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내달 '테크래시' 국감 예고…ICT 대표들 줄소환

등록 2021-09-26 12:00:0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상임위마다 빅테크 기업 수장 불러 호통전 예상

문정부 마지막 국감 카카오 집중 표적 예상

"빅테크사 갑질 견제" vs "대선 앞둔 '표퓰리즘'"

associate_pic
【과천=뉴시스】김진아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0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내달부터 시작되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를 앞두고 ICT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배민, 야놀자 등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통신·게임사 등 빅테크 기업 대표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빅테크 기업인 국감 출석은 매년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테크래시'(IT 기업에 반발하거나 제재를 강화하는 현상) 기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공세가 과거 어느 때보다 거셀 것이란 관측이다.

26일 ICT 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열리는 국감에서 각 상임위는 네이버, 카카오, 통신 3사, 게임사, 배민, 야놀자, 구글코리아, 애플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거나 신청할 예정이다. 빅테크 기업을 부르지 않은 상임위가 없을 정도다.

◇"빅테크 기업 부르지 않은 상임위가 없네"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내달 5일 개최하는 정무위원회 국감에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강한승 쿠팡 대표, 김정주 넥슨 창업주, 배보찬 야놀자 경영부문 대표 등이 나올 예정이다. 또 정무위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에 이어 여야 합의를 통해 증인을 채택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배보찬 야놀자 대표, 정명훈 여기어때컴퍼니 대표 등을 증인으로 점찍었다.

ICT 이슈를 총괄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과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과방위 국감은 내달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장에는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자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환경노동위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이 출석할 것으로 점쳐진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동물용 의약품 온라인 불법 거래 문제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를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에 대한 오후 종합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정부 마지막 국감 " '카카오 감사'라고 해도 과언 아냐"

가장 많이 국감 출두 요청을 받은 이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다. 이번 국감이 '카카오 감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김 의장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호출된 것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한 질의를 집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카카오는 주 52시간 및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체불 이슈도 짊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질의와 함께 사내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국감에서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 수장들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을 요청받았다. 상용화 2년이 지나도 여전한 5G 품질 논란, 5G 품질문제로 인한 불공정 약관, 요금제 관련한 소비자 피해, '진짜 5G'로 불리는 28GHz 5G 기지국 구축 이행 현황, 유료 방송 콘텐츠 사용료 갈등 등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윤구 애플코리아 사장 등은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 대책을 규제하는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 수장들에게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홍역을 겪고 있다. 거액을 쏟아부어도 극히 낮은 확률로 아이템을 손에 쥘 수 있게 하는 현재 국내 게임의 구조는 마치 도박판 같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직장 내 괴롭힘' 이슈에 대한 질의에 답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빅테크사 갑질 견제" vs "대선 앞둔 표(票)퓰리즘"

코로나 사태와 디지털 전환 기조로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독과점 갑질을 할 경우 정부와 정치권의 견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입법부가 행정부의 국정을 감사하는 국감장에서 주인공이 기업이 되고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빅테크 기업에 반감이 있는 이익단체의 표를 의식해 '기업 때리기'를 선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군다나 토종 ICT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골리앗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구잡이식 기업 때리기는 기업의 사업 위축뿐 아니라 결국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