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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정동극장, 내년 재건축…"문 닫아도 공연은 계속"

등록 2021-12-01 05:00:00   최종수정 2021-12-01 06: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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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월까지 공연 후 하반기 재건축 돌입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 임대해 공연

'쇼맨'·'포미니츠'·'적벽' 등 내년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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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2022시즌 국립정동극장 공연라인업 발표 기자간담회' 장에서 극장 재건축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2021.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내년에는 지금의 국립정동극장의 27년간 역사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재건축이 이뤄지고 새롭게 태어나면 정동극장은 국립공연장으로서 역할을 더 강화하고 창작자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2차 제작 극장'으로 확대되리라 확신합니다."

정동극장이 내년 하반기 재건축에 들어가며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2022년 11월께 재건축을 시작해 오는 2025년 3월 재개관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대극장 662석, 소극장 313석의 새로운 공연장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이 공연장은 내년 8월말까지만 운영된다"며 "재건축을 거친 후에는 대극장과 소극장 두 개의 극장을 갖춘 공연장으로 재탄생된다. 규모별 연습장도 갖추고 야외 공연장도 생기며 정동극장은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재건축...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임대 공연

2년이 넘는 증축 공사 기간에는 지금의 정동극장과 가까운 정동길에 위치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을 장기 임대해 공연 사업을 이어간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등 타 공연장에서도 공연을 올리며, 외부 공공·민간단체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김 대표는 "내년 8월에 문을 닫게 되면 9월 한 달 정도 준비 과정을 거쳐 10월부터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공연장을 운영할 것"이라며 "외연 확장과 다양한 작품적 실험을 위해 뮤지컬 '적벽' 등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며, 다른 극장 몇 곳에도 콘텐츠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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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2022시즌 국립정동극장 공연라인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30. [email protected]
이어 "정동극장은 창작자들과 기획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기에 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내년에도 창작자 및 민간 제작사와의 협업을 지속하며 특히 국립예술단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올해 '소춘대유희'로 성과 있는 작품을 만든 예술단도 전통연희 단체로서 자리매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 공연 라인업 총 14편...뮤지컬~발레까지

내년 정동극장 공연 라인업은 총 14편이다. 뮤지컬 4편, 연극 2편, 콘서트 2편, 발레 1편, 예술단 정기공연 3편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연극은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과 '국립정동극장 연극 시리즈'가 올라간다. 내년 1월18일 막을 올리는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은 학술 비평가 아빠, 작가 엄마, 언어에 대한 논문을 쓰고 있는 형, 오페라 가수를 꿈꾸는 누나 그리고 청각장애를 가진 막내 빌리의 평범한 부족의 이야기로, '소통'이라는 주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박정희 연출은 "구성원 중 청각 장애인 아들이 있는데, 솔직하게 자기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자 정체성의 이야기"라며 "자신을 인정하고 다시 삶을 시작하는 건강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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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포미니츠' 예술감독 양준모가 30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2022시즌 국립정동극장 공연라인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30. [email protected]
지난해 처음 시도한 '연극 시리즈'는 내년에 배우 류정한이 그 주인공이다. 첫 번째 주인공인 배우이자 제작자 송승환이 '더 드레서' 공연을 올렸고, 두 번째로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류정한이 나선다. 작품 선정부터 해당 배우와 함께하는 이 시리즈는 내년 11월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뮤지컬은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포미니츠', '적벽', '금란방'을 선보인다.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한정석 작가, 이선영 작곡가, 박소영 연출이 모여 만든 새로운 스타일의 뮤지컬이다. 누군가의 대리인이자 자기 자신의 독재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내년 3월29일부터 5월15일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초연한 창작 뮤지컬 '포미니츠'도 다시 선보인다.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독일 영화 '포미니츠'(2006)를 원작으로, 천재 피아니스트이지만 살인수로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와 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간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가 피아노를 통해 각자 상처를 치유해 가는 내용이다.

'포미니츠'의 예술감독인 뮤지컬배우 양준모는 "건강한 대본 수정, 음악을 거쳐 초연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두 사람의 감정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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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은 30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2022시즌 국립정동극장 공연라인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립정동극장 이수현 공연기획팀장, 이규운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지도위원, 연극 '가족이란 부족' 연출 박정희,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 뮤지컬 '금란방' 서울예술단 이사장 이유리, 뮤지컬 '적벽' 연출 정병호, 안무 김봉순, 뮤지컬 '포미니츠' 예술감독 양준모. 2021.11.30. [email protected]


◆대표 뮤지컬 '적벽', 내년 다시 무대...민중들 삶 더 부각

정동극장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뮤지컬 '적벽'도 새 무대에 오른다. 판소리와 현대무용 등의 결합으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뛰어넘은 '적벽'은 '적벽대전'을 배우들의 폭발적인 판소리 합창과 역동적인 안무로 치열하고 비장한 전장의 순간을 재현해낸다. 내년 8월20일부터 9월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정호붕 연출은 "2017년부터 4년간 정동극장에서 공연했고, 올해 쉬고 내년에 다시 선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많은 관객이 관람하지 못해 그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후반부에 민중들의 삶을 더 부각하고 음악도 수정했다"며 "공연장이 달라진 만큼 공간을 확장해볼까 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극장과 서울예술단이 함께하는 공동기획 뮤지컬 '금란방'도 무대에 오른다. '금란방'은 강력한 금주령을 실시했던 영조 시대에 있을 법한 밀주방이자 매설방을 배경으로 신분·연령·성별의 차이를 넘어 펼치는 유쾌한 소동극으로 내년 10월에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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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가족이란 부족' 연출 박정희가 30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2022시즌 국립정동극장 공연라인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30. [email protected]


이 밖에도 호랑이띠 해를 맞아 정동극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년음악회 '虎氣(호기): 범의 기운'과 작곡가 시리즈 '오선지 걸어가는 작곡가', 국립발레단 공연 시리즈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 2', 브런치 콘서트 '정동팔레트', 청년국악인큐베이팅 '청춘만발',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공연 '춘향'·'초월(超越)', '바운스' 등이 있다.

이수현 정동극장 공연기획팀장은 "지난해부터 기획제작 극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사업 변화를 꾀해왔다. 올해 본격적으로 이를 가동한 한해였다면, 내년 공연 라인업의 키워드는 안정 속의 변화, 발전"이라며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존 레퍼토리를 강화하며 다양한 협업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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