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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습격④]중금속 오염 중국산 먹거리, 한국 식탁 침탈

등록 2016-03-30 08:24:09   최종수정 2016-12-28 16: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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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논현동 서울본부세관 압수품 보관창고에서 73톤 분량, 시가 10억원 상당의 건고추와 녹두 등 중국산 농산물 밀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은 대형 마대자루에 중국산 농산물을 채운 다음 비료를 윗부분에 올리는 수법으로 위장 밀수입한 조직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2015.05.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중국은 ‘살인 스모그’가 대표하는 대기 오염, 폐수 방류로 인한 해양 오염, 그리고 산성비·농약과 화학비료 과다 사용 등으로 인한 토양 오염 등 육·해·공에 걸쳐 광범위한 환경오염이 일어나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오염물질 배출은 급증하는 반면 관련 규제는 아직 마련되지 않고, 국민의 환경 인식도 아직 깨어나지 않은 데 따른 불협화음 탓이다.

◇중국 토양 오염, 한국인 식탁 위협한다

 지난 2014년 4월 중국 환경보호부와 국토자원부가 발표한 현지 토양오염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 국토의 16.1%가 오염기준을 초과했다. 토지 용도별로는 경작지의 오염 비율이 19.4%로 가장 높았다.

 물론 대기나 해양 오염과 달리 토양 오염은 직접 한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오염된 토양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이 농산물을 이용해 사육한 축산물이 오염된 중국 연해에서 잡힌 수산물과 더불어 한국으로 수출돼 식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채소류 수입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약 71만 톤 규모로 국내 전체 채소 수입량 약 83만 톤의 85%를 차지했다. 중국산 김치는 지난해 35만7756톤이 수입됐다.

 이는 공항·항만 등에서 정식 수입신고를 하고 통관절차를 거쳐 수입한 것들로 보따리상들이 소량으로 들여오는 물량은 포함하지 않았다.

 여기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2월20일 발효한 만큼 올해 수입량은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한·중 FTA 협상에서 실제 타결된 개방 폭을 전제로 농식품부는 예상 피해액으로 1조4174억원을 꼽았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수산업 피해 역시 연간 최소 851억 원, 최대 1254억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기타 밭작물을 포함한 예상 피해액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는 앞으로 우리 식탁에 오를 중국산 농·축·수산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한다. 즉 오염된 중국산 먹거리가 우리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중국에서 자국산 농·축·수산물을 믿지 못하고 외국산을 선호하는 풍조가 확산하는 것도 한국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중국 현지 부유층은 지난 2월 춘절 기간 외국산 신선식품 구매에 열중했다. 덕분에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의 수입 신선식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이러한 중국 내 수입 농·축·수산물 인기는 해당 상품의 국제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인이 먹기 시작하면 그 식품의 몸값이 바로 급등했던 과거 사례들에서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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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는 20일 중국산 들깨를 국산으로 속여 전국에 유통한 혐의(농수산물의원산지표시에관한법률 위반)로 전북 군산의 한 영농조합법인 A(7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등이 이 법인 창고에서 들깨를 확인하고 있다. 2016.01.20. (사진= 상당서 제공)  [email protected]
 2013년 5월 국제연합(UN)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국제 생선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5%나 뛰었다고 발표했다. FAO는 “이러한 상승세는 고급 인기 어종인 참치 가격이 전년보다 12% 오른 데 따른 것”이라면서 “앞서 곡물과 육류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중국인의 식습관 변화가 국제 생선 가격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특급호텔 뷔페 레스토랑 중 미국산 LA갈비를 제공하지 않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과거 돼지고기를 주로 먹던 중국인이 소갈비 맛을 알게 되면서 미국산 갈비 가격이 치솟아 원가 부담을 느낀 호텔들이 메뉴에서 빼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중국과 한국 모두 서민은 위험한 중국산 식품

 국내에서도 경기 불황 탓에 부유층은 값이 비싼 국산을, 서민층은 값이 싼 외국산을 먹는 것이 일반화할 수밖에 없는데 그 중 상당수가 중국인이 선호하는 미국 등 선진국산이 아닌 중국산이 차지할 전망이다.

 대형마트,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서남해 참조기 어획량이 절반가량 줄면서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치솟았다. 대신 반값 수준인 중국산 부세 판매량이 급증했다. 고사리, 도라지, 숙주 등 나물용 채소는 이미 90% 이상 중국산에 점령됐다.

 그만큼 각종 오염물질로 범벅된 중국산이 식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식약처는 중국산 건 고사리에서 납·카드뮴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되자 이를 전량 회수해 폐기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국내 상인이 중국산 농·수·축산물을 국산이라 속여 파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버젓이 자행한다는 사실이다.

 올 설 연휴를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관세청 등이 구성한 정부합동단속반이 지난 1월11~20일 전국 도소매업, 재래시장, 일반음식점 등 1만7156곳을 대상으로 농산물 등의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 1083개 품목을 적발했다. 돼지고기가 234곳으로 가장 많았고, 배추김치가 160곳으로 뒤를 이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중국 내 대기, 물, 토양 오염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특히 토양 오염은 먹거리와 직결된다는 측면에 대기나 물 오염보다 더 위험한 측면이 있다. 게다가 오염 원인인 중금속은 인체에 축적해 뼈가 변형되는 이타이이타이병 등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며 “문제는 2009년부터 2013년 5년간 국내 검역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식품의 해당 국가 1위가 20.3%의 중국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백 의원은 “현재 중국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을 통해 중금속 오염 걱정이 버젓이 없는 일본산 무공해 쌀을 구매하는 현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한-중 FTA로 인해 중금속 오염 우려가 큰 중국산 식품에 대한 노출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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