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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현실이 되다②]AI·IoT·VR·무인차 그리고 꿈약…10년 뒤 난 이렇게 살겠지

등록 2016-03-23 14:49:54   최종수정 2016-12-28 16: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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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 도로 시험주행이 진행된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영동대교 북단을 자율주행 자동차가 달리고 있다. 2015.08.2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2016년 3월19일 아침. 오늘도 나를 잠에서 깨운 것은 침대였다. 경쾌한 노래 알람으로도, 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 알람으로도 내가 일어날 생각을 않자 침대가 온몸을 흔들어 나를 깨우더니 아예 매트를 일으켜 세워 내가 더는 누워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

 씻으러 욕실로 갔다. 양치하며 세면대 위 거울을 보니 현재 내 얼굴 상태가 바로 뜨고, 잠시 후 칫솔을 통해 전송된 내 구강 상태도 올라온다. 사물인터넷(IoT)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마냥 신기했는데 이제는 슬슬 귀찮아진다. 얼굴에 여드름이 생길 가능성이 85%이니 범용 여드름 연고를 바르라는 조언과 5년 전 치료받은 어금니 상태가 다시 안 좋아졌니 빨리 치료받으라는 충고다.

 주방으로 가니 가사도우미 로봇이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하며, 아침을 내온다. 내가 욕실에서 나와 주방까지 걸어가 식탁에 앉는 시간까지 체크해 가장 맛있는 온도로 음식을 준비해 차린다.

 오늘 밥은 오믈렛과 우유 한 잔. 칫솔로 타액 상태를, 변기에서 대·소변 상태를 각각 검사한 뒤 종합해 만들어낸 일종의 처방식이다.

 내 로봇은 3년 전에 산 것이어서 아침밥이 5종에 불과하지만, 엊그제 S전자가 출시한 로봇은 아침밥만 10종이다. 게다가 청소 방식도 내 것은 10가지이나 신종 로봇은 20가지나 된다.

 경쟁이 치열해져 어떤 가사도우미 서비스 업체는 보조금을 200만원이나 준다. 10여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에 관한 개선법(단통법)’ 같은 ‘로봇 유통구조에 관한 개선법(로통법)’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니 서둘러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갔다. 나는 재택근무를 한다. 아니 거의 모든 직장인이 그렇게 일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직장인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2년 전 ‘재택근무 촉진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직원은 출·퇴근 부담이 없고, 경영진은 임대료 등 사무실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어 모두 만족한다. 모두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이 토대가 됐다. 다만 최근 한 대기업에서 근태를 감시하겠다며 전 직원의 집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 회사는 다행히 그런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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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시스】 홍정명 기자 =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종합 주류회사 ㈜무학이 25일 공개한 순한소주 좋은데이의 새 모델 박보영과 함께 만든 360VR 영상 중 한 장면. 무학은 25일 영상을 공개한지 12시간 만에 조회수 34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2016.01.26.(사진=무학 제공)  photo@newsis.com
 오늘은 오전 8시30분에 화상 회의를 해야 한다. 지방 거주 직원과 외국 지사에 나가 있는 직원까지 모두 참여하는 자리다.

 책상에 앉을 필요도 없다. 침대에 대충 걸터앉으니 내 체형에 맞춰 가장 편한 자세로 침대가 모양을 갖춘다. 그 상태에서 컴퓨터에 “화상 회의”라고 명령하니 나는 방이 아닌 회의장에 들어와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이다.

 아직도 텔레포트(순간이동) 기술은 개발되지 못 했으나 모두 가상현실이 더 좋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을 VR에 입력해놓으면 화상회의 때마다 그 모습이 다른 직원들에게 비치기 때문이다. 텔레포트라면 그것도 현실이니 화장도 해야 하고 옷도 입어야 하나 VR이라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면서도 얼마든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회의를 마치고 잠시 휴식 시간. 짬을 내서 쇼핑한다. 냉장고가 파악한 식재료 부족분이 새끼손가락에 낀 스마트 링을 통해 홀로그램으로 허공에 뜬다. 스마트 링 출시 초기 ‘화면이 작을 텐데 저것을 어떻게 쓰지?’라고 생각했던 내가 정말 바보였다. 주문을 허락하자 바로 인터넷 쇼핑몰로 주문이 들어간다.

 앞으로 1시간 안에 드론이 배달하러 올 것이다. 아파트 창문만 활짝 열어두면 거실로 들어와 상품을 내려놓고 간다. 그러면 가사도우미 로봇이 가져다 냉장고 식재료 투입구에 한 번에 넣는다. 그때부터 냉장고 안에서 식재료를 분리해 보관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로봇에 명령하면 된다. 냉장고가 배출구를 통해 내보내고 로봇이 가져다준다.

 점심에 미팅 약속이 있어 옷장 앞 거울에 서니 오늘 내가 가는 곳의 T·P·O(Time·Place·Occasion), 즉 시간·장소·경우에 맞춰 보유한 옷과 소품을 조합한 뒤 내 몸에 입힌 VR로 보여준다.

