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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희의 한류 문화론] 중국 속 한국 배우 성공학

등록 2015-12-08 09:30:07   최종수정 2016-12-28 1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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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류를 타고 콘텐츠와 더불어 한국 배우의 중국 진출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연기해야 하고, 촬영장의 정서적 차이와 스태프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힘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도 한국 배우의 중국 미디어 진출 소식이 하루가 멀다고 전해진다.

 필자가 중국 영화에 캐스팅돼 촬영해보니 솔직히 중국에서의 촬영이 편의성만큼은 한국과 비교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연기자를 배려할 줄 안다는 얘기다, 연기자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잘 갖췄고, 촬영 팀의 배려 역시 상당하다, 물론 필자는 중국에서 일부러 모셔온 한국 배우라는 점이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만족스러웠다.

 이와 달리 어려운 점은 현장 스태프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다. 통역이 있긴 하지만 다양한 중국어(광둥어, 만다린 등)는 역시 나를 곤혹스럽게 했다. 중국인들도 서로 성(지역)이 다르면 심한 사투리로 인해 소통이 안 되니 외국인은 말할 나위 없다. 연기자로서는 이런 부분이 최고의 감정을 끌어내어야 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언어뿐만 아니다. 음식 문제, 배우 간 커뮤니케이션 등 극복해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왜 한국 배우들은 편한 한국을 떠나 힘든 중국으로 터전을 옮기는 것일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방송용’으로는 세계시장 진출, ‘비(非)방용’으로는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출연료 때문이다.

 현실이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중국에서 촬영하면 국내 개런티보다 3~5배 정도를 더 받는 실정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80~90년대 한국 CF에서 홍콩 스타 주윤발이 “사랑해요 밀x스”라고 외치고, 장국영이 “세이 마이 러브 투 유(Say my love to you)”라고 속삭일 때도 똑같은 대접을 받았을 성 싶다.

 한국 배우들이 중국에서의 성공의 기준점을 어떻게 잡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며칠 전 한국 여배우 추자현이 중국 드라마에서 출연하며 회당 얼마를 받는다는 소식과 함께 중국 활동 성공이라고 평가한 기사를 봤다.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과연 개런티만 많이 받으면 성공인가. 그가 그 자리에 오를 때까지 얼마나 많은 역경을 극복했는지 그 과정을 왜 생각하지 않는가. 

 필자 주변 배우 중 중국 활동을 위해 홀로 현지로 들어가 언어를 배우고, 발로 뛰는 배우도 있다. 한국에서도 동안 배우로 꽤 알려진 배우다. 하지만 “중국에서 신인처럼 배우면서 초석을 다지고 싶다”면서 작은 역부터 출연하고, 적은 개런티에도 만족해하며 서서히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180도 다르게 이런 한국 배우도 있다. 한국에서 출연한 드라마가 중국에서 히트해 흔히 말하는, 얻어걸리는 형태로 현지에서 인지도가 생겨 벼락 한류스타가 된 경우다. 그 배우는 불과 7일 촬영에 개런티 5억원을 준다는 제안을 받고도 "시나리오가 맘에 안 든다" "스케줄이 안 된다" 등 갖은 핑계를 대 훨씬 높은 개런티를 챙기며 그 작품에 출연했다. 삼고초려를 하면서 그를 모신 중국인들이 어떤 기분이었을지 안 봐도 비디오, 안 들어도 오디오다.

 중국 연예계 인사들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한국 배우들이 중국에 와서 잠깐 사인회를 열고 출연료를 1억원 넘게 챙겨가고 있는데 그 배우들이 중국에서 롱런하려면 중국 내 소외된 사람들에게 기부도 하고, 중국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봉사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 마디로 그냥 돈만 보고 오는 것 같다는 얘기다. 이 얘기를 들을 때 필자는 좀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한류라는 시장을 활성화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려면 분명 중국과의 협력과 공생이 필요하다. 그들은 한류의 인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동안 우리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하지만 중국 내부와의 공생이 없다면…. 우리가 차지할 바닥은 계속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꽌시(關係)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문희 호산대 방송연예 연기과 교수·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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