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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36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 '역대 최대'…65% 급증 이유

등록 2021-09-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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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시간 미만 취업자 1052만2000명…동월 기준 최대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338만7000명↓…최대 감소 폭

조사기간 내 대체공휴일 포함돼 근로시간 감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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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8월 취업자 수가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의 99.6%로 방역 위기 이전 수준에 한 발짝 더 근접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월 고용지표를 받아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충격이 확대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취업자 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고용 시장이 회복됐다는 의미입니다.

19일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는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고용 회복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난달에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1만8000명 늘어나며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50만 명대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전월과 비교하면 4만8000명 증가해 7개월 연속 개선된 모습입니다.

하지만 취업 시간대별 취업자를 보면 최근 흐름과 다른 변화가 감지됩니다. 일주일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과 36시간 이상인 취업자는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동반 증가해왔지만, 지난달에는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만 급격히 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달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는 1052만2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2년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1000만 명을 넘은 것도 2013년 2월(1003만7000명) 이후 8년 만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12만6000명 증가했으며 증감률은 64.5%를 기록했습니다. 증감률 역시 8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1645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38만7000명(-17.1%)이 줄었습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89년(1624만1000명) 이후 최저치입니다. 감소 폭은 동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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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구인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1.09.15. [email protecte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당 36시간 이상 근무하면 전일제로, 36시간 미만 근무는 시간제 근무로 판단합니다.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어 '질적인 일자리' 판단 기준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달의 경우 단순히 36시간 기준으로 '질적 일자리' 여부를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입니다. 매달 발표되는 통계청의 경제 지표는 조사 시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고용 동향'은 매월 15일이 포함된 주의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주일을 조사 대상 주간으로 하는데 지난달의 경우 광복절 대체 공휴일(16일)이 조사 기간에 포함됐습니다.

즉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 역시 대체 공휴일에 직장에 나가지 않으면서 36시간 미만 근로자로 집계가 된 것입니다. 지난해에도 대체 공휴일(17일)이 있었지만, 15일이 포함된 조사 기간과는 겹치지 않았습니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를 시간별로 살펴보면 1~17시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6만8000명(3.0%) 늘어난 반면 18~35시간 취업자는 405만8000명(98.4%) 증가했습니다. 이를 통해서도 36시간 미만 취업자 증가 원인이 단기 일자리 증가 영향이 아닌 주 7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가 대체 공휴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주 18~35시간 취업자를 18~26시간과 27~35시간 취업자로 나눠 비교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일주일에 18시간 이상 26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는 3.3% 감소한 반면 27시간 이상 35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는 202.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광복절이 포함된 주가 조사 기간이었는데 대체 공휴일까지 주중에 겹치면서 주 4일 근무 형태가 됐다"며 "일주일에 40시간 근무하는 취업자마저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36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 수가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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