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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뮤지컬 음악감독·작곡가 이성준 "프랑켄슈타인과
셸리 덕에
겸손·자존감 얻어"

이성준(40) 음악감독 겸 작곡가는 뮤지컬계에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존재다. SF문학의 효시로 통하는 소설 '프랑켄슈타인'과 이 소설을 쓴 영국 작가 메리 셸리(1797~1851)의 삶을 각각 뮤지컬 음악으로 재탄생시킨 작곡가는 세계를 통틀어서 그 하나뿐이다. 이 감독은 2014년 초연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창작물 '프랑켄슈타인'(극작·연출 왕용범)의 웅장한 음악으로 주목 받았다. 초연을 앞둔 창작 뮤지컬 '메리 셸리'(극작 박해림·연출 오루피나·8월7일~10월31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감독은 이 철학적인 텍스트에 음악으로 현실성·설득력을 부여한다. 최근 그를 만나 셸리와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음악가로서의 고민을 들어봤다. -'프랑켄슈타인'과 이를 쓴 셸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각각의 뮤지컬을 동시에 작곡한 작곡가는 세계에 감독님이 유일할 거 같은데요. 소감이 어떻습니까? '메리 셸리'의 박해림 작가님과는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프랑켄슈타인'이 판타지 같았어요. 저는 다큐를 좋아하기 때문에, 예전엔 크게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작업하면서, 결코 판타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자연의 섭리를 깨려고 하는 사람, 신에게 도전을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더라고요. 셸리의 삶은 영화같이 참 기구하더라고요. 박 작가님과는 각각 친한 홍유선 안무가를 통해 가까워졌고, 같이 작업도 하게 됐죠. 셸리의 삶을 뮤지컬로 옮기게 된 건 옥한나 PD의 추천 덕분이었죠. 해림 작가와 연구를 하면서 '유레카'라고 외쳤습니다." -프랑켄슈타인과 셸리는 음악가에게 어떤 영감을 불어넣어주나요? "'프랑켄슈타인' 작업 이전까지 강박관념에 시달렸어요.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을 하면서 짐을 덜었죠. 어느 작곡가가 이렇게 말했어요. '도미솔이 너의 것이냐?' 생각해보니, 남의 것을 가지고 창작을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서 무에서 유 또는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자신감을 갖게 됐죠. 셸리를 통해서는 '다른 매력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이후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과 셸리 덕에 겸손과 자존감을 동시에 얻게 됐죠." -'프랑켄슈타인'을 작곡하시는 동안 심한 두통을 앓으셨다고 하셨는데, 이번 '메리 셸리'를 작곡하시면서는 어떠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엔 아프지는 않았지만, 두려운 건 매한가지였어요. 하지만 셸리의 어머니께서 쓰신 책(셸리의 어머니는 유명한 페미니스트였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로 '여성의 권리 옹호'라는 책을 썼다)을 읽으면서, 이 세상에 살아볼 만한 가치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었어요. 제가 그동안 '존중과 배려를 많이 놓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울스턴크래프가 멋있었어요. 당시 여성에게 불리한 상황에 대해 논리적으로 표현한 것이 속시원하더라고요. 음악은 전기가 없었던 시대 배경을 감안해 '언플러그드 음악'을 배치했습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어쿠스틱 기타 위주로 작업했어요." -원래 전도유망한 기타리스트셨잖아요. 2005년 서울대 음대 재학 시절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연출 장유정)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데뷔를 하셨잖아요. 이후 스몰 라이선스 작품 '삼총사', '잭더리퍼'의 신곡 추가, '벤허' 작곡, 뮤지컬 '광주'(연출 고선웅) 음악감독 등 다양한 작업을 하셨는데 기준이 있나요. 너무 좋은 곡을 쓰시지만, 어렵게 만든다는 배우들의 귀여운 투정(?)도 있더라고요. "물 흘러가는대로 앞만 보면서 작업을 해왔어요. 의도를 해치지 않는 한, 배우분들이 음을 바꿔서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존중을 해요. 뮤지컬 '모차르트!'의 '황금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일렉트릭 시티' 같은 곡이 훌륭한 넘버라고 생각해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곡을 쓰는 것이 저의 도전이고, 나아갈 방향은 지금도 연구 중입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네 번째 시즌(11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으로 돌아옵니다. 꾸준히 사랑 받는 작품을 내놓는다는 건 창작자에게 어떤 기쁨을 주나요? "그 기쁨은 말로 포현를 할 수가 없어요. 감사함뿐입니다. 한편으로는 '메리 셸리'에 더 좋은 점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과 동시에 흥미로움과 독특함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은 행복감이 공존해요." -최근 대형 뮤지컬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의 자회사 EMK엔터테인먼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뮤지컬, 학생 교육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뮤직 비지니스 측면에서는 제가 미성숙한 면이 많이 있었어요. 저작권 강탈을 비롯 여러 피해를 봤죠. EMK 대표님께 하소연을 할 기회가 있었고 함께 하게 됐어요.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는 과정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박칼린·김문정 감독님이 잘 닦아오신 음악감독의 길을 잘 이어 받아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예술계에 큰 타격을 준 코로나19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과거에 흑사병,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을 때도 예술이 크게 위안을 줬죠. 코로나19 속에서도 마찬가지죠. 이제는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많은 분들이 편하게 즐기시기를 바라요. 개인적으로 20대에 했던 뮤지컬에 대한 예술적 고민을 40대에 들어서 다시 하게 됐어요. '메리 셸리'는 그 40대의 시작을 여는 작품입니다." -혹시 메리 셸리를 직접 만나게 된다면 그녀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감히 말씀을 드릴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고, 수고했다'며 포옹해주고 싶어요. 아티스트로서 존중해주고 싶고, 또 '당신은 진짜 멋진 사람'이라며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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