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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방'에 열광하다…커피시장 '응답하라 1968'

등록 2016-03-07 10:37:04   최종수정 2016-12-28 16: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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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본 고메다 커피점 (사진출처: 고메다 커피점 홈페이지)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세월의 때가 고스란히 묻은 듯한 빨간 벨벳 소파, 4인용 사각 테이블 마다 칸칸이 쳐진 칸막이, 종업원이 자리까지 가져다주는 자그마한 커피잔에 담긴 커피….

 마치 옛 ‘다방’을 연상시키는 커피 전문점이 현재 일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바로 ‘고메다 커피점’이다. 모던한 테이블과 딱딱한 나무의자가 들어찬 커피숍에서 스윙재즈를 들으며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사기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잔에 담긴 다방 커피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도심에서 다방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돼버렸다.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시장은 미국의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커피전문점 시장의 고지를 스타벅스에게 점령당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2위와 3위는 일본 자체 브랜드인 도토루와 고메다 커피가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고야(名古屋)에 본거지를 둔 ‘고메다 커피점’은 일본 전국에 667개(2016년 1월 기준)의 매장을 보유, 최근에는 도쿄 도심까지 진출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5년 11월말 현재 일본 전국에 1152개 매장, 도토루는 1104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내브랜드인 이디야 등이 스타벅스와 커피빈 사이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디야가 저가 공세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일본의 고메다 커피는 이와는 다른 이유로 세 확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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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본 고메다 커피점 (사진출처: 고메다 커피점 홈페이지)
 ◇‘추억’을 파는 고메다 커피점

 최근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비롯해 ‘응답하라’ 시리즈가 옛 향수와 추억을 자극해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고메다 커피도 일본인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전국의 고메다 커피점 매장은 창업 당시 매장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일본인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고메다 커피점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간다. 1968년 가토 타로(加藤太郎)가 나고야(名古屋)시에 ‘고메다 커피점’이라는 다방을 연 것이 시초다.

 ‘고메다’라는 이름은 가토의 가계와 연관이 있다. 가토의 아버지는 쌀가게를 운영했는데, 쌀은 일본어로 ‘고메’이다. 가토씨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쌀가게 타로네’라는 의미로 커피점 이름을 짓기로 했다 .쌀을 뜻하는 ‘고메’와 성씨인 ‘타로’에서 앞글자인 ‘타’를 따 다방 이름을 ‘고메다’라고 한 것이다.

 이후 가토는1970년부터 프랜차이즈 1호점을 시작으로 1975년 주식회사 고메다 커피점을 설립했다. 1993년에는 주식회사 고메다로 확장 발전했다. 그러던 중 변화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1977년이었다. 가토는 다른 점포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 커피전문점을 위한 주차장 시설을 완비하고, 연중무휴로 장시간 영업 전략을 세웠다. 또한 커피 맛을 균일하게 했다. 70년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다. 이 3개의 운영 방침에 더해 현재 고메다 커피전문점의 상징인 통나무 집 풍의 건물과 간판, 그리고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토스트빵과 삶은 계란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닝 서비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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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본 고메다 커피점 (사진출처: 고메다 커피점 홈페이지)
 수도권에는 2003년에 진출해 요코하마(横浜)시 교외에서 꾸준히 매장을 늘렸다. 그러던 중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이 2008년이다. 타로에게는 아들이 있지만 기업을 물려주지 않고 2008년 일본 투자펀드회사인 ‘어드벤티치파트너스’에 전 주식을 매각했다. 이후 2013년 1월 한국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5140억원을 투자해 고메다커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시세 확장에 박차가 가해지게 된다.

 ◇‘고메다 스타일’ 고집하는 경영인

 이후 2013년 7월부터 고메다 커피의 경영은 우스이 오키타네(臼井興胤·58)사장이 맡아오고 있다. 그는 전문 경영인이지만, 현장을 중요시 한다. 고메다 커피에 입사한 직후부터 창업자인 가토를 만나 ‘고메다’의 기업 철학 등에 대해 배웠으며,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 아침 시간대에는 고메다 본사 사옥에 입점해 있는 고메다 커피점에서 직접 손님들에게 커피를 제공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쓰비시 은행에 입사, 그 후 게임 업체인 세가로 이직한 다음 나이키, 맥도널드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을 거친 후 고메다의 사장으로 입사했다.

 “고메다 커피점은 ‘쉬기에 가장 좋은 곳’을 경영 이념으로 하며, 손님의 기분을 가장 중시한다”고 그는 최근 일본의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현장과 떨어진 본사가 실시하는 의사 결정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평소 소비자를 대면하지 않는 본사 직원은 ‘관료적 관점’을 갖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실패하기 쉽다”고 성공 경영 비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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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본 고메다 커피점 (사진출처: 고메다 커피점 홈페이지)
 그는 또한 “고메다는 고회전 고효율과는 반대”라며 또 다른 비법을 소개했다. “지방에 출장을 가거나 하면 공항과 기차역, 그리고 회의실을 오가는 나날이 이어진다. 그런 생활을 하다 보면 커피를 마실 때 정도는 종업원이 주문을 받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다방에서 느긋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고메다가 지향하는 바를 확실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메다는 스타벅스나 도토루를 웃도는 속도로 매장을 확장해 가고 있지만, 그는 “단순한 확대가 아닌, 질적인 성장을 통한 확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자재 조달도 인건비도 급등하고 있어 무리한 확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고메다의 장점인 ‘고객의 기분’을 중시하며, 자사에서 만든 커피와 빵, 칸막이가 있는 좌석, 풀 서비스 등 고메다다움을 추구해 나간다”고 고메다 확장에 대한 신념을 밝혔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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