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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EZ]"포토카드 양도 받아요"…아이돌 팬덤 '앨범깡' 왜?

등록 2021-11-28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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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 문화로 자리 잡은 '앨범 언박싱'

1인당 여러 장 구매하는 방식…'환경 문제' 심각성 느껴

'위드 코로나' 재개…앞으로의 가요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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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25일 한 서점에 진열된 아이돌 그룹 음반. (사진=안소윤 인턴기자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소윤 인턴 기자 = "포토 카드 양도합니다~ 가격 제시해주세요. 최애(멤버) 말씀하시면 넣어드립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대량 구매하고 개봉하는 '앨범깡' 팬덤 문화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그중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높은 소장 가치를 자랑하는 포토 카드는 앨범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만일 중복된 포토 카드가 들어 있을 경우, 트위터를 통해 팬들끼리 서로 교환하거나 양도할 수 있다. 인기 많은 멤버의 포토 카드일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표면에 작은 흠집(스크래치)이 있거나 품질이 떨어질수록 가격은 낮아진다.

5년 차 A아이돌 그룹 팬 김모(24) 씨는 "앨범을 많이 구매할수록 원하는 포토 카드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앨범이 한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지 않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은 무리하게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투자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앨범 발매 기념 팬 사인회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앨범 한 장당 응모권 한 장이 지급되기 때문에 비대면 팬 사인회 역시 앨범을 많이 구매할수록 유리한 구조다. 팬과 아티스트가 대면으로 만날 기회는 줄었지만, 공간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오히려 친근감이 생겼다는 평도 오간다.

소속사 관계자는 "대면 행사가 전무해진 상황에서 아티스트와 팬이 가장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다. 팬들이 녹화한 언택트 행사 영상들은 인터넷에 퍼져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기도 한다"며 긍정적인 시선으로 내다봤다.

◆끊임없는 '환경 문제' 우려…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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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앨범 구성품인 포토카드 양도글이 트위터에 올라오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제공)[email protected]
'소장용' 앨범을 제외한 나머지 앨범은 결국 버려지거나 '처치 곤란' 상태가 된다. 앨범에는 CD를 비롯한 메시지 카드, 가사지, 스티커, 포토 카드, 폴라로이드, 포스터, 사진집 등이 구성돼 폐기 시 탄소 배출이 결코 적지 않다.

B아이돌 그룹 팬 이모(22) 씨는 "아무래도 집 안 활용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많은 앨범을 가지고 있기에는 부담이 크다. 그래서 팬덤 단체로 어린이 단체나 해외 단체에 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이러한 현안에 대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힘을 실어주는 일종의 '팬덤 문화' 중 하나라고 본다"며 "뮤지컬 마니아 관객의 '회전문 관람'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자신의 소비력 이상으로 앨범을 구매하거나, (구매한) 앨범을 일부 버리는 팬들의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에 따르면, 응답자 중 95.6%가 '엔터테인먼트사가 먼저 솔선수범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는 환경 보호를 고려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일 YG엔터테인먼트는 "앨범이나 MD 제작시 비닐보다 종이를 최대한 활용한 디지팩을 고려 중이다. 더 나아가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 샘플을 받아 확인 중인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K팝 팬덤은 삶과 밀접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케이팝포플래닛'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한국 주요 엔터테인먼트사가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사가 많은 양의 피지컬 앨범을 제작하는 이유…'위드코로나' 이후에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앨범 수출 물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대 중반까지 K팝 앨범 실물 수출국은 20~40개국에 그쳤으나 2021년 8월 기준 88개국에 수출됐다.  

가요계 관계자는 "음반이 청취용의 CD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굿즈의 하나로 인식되는 것과 같다. 음악 청취 방식이 스트리밍으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음반과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듣기용 음반은 1장이면 충분하지만, 굿즈용 음반은 여러 장 사는 것이 팬들의 진정성"이라면서 "작년과 올해 앨범 판매량이 유독 늘어난 건 많은 이들이 지적했지만 '코로나 19' 관련 보복 소비 덕분이다. 최근 '위드 코로나'를 맞아 콘서트가 열리기 시작했는데, 앨범 판매량이 줄어들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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