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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지금 노점상과 전쟁중]③끝 '비정상의 정상화'...불법노점상 해결 방안 없나

등록 2014-12-09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3: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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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지난 2일 오후 10시께 서울 성북구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역 인근에 위치한 하나로거리에는 불빛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거리 입구로 들어서자 곳곳에 들어서 있는 노점들이 시민들을 반겼다. 와플과 닭강정 등 거리음식 종류도 다양했다. 노점 주변으로는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과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거리를 누볐다.

 이곳 노점들은 구청에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성북구는 하나로거리를 포함해 석계역과 길음역, 한성대역 인근 등 7개 구역에서 모두 110개의 노점을 허용했다.

 성북구청은 지난 2007~2009년 시행된 노점상특별대책계획에 따라 무질서하게 널린 노점을 정비했다. 구청과 노점상들은 일정한 디자인과 규격의 노점을 설치하고 도로 점용료를 부과해 합법적으로 노점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구청과 노점상들은 이곳을 '디자인 노점'이라고 부른다. 디자인 노점은 세련된 모습으로 도시 미관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노점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세를 받거나 가족에게 승계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해 형평성을 보장했다. 구청과 계약은 1년 단위로 한다.

 이곳 노점상들은 1년 평균 10여만원의 도로 점용료를 내고 1평 남짓한 공간에서 저마다의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판매하는 노점상 강현찬(51)씨는 이 자리에 30년 넘게 노점을 운영하고 있다.

 강씨는 "성북구청이 처음으로 노점상들과 합의해 노점상 허가제를 실시한 것으로 안다"며 "오래 장사한 기존 상인들 위주로 허가했고, 현재 37개의 노점이 성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동을 파는 신모(67·여)씨는 "허가제를 시작하면서 단속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점이 가장 좋다"며 "노점 숫자를 제한해 거리가 깔끔해진 점도 좋다"고 말했다.

 구청 측은 별도의 단속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과 거리가 질서있게 정비된 점을 노점상 허가제의 장점으로 꼽았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당시 노점상을 포함한 지역 주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했다"며 "공청회도 수차례 열어 노점상과 구청의 의견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점이 무질서하게 거리에 있으면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데 불편하고 거리 경관도 해친다"며 "허가제를 하니 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됐다. 노점하시는 분들과도 갈등을 겪지 않아서 좋다"고 밝혔다.

 종로구 종로2가 젊음의 거리도 노점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종로구는 이 거리를 '특화거리'로 만드는 방안을 선택했다. 현재 이곳에만 50여개의 노점을 운영하고 있다.

 종로구는 2년에 한 번씩 노점상들의 재산을 조회한다. 재산이 2억원이 넘는 사람은 다음번에 허가해주지 않는 등 자체적인 규정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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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상인은 "특화거리로 오기 전에는 종로3가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일했다"며 "그때는 단속할 때 리어카를 무작위로 막 실어가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지금은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지금도 골목길로 밀려난 노점상들은 종종 민원을 제기하곤 한다"면서도 "상인들이 가스통을 가져와 며칠씩 데모하던 초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정착 단계에 접어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생계를 위한 방책인 노점 운영을 무조건 단속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등록·허가제 등을 활용해 법과 제도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법과 제도 안에서 노점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20년 이상 계속된 논의"라며 "대만과 홍콩,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노점 운영이 모두 합법"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노점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방치했다"며 "그런데 노점의 규모가 커지다보니 관리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특정 장소에 제한적으로 노점 운영을 허가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장해나가는 편이 좋다"며 "그러려면 이를 시행할 수 있는 관계법과 지자체의 관리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점상과 지자체가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노점상은 합법적으로 사업할 사정이 안 돼서 노점으로 영세자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거리 질서와 미관을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주민 공청회를 열고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이해 당사자들이 의견을 수렴하고 대화 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단속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지자체와 노점상, 개인 점포, 주민 등 여러 주체들이 모여 각자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점을 양성화해 해당 지역의 명물 거리로 만드는 방안도 제시됐다.

 박진아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노점은 그 도시의 특색있는 가로 경관을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부산 남포동의 극장가 앞에는 거리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한 먹자골목이 있다. 이곳은 관광객과 이용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노점상이 보행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특화할 수 있는 가로구간을 지정하는 것이 좋다"며 "건물 측면 공간을 활용하는 등 빈 공간을 활용하면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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