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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빅3' 경쟁 나섰다…'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등록 2021-12-15 11:25:00   최종수정 2021-12-20 09: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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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폭스바겐·2위 토요타 이어 3위 자리놓고 경합

북미·유럽 등 '올해의차' 최다수상…절반이상 차지

아이오닉5·EV6 글로벌 호평 속 유럽EV 10만대 돌파

제네시스 브랜드 연 20만대 체제…사업 확장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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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세계 주요국의 '올해의 차' 어워즈에서 최대 수상 실적을 나타냈다.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빅3' 경쟁에 나섰다.

각 자동차그룹과 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3분기 세계 시장에 50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49만대), 스텔란티스(504만대)와 '빅3'로 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판매량 1위는 폭스바겐그룹(695만대), 2위는 토요타그룹이다. 업계는 4분기 부품 수급상황에 따른 생산량으로 3위 자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美점유율 9%로 5위권 입성…유럽선 점유율 8.6%로 4위

현대차는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과 제네시스, 친환경차 판매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올해 최고 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 보인다. 지난달까지 기아와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현대차그룹의 11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9%로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현대차·기아가 연간 기준 처음으로 혼다를 제치고 미국 5위 완성차 업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쏘렌토 등 SUV 모델이 인기를 끌며 현지 판매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다. 미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트루카에 따르면 현대차 11월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3만3861달러로 전년 대비 11.4% 상승했다. 기아는 3만1386달러로 12.8% 상승하며 전체 신차 평균 거래가격 상승폭(8.6%)을 웃돌았다.

현대차그룹은 유럽시장에서도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10월 판매실적은 각각 42만7015대와 43만525대로, 합산 시장점유율 8.6%를 기록하며 BMW와 토요타를 제치고 점유율 4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전기차 판매대수는 10월까지 누적 10만4883대(현대차 5만6637대, 기아 4만8246대)로,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기준 전기차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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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에서 선도자로'…8개 '올해의 차' 최고상 중 6개 휩쓸어

현대차는 세계 각국의 주요 자동차 어워즈에서 올해 압도적 수상실적을 나타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상품성과 기술혁신 의미가 큰 전동차를 대거 내놓은 것에 대해 미국과 유럽시장이 호응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와 유럽의 자동차단체와 유력매체가 발표하는 주요 10개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 절반 이상의 최고상을 휩쓸었다.

현대차그룹은 10개 시상식 가운데 6개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최고상 없이 부문별 발표만 하는 왓카와 카앤드라이버를 제외할 경우 8개 시상식 중 6개의 최고상을 받으며 압도적 성과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유럽·전세계·캐나다·독일 등 5개 시상식에서만 3관왕을 차지했다. 북미 올해의 차에 '엘란트라'가,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에 'GV80'이, 독일 올해의 차에 '아이오닉5'가 각각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가 발표하는 시상식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왓카, 카앤드라이버, 탑기어, 모터트랜드, 오토익스프레스 등 5개 시상식에서 현대차그룹은 3번의 최고상을 차지했다. 모터트랜드 올해의 SUV에 'GV70'가, 탑기어 올해의 차에 'I20 N'이, 오토익스프레스 올해의 차에 '아이오닉5'가 각각 선정됐다.

업계는 아시아 제조사에 평가가 인색한 탑기어가 현대차를 올해의 차로 선정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탑기어는 2000년대 초반 현대차를 바퀴 달린 냉장고와 세탁기에 비유하며 혹평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수상 소식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나란히 '유럽 올해의 자동차' 최종 후보 오른 상태다. 현대차그룹 자동차가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유럽 올해의 자동차 발표는 내년 2월 말 이뤄진다.

다음달 발표될 북미 '올해의 차' 결과도 주목된다. 북미 올해의 차는 승용차·트럭·유틸리티 등 3개의 최고상을 준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70는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 최종 후보에, 싼타크루즈는 '북미 올해의 트럭' 최종 후보에 각각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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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약진과 브랜드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미래 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으며 지난 6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하기도 했다. 오토카는 1895년 세계 최초로 발간된 자동차 전문지로, 매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인물과 제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전동차·고급차·SUV 앞세워 글로벌 호평 이끌어

현대차그룹은 전동차, 고급차, SUV 모델을 앞세워 세계 주요시장에서 호평을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국내와 유럽에 잇따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E-GMP는 전통 자동차회사 중에서는 시기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앞선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전용 전기차의 글로벌 판매를 앞당기고 현대차그룹이 호평을 받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현대차의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제네시스 전 차종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 등급을 받았다. IIHS로부터 모든 차종이 최고 등급을 획득한 럭셔리 브랜드는 세계에서 제네시스가 유일하다.

브랜드 출범 7년만에 유럽과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연산 20만대 체제를 갖춘 제네시스는 올해 G80과 GV70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고 전용 전기차 SUV GV60를 출시해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시장의 SUV 판매 비중이 세단을 추월해 50%를 넘어선 것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SUV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 SUV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기아 쏘렌토와 텔루라이드는 왓카와 카앤드라이버에서 각각 부문별 우수차종으로 선정되며 SUV 명가의 저력을 보여줬다.

◆"현대차, 전동화 선두주자…이제는 다른 기업들이 추격해야"

현대차그룹의 경영실적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되는 것은 올해 세계 자동차업체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겪으며 성장폭에 제한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와 친환경차 트랜드 확산으로 전기차(BEV) 출시가 본격화하며 다양한 신차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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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네시스 브랜드가 첫 번째 전용 전기차 GV60을 전면 공개했다. GV60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바탕으로 쿠페형 CUV 스타일의 날렵하고 다이내믹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고성능 EV 이미지를 강조했으며 페이스 커넥트, 지문 인증 시스템,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디지털 키 2 등 사람과 차량이 교감할 수 있는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사진=제네시스 제공) 2021.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그룹은 ▲조직문화개선을 통한 민첩한 의사결정 ▲효율적 연구개발 투자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동화 라인업 확장과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단행,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혁신적인 모빌리티와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사업 전환을 선언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인터브랜드가 발표하는 브랜드 가치 종합 순위에서 현대차는 지난해에 비해 약 6% 상승한 152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35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올해 7월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그룹의 미래 방향성은 고객 인류 미래 그리고 사회적인 공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전문지 오토카도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현재 세계 굴지의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며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분야에서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해 더는 경쟁사들을 따라잡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기업들이 현대차그룹을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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