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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성장 촉진' 펩타이드 개발, 탈모치료 길 열리나

등록 2021-09-24 11: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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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N5펩타이드·아디포넥틴 수용체 결합, 모발성장 유도

서울대병원·서울대 연구팀, 남성 탈모 치료제 임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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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왼쪽부터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 서울대 화학부 이형호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1.09.24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APN5 펩타이드가 모발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서울대 화학부 이형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인 아디포넥틴 수용체와 결합해 모발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를 억제하는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디포넥틴 단백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중요한 부위를 찾아냈다. 해당 부위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아디포넥틴과 동일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펩타이드(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연결체)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펩타이드를 APN5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모낭세포(외모근초세포·모유두세포)에 펩타이드를 처리해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실험실에서 배양한 사람 모낭에 APN5 펩타이드를 처리했을 때 모낭의 성장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APN5 펩타이드를 실험용 쥐에 도포한 결과 이 물질이 피부를 투과해 생체에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PN5 펩타이드 0.007%를 쥐에 도포했을 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바르는 발모제 미녹시딜 3%와 비슷한 모발 성장 촉진 효과가 나타났다. APN5 펩타이드가 아디포넥틴 수용체를 활성화해 모발 성장을 촉진하고 잠재적으로 탈모증 환자 치료에 국소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전 세계 탈모 인구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모는 노화, 호르몬 장애, 여러 약물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치료법은 바르는 약, 먹는 약, 모발 이식술 등이 있다. 하지만 기존 발모 촉진제는 부작용이나 부분적인 효능에 대한 우려로 사용이 제한돼 탈모증 치료 신약 개발 수요가 높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PN5 펩타이드를 활용하면 체내 단백질인 아디포넥틴에 의한 신호전달을 자극해 탈모를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아디포넥틴 감소와 연관돼 있는 다른 피부질환인 건선, 주사, 민감성 피부를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건선 등의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엠보 몰레큘러 메디슨(EMBO 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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