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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사대부들은 '장영실'을 알파고처럼 우려했다

등록 2016-04-05 08:54:47   최종수정 2016-12-28 16: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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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에서 장영실 역을 한 배우 송일국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31. life@newsis.com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대사 외우는 것 빼고는 정말 재밌었다. 이렇게 친목이 좋은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단체 카톡방에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다 올리고, 본방사수하고 있는 것을 찍어서 올렸다."

 최근 막을 내린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한 송일국(43)은 이 같이 말했다.

 '장영실'은 KBS가 최초로 시도한 역사 과학드라마다. 노비였던 장영실(송일국)이 세종대왕(김상경)을 만나 15세기 조선의 과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24부작으로 올해 초부터 방송됐다.

 "보통 KBS 대하드라마가 50부작이다. 이번 드라마가 좀 짧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기존 드라마들보다 체력적으로 편했다. 과학 다큐를 표방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미리 찍어야 되는 부분이 많았다. 방송 시작 전에 10부 정도 찍어놓고 출발했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다."

 '해신'(2004), '주몽'(2006)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송일국은 세 아들 삼둥이(대한·민국·만세) 육아로 연기활동을 잠시 쉬었다. '장영실'을 통해 드라마로는 JTBC '발효가족' (2012) 이후 약 4년, 사극으로는 '바람의 나라'(2008) 이후 약 7년 만에 복귀했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 처음으로 한 드라마다. 대한민국 아빠, 부모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에게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로는 "현대극을 더 많이 했지만, 사극 이미지가 강해서 그동안 안 했던 것도 있다"고 밝혔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지금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장영실'이 들어왔다. 무관의 이미지가 아니고, 장영실이라서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능하다면 시대극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내가 시대극이나 사극을 하면 다 잘 된다고 하더라. 사극은 이번에 했으니 시대극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시대극은 신인상 받은 이후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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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에서 장영실 역을 한 배우 송일국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31. life@newsis.com
 관노로 태어난 장영실은 신분사회의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지만, 궁에 들어가 조선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신분 상승을 이룬다. 송일국은 신분 변화에 따른 따른 섬세한 연기를 펼쳐 이목을 끌었다. "천민이었을 때는 기존에 했던 사극 톤보다는 현대극처럼 했다. 방에 들어가서 안 하고 일부러 방 밖에서 했다. 신분이 상승하고나서는 굵고 강한 톤으로 연기했다."

 과학 용어가 많아서 대사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대사가 거의 외국어 수준이었다. 외국어는 정말 있는 그대로를 다 외워야 하지 않나. 보통 문맥, 상황을 이해하면 대사를 금방 외우는데, 완전 외국어였다. 조사, 어미까지도 완벽하게 외워야하니까 뇌가 흘러내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원래 천체물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내가 가졌던 능력을 십분 발휘한 것 같다. 이를 두고 여동생은 '이번에 물 만났다'고 표현했다."

 -대사 암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배우들마다 대사를 외우는 방식이 다 다르더라. 나는 누군가 옆에서 맞춰주면 한 시간이면 외운다. 하지만 혼자서 하면 3일을 해도 안 되는 정도다. 그 바람에 이번 드라마서 매니저가 많이 고생했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라고 했는데,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어떤 배우로도 기억되고 싶지 않다. 기억이 안 됐으면 좋겠다. 배우가 너무 고착화된 이미지가 강하면 작품에 나왔을 때 몰입을 방해한다. 그래서 사극을 계속 안 했다. 뭔가 한 가지 이미지에 고착화되어 있으면 안 좋은 것 같다. 그게 없어야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 배역으로 몰입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기억이 안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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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에서 장영실 역을 한 배우 송일국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31. life@newsis.com
 -초기에는 어떤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인도 있다. 또 차별화된 이미지가 있어야 롱런하기도 한다.

 "이게 항상 딜레마다. 배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하려고 하지만, 시청자나 관객 입장에서는 그 배우에게 바라는 이미지나 기대치라는 게 있다. 그 안에서 잘 절충해야 하는 것 같다. 답이 정말 없는 것 같다."

 -다른 직업의 세계도 마찬가지이지만, 연예계는 경쟁이 너무나 치열한 곳이다. 자기가 잘 하는 것, 주특기를 버리면 안 될 것 같다.

 "'저 사람한테 그런 게 있다' 이걸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늘 숙제인 것 같다. 예능도 어떻게 보면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예능은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너무 자기를 드러내버리면 갖고 있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적절한 선에서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을 마친 소회는.

 "제작진이 아이들에게 촬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안 주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어쩔 수없이 상황이 주어지고, 거기에 맞추다보면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장 예쁠 때다. 촬영의 결과물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 육아 예능을 하는 부모들 말고는 그런 영상이 없다. 촬영을 통해 아이들의 숨겨졌던 재능이나 표정을 많이 알게 됐다. 늘 지켜볼 수 없는데, 카메라는 누군가를 비추고 예쁜 장면을 편집해준다. 10년만 지나고 다시 봐도 눈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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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에서 장영실 역을 한 배우 송일국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31. life@newsis.com
 -세 아들 중에서 연예인으로서의 자질이 보이는 아이는.

 "안 그래도 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지금으로 보면 감성적인 면이 많은 만세다. 아내가 상가에 갔다왔다고 하면 첫째와 둘째는 '왜 죽었어요'가 질문이면 셋째는 '엄마 슬프겠다'고 한다. 접근하는 거 자체가 다르다. 정말 사람을 들었다놨다 한다. 작가들이 '마성의 만세'라고 노래까지 만들었다."

 -만약 연기자, 연예인을 하고 싶어하면 시킬 생각인지.

 "물론 셋 다 하겠다고 하면 걱정이지만, 한다고 하면 시킬 것이다. 사실 나 정도로 이름 석자를 알리는 것도 힘들다. 우리 아이들은 좀 더 다른 환경이니까 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가 선택하는 길이니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시킬 생각이다."

 -TV 출연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내가 텔레비전에 나온 것을 보면 아이들이 '옛날 사람 됐네'라고 한다. 개념을 조금 아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잘 모른다. 아버지 직업이 배우고, TV에 나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른다. 이제 겨우 48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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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에서 장영실 역을 한 배우 송일국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31. life@newsis.com
 -자격루, 해시계, 신기전 등 장영실이 남긴 발명품이 많다. 그 중 대단하다고 생각한 발명품은.

 "해시계다. 아무 지식이 없는 사람이 딱 봐도 지금 어느 계절에 몇 시인지 알 수 있다. 그만큼 해시계가 직관적이다. 굉장히 간단한 원리인데, 그걸 생각해낸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장영실은 천재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 앞서간 인물이고, 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이다. 세종대왕이 없었으면 오늘의 장영실도 없었을테니까."

 -'장영실'이 일본을 비롯해 중국 ,태국,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 수출됐다.

 "해외로 수출돼 다행이고 정말 기쁘다. 굉장한 사명감을 갖고 만들었다. 15세기 조선시대의 과학기술은 최고였다. 외국 사람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그냥 이뤄진게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또 '장영실'은 요즘 시대상과 통하는 면이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화제를 모으면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조선시대에도 사대부들이 과학 기술 발전을 우려했는데, 그런 것을 보면 요즘 상황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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