 신기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옷이나 소품이 다 비싼 것도 아닌 데도 그런 것을 보면 정상급 스타일리스트들의 지식을 데이터화 했다는 광고가 참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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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4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의 어린이병원에서 진행된  ‘로봇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어린이들이 콘서트를 바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5.12.24. since1999@newsis.com
 “좋아”라고 말하자 옷장이 열려 옷을 꺼내 입을 수 있게 해준다. 옷이 자동으로 나오는 옷장도 있다는 데 옷장이 커서 내 방에 못 놓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습도 조절, 통풍, 방충이 다 돼 늘 새 옷을 입은 것처럼 뽀송뽀송하다. 옷이 구겨지면 가사도우미 로봇이 다림질도 해주고, 오염이 심하면 세탁기에 넣고 빨래부터 건조까지 다 해준다. 

 집에서 나가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올라온다. 안에 타면서 “지하 2층”이라고 말하자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주차장 앞에서 “차 와”라고 명령하니 곧 내 앞에 내 차가 “스르륵”하고 멈춰 서고, 자동으로 문을 연다.

 간밤에 완충해 배터리 잔량이 100%를 가리킨다, 차가 말한다. “운전하시겠습니까?” “네가 해. 아이월드 레스토랑으로”라고 명령하자 핸들이 척척 접혀 대시보드 안으로 들어간다. 대신 태블릿이 나온다. 차가 자율주행하는 사이 나는 업무를 보면 된다.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웨이터 로봇이 나를 맞는다. 이 레스토랑은 지배인과 셰프 각 1명만 사람이고, 조리부터 서빙까지 대부분 일을 로봇이 한다.

 그래도 이 집은 중급은 되니 사람이 근무하지 저렴한 식당에서는 모든 일을 로봇이 한다. 모든 것을 사람이 하는 곳은 미슐랭 한국판 1~3스타 레스토랑뿐이다. ‘인건비 절감’이 이유라는데 그 때문에 몇 년 전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나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 로봇 레스토랑이 성난 요리사들의 공격을 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테이블에 있는 장치에 스마트 링을 갖다 대 음식값을 바로 결제한다. 10년 전 스마트폰 결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 정말 편리하다 생각했는데 불과 5년 뒤 스마트폰이 스마트 워치로 흡수되면서 지갑도, 핸드폰을 들고 다닐 일도 없어지더니 급기야 스마트 반지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나는 셰어 오피스로 갔다. 오후 6시에 서울 잠실 돔 야구장에서 친구들과 프로야구 경기를 보기로 했는데 굳이 집까지 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마트 반지에 대고 “셰어 오피스”라고 말하니 가까이에 있는 셰어 오피스의 현재 좌석 상황과 이용료 액수가 사전에 내가 설정해둔 조건 순으로 뜬다. 그 중 한 곳을 정하니 내 차가 바로 데려다준다.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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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첫 대국이 열린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한 바둑애호가가 스마트폰과 함께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세기의 대결'로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이번 대국은 9일을 시작으로 10, 12, 13, 15일 오후 1시에 열린다. 2016.03.09.  go2@newsis.com
 차가 알아서 주차해놓고 내가 다시 부르기를 기다린다. 10기가 와이파이보다 1000배나 빠른 10테라 와이파이부터 각종 업무 시설까지 갖춘 셰어 오피스에서 클라우드에 저장한 문서를 불러 업무를 마치고 나니 오후 5시45분.

 차를 불러 야구장으로 가니 오후 6시다. 친구들과 캔맥주를 나누며 경기를 관전했다. 요즘 프로야구 최고 이슈는 ‘로봇 선수 쿼터제’다. 이제는 로봇이 성스러운 프로야구까지 넘보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세상이다.

 나는 집에 돌아가기 위해 내 차를 불렀다. 차가 자율 주행하니 편리한 것이 정말 많다. 운전이나 주차는 물론 오늘처럼 음주해도 대리운전사를 부를 필요도, 택시를 탈 필요 없이 귀가할 수 있다.

 다만 아직도 자율주행 차는 중산층 이상이나 구입할 수 있고, 서민은 아직 직접 운전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 소유 여부로 계층이 갈리는 셈이다. 정치인들은 뭘 하는 건지. 10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출발하면서 집에 전화해 욕조에 더운물을 받아두라고 명령했다. 내가 어디서 출발하든 물이 넘치지 않으면서도 바로 몸을 담글 수 있게 준비되는 것이 참 신기하다. 욕조에 몸을 담근 채 “TV”라고 명령하자 내가 즐겨보는 채널과 프로그램이 욕실 벽에 뜬다. 하나를 고르니 바로 벽을 모니터 삼아 드라마가 펼쳐진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가사도우미 로봇이 양손으로 수건과 가운을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침대에 누웠다. 침대 스스로 내가 정말 안락할 수 있도록 몸을 변형한다.

 오늘도 정신 없이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출장을 가야 하니 ‘꿈꾸는 약’ 을 먹지 말고 그냥 자야겠다.

 얼마 전 40대 노총각인 내가 불쌍하다며 직장 여자 후배가 생일 선물로 준 그 꿈약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미녀 배우 Z씨와 연애하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준는데…. 그래도 그 귀한 꿈을 최대한 길게 꾸려면 역시 주말이 좋겠지.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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