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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미흡했던 절반의 반성…언론인 오찬간담회 평가 엇갈려

등록 2016-04-26 19:11:39   최종수정 2016-12-28 16: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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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45개 국내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3년 만에 오찬 간담회를 가진 결과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엇갈렸다. 언론인들을 불러 민심의 동향을 탐색하면서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3당 대표와의 만남을 정례화 하겠다는 약속 등은 분명 이전의 통치 스타일과는 다른 모습이어서 박수를 받을만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간담회에서 나온 인적쇄신에 대한 거부 의사는 물론 양당 체제와 비주류 여당 지도부로 인해 국정 운영이 원활치 못했다고 언급한 부분에서는 아직도 민의와 거리감이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한마디로 절반의 반성에 그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당초 이날 간담회는 4·13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후 나온 결정이어서 반성과 소통 강화, 야권과의 협치 등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대통령 중심제라고는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박 대통령은 "특히 국회와의 관계에서 보면 되는 것도 없고, 이건 꼭 좀 해야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다고 호소도 하고, 국회를 찾아가기도 하고, 초청해서 말씀도 나눠봤지만 뭔가 되는 것 없이 쭉 지내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가 양당체제로 돼 있는데 서로 밀고 당기고 이러면서 되는 것이 없었다"며 "식물국회라고 보도에도 봤지만 그런 식으로 가다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여야간 극한 대결로 인해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책임 회피성 발언이란 지적이 나왔다. 임기 내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국회 탓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에 대한 걱정보다는 당청간 마찰음이 더 힘들다는 속내를 비춰 새누리당 지도부가 비박계로 구성됐던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보다 사실 더 힘든 것이 있다"며 "(여당과 정부가) 어쨌든 계속 서로 협의를 해 가며 같이 굴러가야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되는데 내부에서 그게 안 맞아서 계속 삐걱거리고, 이 바퀴는 이리 가는데 이 바퀴는 저리가려고 그랬다"며 지난 19대 국회에서의 당청간 의사 소통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마디로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이 청와대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파열음이 났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총선 참패의 주원인으로 꼽힌 계파갈등에 대해서도 "내가 친박을 만든 적은 없다"며 "친박이라는 말 자체가 특히 선거 때 자기 선거 마케팅으로 자신들이 그렇게 만들어갖고 친박이라고 그랬다가 탈박이라고 그랬다가 짤박이라고 그랬다가 별별 이야기를 다 만들어내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난 거기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예를 들어 19대 국회 때 전혀 협조를 안 해 주고 계속 반대 목소리만 낸 사람도 대통령 사진 마케팅을 하면서 다녔다"며 "친박이라 것 자체가, '박'자가 들어간 자체가 다 자신의 정치를 위한 선거 마케팅에서 만들어내고 나온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그걸 갖고 없애라 마라, 그런다고 될 일도 아니다"라며 "앞으로 정치인들이 마케팅보다는 국민과의 신뢰를 지키면서 신념의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18대 국회 때 자신의 이름의 딴 '친박연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를 두고 "당이 안정된 후 해결할 문제"라고 말한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했던 유승민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는데, 여당 내부의 문제를 갖고 대통령이 나서 방향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도 역시 논란 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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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간담회를 하기 위해 오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6.04.26.  [email protected]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날 3당 체제의 긍정적인 면을 평가하면서 향후 3당 대표와의 정례 회동을 약속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양당 체제에서 3당 체제를 민의가 만들어준 것"이라며 "양당 체제하고는 달리 3당 체제에서는 뭔가 협력도 하고 견제할 건 하더라도 돼야 하는 일은 이루어내기도 해서 뭔가 변화를 일으켜 민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이번 총선 결과를 해석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5월 초 이란 순방을 마친 뒤 이른 시일 내 3당 대표를 불러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향후 정국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또 이같은 여야 영수회담을 정례화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이날 박 대통령과 언론인 간담회를 두고 여야 3당은 각기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여당은 당연히 칭찬 일색인 반면 더민주는 "불통만 확인한 자리였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이 3당 대표 회동 제안에 평가점을 두는 등 3당이 이날 박 대통령 발언에 각기 온도차를 보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소한 이런 만남 자리를 가졌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내용적인 면은 여전히 미흡했다"고 절반의 평가점을 줬다.

 더불어민주당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불통만 재확인했다"며 "이번 총선 민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었지만, 대화의 전 과정 어디에도 총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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