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미국이 북한에 한 구체적 제안은 코로나 백신 공급?

등록 2021-10-15 10:24:47   최종수정 2021-10-15 10:29:1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미국 국무부, 북한에 구체적 제안 털어놔

중국 백신 못 믿던 北, 태도 바꿀지 주목

김정은 '행동적 근거' 요구에 제안 가능성

associate_pic
[워싱턴=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브리핑 중인 모습. 2021.04.02.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미국 정부가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공급 의사 등이 북한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아직 어떤 대화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초에도 북한에 구체적 제안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뉘앙스가 다소 다르다.

지난 1일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에 논의를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we've made specific proposals for discussion with the North Koreans)"고 말했다. 이는 엄밀하게 따지면 논의를 하자는 요구일 뿐 실제적인 제안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반면 이번에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사실 우리는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했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We have made in fact specific proposals to the DPRK and we will await a response"며 '사실은(in fact)'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associate_pic
[워싱턴=AP/뉴시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군 군용기 52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과 비공개 외교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라며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2021.10.05.
아울러 프라이스 대변인은 "정지 상태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I don't want to give the impression that we are at a standstill)는 말도 했다. 북한에 대한 제안이 답보 내지 현상 유지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간 북한에 "조건 없이 대화에 나오라"는 말만 거듭하던 미국이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북한이 구미가 당길 만한 제안을 던져 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이 던진 구체적인 제안으로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등 인도적 지원 방안이 유력하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에 불신을 드러내온 북한이 미국산 백신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은 한국 정치권에서 이미 거론된 바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관여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미국이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북한에 백신 지원을 보다 과감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외교부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에 좀 더 구체적인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었다.

associate_pic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 행사에서 군인들의 차력쇼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출처: 마틴 윌리엄스 북한 전문 기자 트위터 캡처)2021.10.14.*재판매 및 DB 금지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제안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한미훈련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 만큼 이에 대한 제안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미국에 행동을 요구해왔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 11일 노동당 창건 76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행동을 미국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맞춰 미국이 군사 분야 관련 제안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이 기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나 한미동맹 강화 등 기존 방침을 고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뉴시스에 "(미국이 제안한 것은) 인도적 지원의 구체적 내용이나 조건 없는 대화 재개 시 의제와 보상 관련한 내용일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먼저 제재 완화나  연합훈련 중단과 같은 보상을 해준다고 제안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