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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품귀…삼성전자 '구원등판' 가능성은

등록 2021-09-21 02:21:00   최종수정 2021-09-21 10: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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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기술력 충분하지만, 실익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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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충남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06.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없을까.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자율주행이 시스템 등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 극히 일부 품목만 생산 중이다.

기술력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실익이 없어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에 따르면 차량 반도체 생산 업체는 2019년 기준 네덜란드의 NXP(10.2%), 독일의 인피니언(10.1%), 일본의 르네사스(8.3%),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6.9%), 스위스의 ST마이크로(6.9%) 등 순으로 매출 규모가 크다. 이들 업체는 완성차 업체들과의 공고한 협력 관계 속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다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시장 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매출은 지난 2019년 기준 8.7% 수준이다. 많은 업체가 시장 비중이 적은 차량용 반도체보다 컴퓨터용(35.6%), 통신용(35.6%), 소비자용(11.8%) 등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최근에 벌어지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서 삼성전자는 한 발 빗겨 서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단시일 내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본다.

수급난의 가장 큰 원인이 수요 예측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그래서 위탁 생산 물량도 크게 줄였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예상과 달리 차량 판매가 오히려 늘었고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자 수급난에 처하게 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위탁 생산 물량을 다시 늘리는 것이 해법이지만, 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로 보고 있다. 이미 업체별로 생산 계획이 빡빡하게 잡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생산 시설 재배치와 품목 조정, 성능 시험 등 제품 양산에 약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더구나 컴퓨터용, 통신용 반도체 시장도 부품 수급난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가전 등 전자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제작에 사용하는 반도체 부품도 부족한 실정이다.

장기적으로 내다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부분의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전자제품에 사용하는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범용 기술을 사용한다.

반대로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쓰는 반도체는 첨단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고, 수요 업체들을 상대로 한 영업도 더 쉽다.

차량용 반도체가 수급난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같이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수급난이 장기화하더라도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들이 생산 품목 조정에 나서게 하는 유인이 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설계전문업체(팹리스) 텔레칩스는 지난 5월 독자 개발한 자동차용 MCU를 시장에 출시했고, 삼성전자가 위탁생산을 맡았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가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자동차용 MCU는 국내에서 전체 물량 가운데 97~98%를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도 단기간에 생산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지만, 완성차 업계의 요청이 있다면 생산을 검토해볼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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