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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대해부⑮]공무원 유관기업 재취업, 병폐일까 인재활용일까

등록 2016-04-22 07:30:00   최종수정 2016-12-28 16: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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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공무원들의 유관 기업 취업은 '관경유착'일까, 전문성 활용일까.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경유착'의 고리이기 때문에 척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지만, 이들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뉴시스가 지난 3일부터 22일까지 13회에 걸쳐 보도한 공무원 재취업 현황을 보면, 퇴직 공무원들의 유관 업체 재취업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기업들과 전문가, 시민단체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단 퇴직 공무원의 유관기업과 협회 재취업은 가로막아야한다는 의견이 아직 우세한 편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수부 퇴직 공무원이 항만 관련 기업을 장악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관피아'의 병폐가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퇴직공무원들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편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짧게는 10여년부터 20~30년 동안 국가가 키운 전문가들인데, 이들의 재취업을 가로막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라는 논리다.

 이같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처로는 기획재정부와 감사원, 금융위원회 등이 꼽힌다. '국가 최고 감사기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감사원 퇴직 공무원은 피감기관이나 금융권, 대기업 등에 재취업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중 금융권이나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는 '관피아'가 아닌 국가가 키운 전문성을 민간에서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기획재정부도 마찬가지다. 기재부 공무원들은 퇴직 후 금융권에 진출하는 일이 많았다. 정권의 배려 차원에서 '낙하산'으로 투하되는 사례도 상당수 였지만, 경제관료로 오래 일해온 경험과 전문성을 살리는 경우도 있었다. 금융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가 많아 경제 당국과 원활한 소통이 필수인데, 경제부처 관료 출신은 금융권에 '안성맞춤'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위원회 출신도 거의 금융계로 영입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금융권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던 공무원에서 '선수'로 변신하는 것이다.  관피아 중의 관피아로 꼽히며 '금피아'라는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역시 일각에서는 그렇게 비난할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재부나 금융위에서 잔뼈가 굵은 공무원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전문가"라며 "정부부처와 민간시장의 흐름을 모두 이해하고 거기에 가교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을 어디서 구하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조달청 노동조합은 지난해 공무원(서기관) 두 명에 대한 취업제한 조치가 나온 뒤 성명을 내고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없는 퇴직 공무원들에게까지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직권 오남용"이라며 "조달청 퇴직 공직자들의 직업적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선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된 뒤 확실히 재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 뒤 "공무원들도 퇴직 후에 재직시절 노하우를 살릴수 있는 재취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고위직이 낙하산으로 가거나 재취업한 후에 여러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있기는 하지만 다수 공무원들의 재취업에 대해 비난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장유식 변호사는 "퇴직 공무원에 대한 전관예우 등의 병폐가 녹아있는 관피아라는 단어와 공무원들의 취업제한은 조금 다르게 봐야한다"고 말한 뒤 "우리나라의 경우 공직자에 대한 윤리와 법규정이 잘 발달해 있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장 변호사는 "현재 퇴직공무원의 취업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과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오히려 엉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기재부나 국방부 등의 몇몇 부처는 더 촘촘한 관리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업무연관성 심사를 더 엄격히 하고 퇴직공무원의 취업현황에 대한 체계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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