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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재난금에 '적자' 가구 역대 최저…빈곤층 절반 아래로 '뚝'

등록 2021-11-21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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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적자가구 비율 21.6%…15년 만에 최저

재난지원금 효과·경기 회복·추석 명절 등 영향

2~5분위 적자 가구 비율 통계작성 이래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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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 3분기(7~9월) '적자 살림'을 꾸리는 가구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회복에 따른 고용시장 개선세가 두드러진데다가 추석 명절 효과, 정부의 정책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가계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전국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은 21.6%로 지난해 3분기 24.3%보다 2.7%포인트(p) 감소했습니다. 이는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1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연간 단위로만 조사한 2017~2018년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전체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20.0%) 다음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다만 통계청은 명절이 있는 달에는 소득이 늘어나는 등 계절에 따라 적자가구 비율이 영향을 받으므로 같은 분기로 비교해야 정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적자 가구 비율은 소득에서 조세,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버는 돈에 비해 소비가 더 많은 가구를 의미합니다.

적자 가구가 줄어든 배경에는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 증가가 있습니다. 3분기 월평균 소득은 472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늘었습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셈입니다.

근로소득은 295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으며 사업소득도 3.7% 늘어난 88만50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전소득은 80만4000원으로 25.3%나 급증했습니다. 이전소득은 생산활동이 아닌 정부나 가족 등으로부터 대가 없이 받은 소득입니다.

경기 회복으로 벌이가 좋았던 데다가 정부가 지난 9월 국민의 88%에게 1인당 25만원씩 재난지원금(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이전소득이 많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추석 명절 때 가족, 지인들 간에 주고받은 돈(사적 이전소득)이 늘어난 것도 반영됐습니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처분가능소득(377만3000원) 역시 7.2%나 늘었습니다. 나아진 가계 살림 덕분에 소비지출(72만7000원)도 4.9% 증가했지만, 소득 증가율이 더 높았기 때문에 적자 가구가 줄어든 것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3분기 고용 호조와 서비스업 업황 개선, 국민지원금 지급, 추석 명절 효과로 소득과 소비 지출이 모두 증가했다"며 "저소득층일수록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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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오전 경기도 수원시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다. 2021.09.13. [email protected]


실제 적자 가구는 전 소득계층에서 감소했습니다. 빈곤층(1분위·하위 20%)의 적자 가구는 49.7%로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5년(45.8%)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6년 만에 흑자 가구가 적자 가구보다 많아진 셈입니다. 소득 하위 40%인 2분위(22.1%), 3분위(16.7%), 4분위(11.4%), 5분위(8.1%) 적자 가구도 모두 쪼그라들면서 통계작성 이래 비중이 가장 작았습니다.

정부는 3분기 소득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내수 개선과 코로나19 취약계층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코로나19 피해계층 지원 방안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에 대한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상생 소비지원금 지원, 9개 소비쿠폰 등을 통해 (소상공인 등) 매출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음 주 중 숙박, 여행업을 포함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지만,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수천만원대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원은 올해 예상되는 19조원 규모의 초과 세수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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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4만2000원으로 지난해 동기(94만원) 대비 21.5% 증가했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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