벨3 수준의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DP)'자율주행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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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로보택시가 인증받은 '레벨4'는 처음 시동을 걸 때부터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가 완료될 때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율주행 시스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레벨5는 운전석이 필요없는 무인차 단계다. 차량 탑승자는 승객일 뿐 운전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

현대차와 모셔널은 이미 사고와 오작동 없이 10만회 이상 일반인 대상의 시범 주행 서비스를 운영했으며, 지역이나 도로 상황, 차량 종류 등을 달리한 조건에서 시험하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30개 이상 센서로 전방위 감지…이중안전시스템
아이오닉 로보택시는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의 자율주행 센서 기술을 고도화하고, 약 30개 이상의 센서를 차량에 탑재해 차량이 360도 전방위로 주행 상황을 감지,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차량의 주요 시스템에 리던던시(Redundancy)를 적용, 이중 안전 시스템을 만들었다. 리던던시는 조향과 제동, 전력, 통신 등을 이중 구성하는 것이다. 특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보조장치가 이를 대체해 차량을 원활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아이오닉 로보택시는 돌발 상황에서 자율 주행 시스템에 즉시 연결을 시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원격 차량지원(Remote Vehicle Assistance·RVA) 기술도 적용됐다. 차량이 공사 구역을 지나거나 도로가 침수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관제센터가 로보택시의 자율 주행 시스템에 연결해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하는 기술이다.


센서 외관에 드러나도록 디자인…신뢰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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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모셔널과 함께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모셔널의 첫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다.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1.08.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카메라·라이다·레이더 등의 센서를 통해 정확하고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한편 이들을 차량 고유의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루프에 장착한 파란색 원통형의 라이다와 이를 받치고 있는 카메라, 레이더 등의 자율주행 센서다. 루프 외에 전·후면 범퍼, 좌우 펜더 등에도 약 30개의 센서가 장책됐다.

현대차는 WRC 랠리카 디자인을 설계할 때 전방 후드에 적용된 에어덕트를 의도적으로 외부로 노출시켜 고성능 차량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처럼 아이오닉 로보택시에 핵심 부품인 자율주행 센서를 차량 외관에 드러나도록 장착, 탑승자가 한 눈에 로보택시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이는 이용자들이 아이오닉 로보택시를 목격했을 때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설계된 차량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로 여유로운 공간구현
운전자없이 달리는 로보택시인 만큼 실내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했기 때문에 평평한 바닥과 긴 축간 거리를 확보, 여유로운 탑승자 거주 공간을 구현했다. 넓고 독립된 실내 공간을 구현함으로써 아이오닉5 로보택시 탑승자는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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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운전석 전면 대시보드 상단에 부착한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고객과 문자로 소통할 수 있다. 무인 자율주행 승차 대기 중인 이용자의 서비스 아이디(ID)를 차량 디스플레이에 노출해, 고객이 혼동 없이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개발한 기능이다.

도어 창문 하단에는 차량의 상태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LED 스트립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먼 거리에서도 LED 색상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운전자를 대신해 탑승자의 편의를 돕는 기능도 다수 적용됐다. 실내에 카메라 센서를 장착해 탑승자의 안전 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시 알림을 전달할 수 있다. 또, 탑승자가 차량에 소지품을 두고 내리지 않도록 센서를 통해 물건을 감지 후 안내하기도 한다.

운전석 후면에는 탑승자를 위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탑승자는 이동 중인 차량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예정된 목적지 외에 추가로 중간 정착지를 설정할 수 있다. 주행 중 도움이 필요할 때는 자율주행 관제센터와 연결할 수 있도록 실내 루프 중앙에 통화 버튼과 스피커와 마이크가 적용됐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 장웅준 상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5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안전과 편의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해 완전 자율주행 차량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며 "모셔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탄생한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는 2023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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