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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스크리닝]스릴러 영화, ‘시그널’ 인기+엽기 사회 충격 넘어설까

등록 2016-03-14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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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제작 에이스토리)이 또 한 번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뜨린다. 수현(김혜수)이 위기에 처하는 19일 방송은 평소보다 5분 빠른 오후 8시25분에 시작한다.  지난 주 '시그널'은 '대도 사건' 이면에 숨어있는 진실을 밝히고 검사장 아들 한세규(이동하)를 검거하는 시원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말미에서는 수사국장 김범주(장현성)가 광수대 계장 안치수(정해균)에게 "'이재한(조진웅) 사건'을 철저히 감시하라. 진상이 밝혀지면 가장 곤란한 건 너다"라는 말에 이어 과거 치수가 재한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장면이 등장, 숨은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했다.  9화 예고편에서는 과거 재한이 수현을 다급하게 부르는 장면, 트라우마에 사로 잡힌 듯 파르르 몸을 떨고 있는 수현의 모습이 등장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고편 중반, 이상엽의 모습이 강렬하게 비춰지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 옆 동네 여자 죽은 사건 흉내낸 거 맞냐"라는 내레이션을 깔며 경악스러운 미제 사건을 예고했다.  해영(이제훈)의 책상에서 또 다시 무전이 울리고 마치 무전기의 실체를 알고 있기라도 한 듯 해영 앞에 나타난 치수는 과연 재한의 비밀을 어디까지 간직한 것인지, 재한은 왜 실종된 것인지, 무전과 관련한 비밀이 밝혀질 수 있을는 지도 관심사다.  '시그널'은 현재의 형사들(김혜수·이제훈)과 과거의 형사(조진웅)가 낡은 무전기로 교감하며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김원석 PD는 '성균관 스캔들'(2010) '미생'(2014)을 연출했고, 김은희 작가는 '싸인'(2010) '유령'(2012) 등의 극본을 썼다.  snow@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한때 국내 극장가에서 한국산 스릴러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뭄에 난 콩’을 보듯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전통적인 스릴러의 계절인 여름은 아직도 멀었는데 3월에만 박효주·배성우·이현욱의 ‘섬, 사라진 사람들’(감독 이지승)과 심은경·윤제문·김성오의 ‘널 그리며’(감독 모홍진)가 지난 3일과 10일 차례로 개봉했고, 오는 30일 최태준·김시후·문가영의 ‘커터’(감독 정희성)가 뒤따른다.

 4월에는 강예원·이상윤의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 임수정·조정석·이진욱의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 신예 김효진의 ‘모범생’(감독 노홍식, 이영진) 등이 출격 채비 중이다.

 또한 김민희·김태리·하정우·조진웅의 ‘아가씨’(감독 박찬욱), 고수·설경구·강혜정의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 김래원·김해숙의 ‘부활’(감독 곽경택) 조진웅의 ‘해빙’(감독 김수연) 등도 등판 시기를 조율 중이다.

 지난해 4분기만해도 10월에 조정석·이미숙·이하나의 ‘특종: 량첸살인기’(감독 노덕), 주원·유해진·이유영의 ‘그놈이다’(감독 윤준형), 12월에 송일국·윤주희·권현상의 ‘타투’(감독 이서) 등이 개봉했다.

 가히 스릴러 열풍이라 할 만하다.

 과거 국내에서 스릴러 영화가 국내 영화계에서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았던 것은 역시 위험 부담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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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널 기다리며’의 한 장면.
 ‘스릴러=마니아 영화’라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다 영화 성격상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심사에서 자칫 흥행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져 투자·배급사는 물론 제작사까지 몸을 사렸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에 이어 미드(미국 드라마)까지 수준급 스릴러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자 비(非 )마니아까지 스릴러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시장이 커졌다.

 여기에 2013년 여름 하정우의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 약 558만명), 손현주·문정희·전미선의 ‘숨바꼭질’(감독 허정, 약 560만명) 등 재기발랄한 젊은 감독들이 선보인 스릴러 작품들이 ‘15세 관람가’를 받은 데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 스릴러의 경우 시나리오만 좋으면 신인감독도 얼마든지 데뷔할 수 있다. 톱스타를 반드시 주연으로 내세우지 않아도 되고, 거창한 세트도 필요 없다. 따라서 제작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대작이 없는 시기에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아 내놓아 잘 터지면 손익분기점 정도는 충분히 넘길 수 있고, 폭력적이거나 야하다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극장에서 실패한다 해도 오히려 다운로드·IPTV 등 부가판권시장에서 재미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자 매력을 느낀 제작자들이 앞다퉈 스릴러 영화 기획·제작에 나섰고. 그 결과물들이 지난해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스릴러다운 스릴러가 나올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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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커터’의 한 장면.
 이미 할리우드 영화, 미드도 모자라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 드라마까지 스릴러 열풍을 타고 훌륭한 작품들이 쏟아졌다.

 그런 시장 상황에서 그저 스릴러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 채 살인마만 날뛰고, 개연성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반전을 위한 반전만 가진 스릴러를 내놓는다면 차라리 만들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김혜수·조진웅·이제훈 같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초호화 출연진을 앞세운 것도 모자라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디테일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까지 장착,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지난 12일 평균 시청률 13%대로 종방한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이 케이블 드라마(tvN)라서가 아니다.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다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의사가 수년간 환자 수십 명을 성추행하며, 10대 청소년들이 또래 소녀들을 성매매시켜 착취하는 등 2016년 3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실제 사건들이 웬만한 스릴러보다 더 섬뜩하고 더 충격적이니 보통 영화로는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보는 이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고, 손에 땀을 쥐게 하다 막판 대반전으로 뒷골까지 띵하게 만드는 완벽한 스릴러를 만들어 사회면 뉴스를 너끈히 이긴다면 국내 흥행은 물론 할리우드로부터 바로 리메이크 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조폭 코미디가 인기를 끌면 죄다 조폭 코미디로 집결하고, 사극이 인기 있으면 무조건 사극으로 달려들면서 결국 작품은 망치고, 시장은 잃었던 한국 영화계가 가뭄에 난 콩마저 밟아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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