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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대출 규제

정부가 올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전 금융기관이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하반기 들어 연이어 대출 옥죄기 정책을 내놓고 있다. 금리 인상, 한도 축소로도 부족해 신규 취급을 중단한 금융회사도 나온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대출 등을 전면 중단한다. 전세자금대출 분기별 한도를 설정한 우리은행도 3분기 한도 소진으로 오는 9월까지 일시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SC제일은행 역시 지난 18일부터 퍼스트홈론(잔액 포함) 기준금리 중 신잔액기준 코픽스에 한해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농협은행 신규 주담대 취급 중단 풍선효과로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주담대 우대금리 최대한도·전세대출 우대금리 항목 축소 조치를 추가했다. 적용 시점은 다음달 1일부터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주담대 상품인 '우리아파트론'과 '우리부동산론'의 우대금리 최대한도를 각각 0.8%에서 0.5%로, 0.6%에서 0.3%로 0.3%포인트씩 줄어든다. 우대금리 항목 가운데 급여·연금 이체 항목의 우대율도 0.2%에서 0.1%로 0.1%포인트 축소한다. 다른 은행들은 주담대 중단 등 계획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여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문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맞추는 건 은행권 공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직장인의 경우 이미 연봉 수준에서 한도가 나간 걸로 안다"며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건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 받기가 어려워졌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지역농협·축협이 가장 먼저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시행 시기는 지난 27일부터다. 지난달 말 기준 농협중앙회는 올해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대출 증가율이 높은 지역 농·축협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고, 농협중앙회에 보완 조치를 요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상호금융·카드사 등에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은행 신용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요청 받고 최근 회원사에 안내한 바 있다. 시중은행은 전년 대비 가계대출 5~6% 증가에 그쳐야 하고 저축은행은 21% 이내로 맞춰야 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달을 받았고 당국이 이야기했으니 따라야 하지 않겠냐"며 "관련해서 전산을 개발하고 새롭게 반영하는 작업을 거치면 9월께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중금리대출을 늘리면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저축은행도 총량 규제 대상이라는 말을 들어서 당황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다"며 "총량 규제에 중금리대출도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욕적으로 중금리대출을 늘린 저축은행들은 하반기 부실 채권 정리하는 방식으로 한도 여유를 만들 것"이라며 "판매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의 개인 신용대출 문턱도 높아진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한도 연소득 이내 축소와 함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4.1%로 제시한 상태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 24일 주요 보험사 임원들과 가계대출 관련 회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해 금융당국의 이같은 요청 사항을 공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보험사도 주담대 취급시 조건부 약정을 맺도록 돼있다"며 "그 약정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잘 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이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제한하면 보험사들의 대출 금리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분위기와 국고채 금리 상승 등을 반영해 보험 계약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던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고객에게 제공되던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대출 서류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인 신용대출 문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업은 대출 업무가 주가 아니다보니 일반적으로 신용대출은 보험사에서 많이 하지 않는다"며 "일부 생·손보사들만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고, 은행처럼 일반인 대상이 아니라 장기보험 계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이 많다"고 했다. 카드사, 캐피탈사 같은 여신전문금융업계도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축소한다. 이들 회사도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해 운영해달라'며 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준수하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고객별 신용도, 소득·부채 등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대출 총량 규제는 자체적으로 늘 해왔지만,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방침"이라고 했다. 빚투 급증세에 신용공여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는 증권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자기자본의 60∼80% 정도를 개인 신용공여에 할당한다. 한도가 임박하면 예탁증권담보대출, 신용융자 순으로 신규 대출을 막는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열풍에 한도가 임박한 증권사들은 잇달아 증권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부터 주식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담보대출 서비스 중단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12일부터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12월 초부터 9개월가량 증권담보대출 중단을 지속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7~11월 중단했다가 재개한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아직까지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한도에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 언제든지 대출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7월말~8월초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현재 신용공여 한도가 5%가량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예탁증권담보대출은 4월부터 계속 막혀있는 상태다. 신용담보대출의 경우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다.

박은비 기자 | 정옥주 기자 | 최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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