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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속이지 말라"...성철 스님 열반 28주기 추모 법회

등록 2021-10-17 13: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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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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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택스님
[합천=뉴시스] 김기진 기자 = "불기자심(不欺自心, 스스로의 마음을 속이지 말라)"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유명한 성철(性徹 1912~1993)스님을 평생 시봉했던 맏상좌 원택(78·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스님은 출가하기 직전에 성철 스님으로부터 받은 '좌우명'이었다고 17일 전했다.

원택스님은 기자와 만난 해인사 백련암에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시공부를 하다가 50년전인 1971년 해인사 백련암 성철 스님을 찾아간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스님, 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

3000배를 한 후 녹초가 된 청년(원택스님)에게 성철 스님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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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백련암
“쏙이지 말그래이”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에서 오는 21일 오전 7시 성철 대종사(大宗師)열반 28주기 추모 법회가 열린다.

원택 스님은 "큰 스님이 열반하신지도 28년이 지났다"며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살아간다면 세상은 살만할 것"이라고 했다.

또 "스님을 뵌지도 벌써 50년이 지났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책'에 대한 스님의 정성이 남달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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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뉴시스】김기진 기자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은 동국대 불교학술원을 통해 성철(사진) 스님의 고문헌을 디지털화하는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2017.11.03. (사진=백련암 제공) [email protected]
원택 스님은 "책에 대한 정성은 1947년 김병용 거사로부터 희귀 경전 등 1700권에 이르는 책을 기증받으면서 시작됐고 성철 스님의 책은 문경 봉암사, 통영 천제굴, 파계사 성전암 등을 거쳐 지금 해인사 백련암에 까지 약 1만권의 책이 남아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에는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3년에 걸쳐 백련암 장서각을 찾아 자료를 분류하고 한 장 한 장 사진을 촬영해 디지털화하는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성철 스님이 백련암에서 생전 소장했던 한국간행본 600여 책과 중국간행본 1600여 책 등 총 2200여 책이다.

백련암에는 중국 동안상찰(?~961)선사가 지은 '십현담'을 1475년에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주해한 '십현담요해'와 김시습의 주해를 언해한 '십현담요해언해'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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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뉴시스】김기진 기자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은 동국대 불교학술원을 통해 성철스님의 고문헌을 디지털화하는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구축 사업'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성철 스님이 소장한 고문헌 중 하나인 '십현담요해'. 2017.11.03. (사진=백련암 제공)  [email protected]
이 책들은 지난 2009년 9월 제자 원택 스님이 장서를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 학계에 처음으로 소개되어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또 백련암에는 추사 김정희(1786~1856)와 19세기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불서 간행에 참여한 혜월거사 유성종(1821~1884)의 장서인(藏書印)이 다수 확인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서는 국내 간행본뿐만 아니라 중국 간행본도 많이 있어서 19세기 조선말에 유통된 중국 불서와 당시 불교 사상과 신앙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전해진다.

한편 1967년 해인총림 초대 방장과 제 6대,7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은 ‘수좌오계’라고 해서 참선을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잠 많이 자지 말라’ ‘말하지 말라’ ‘과식하지 말라’ ‘문자 보지 말라’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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