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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남북 정상회담' 거론에 靑 "신중하고 면밀히 검토"(종합)

등록 2021-09-26 16:47:28   최종수정 2021-09-26 16: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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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김여정 연이틀 담화 내용에도 '정중동' 행보

입장 자제하며 北의도 파악…통신선 복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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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난 29일 주재했다고 30일 방영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1.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공정성과 상호 존중이 유지되면 남북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청와대가 '신중론'을 펼치며 대응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 부부장의 연이은 담화에 대해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말을 아꼈다. 북한의 반응에 예단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거론한 뒤, 대남·대외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부부장이 연일 담화를 내놓으며 모종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5일 담화를 통해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이 비로소 북남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종전선언'과 '남북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4일 담화에서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 "장기간 지속돼 오고 있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며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24일 담화를 통해 한미 간 군비경쟁에 열을 올리며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는 불공평한 이중잣대를 우선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런 선결조건이 마련돼야 서로 마주앉아 의의있는 종전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며 북남관계, 조선반도의 전도문제에 대해서도 의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을 내걸었다.

25일 담화에서는 "공정성을 잃은 이중기준과 대조선적대시정책, 온갖 편견과 신뢰를 파괴하는 적대적언동과 같은 모든 불씨들을 제거하기 위한 남조선당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실천으로 나타나기를 바랄뿐"이라며 남측에 행동 조건을 제시했다. 아울러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면서 사견임을 명시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이 연이틀 유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담화를 내놓은 것을 두고 일단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해석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중기준'과 '적대적 언동' 철회 등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의도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김 부부장의 메시지에 대해서 전면에 나서지 않고, 통일부를 통해 입장을 내도록 한 것도 이같은 신중론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종전선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 남북 간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밝힌데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논의를 위해서는 남북 간 원활하고 안정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우선적으로 남북 통신선이 신속하게 복원돼야 한다"며 "정부는 남북 통신선의 조속한 복원과 함께 당국 간 대화가 개최돼 한반도 정세가 안정된 가운데 여러 현안들을 협의,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신중론을 유지하면서도 정부의 통신선 복원 요구에 대한 북한의 화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남북한의 신뢰 조치 첫 단계로 평가되는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산이다. 북한은 지난 7월 1년1개월 만에 통신선을 복원했지만 8월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다시 2주 만에 차단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중한 태도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남북 간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는 첫 번째가 통신선의 응답이다. 통선선이 끊어진 게 아니라 연결이 돼 있는데 응답하지 않은 것이다. 가장 쉬운 행동이고, 상징적으로 북한도 의지를 강하게,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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