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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유통에서도 직원퇴출프로그램 '재고현금화팀' 운영

등록 2016-05-11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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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재고현금화 정예보고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이랜드가 유통 부문에서도 '직원 퇴출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는 '재고현금화팀'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랜드는 패션 부문에서 '재고현금화팀'이라는 상설조직을 통해 직원들에게 퇴직 압박(5월4일 뉴시스 <이랜드 '재고현금화팀' 운영 "혼자 재고 물건 팔든지, 퇴사해라"> 보도)을 가한 것뿐만 아니라 유통 부문에서도 같은 명칭의 팀을 운영하고 있었다.

 11일 이랜드 전·현직 직원에 따르면 이랜드는 수년 전부터 직원 40여 명을 경기 평택시 포승물류창고의 재고현금화팀으로 발령냈다.

 패션 부문의 재고현금화팀과 이름은 같지만, 주 업무는 전혀 달랐다. 다만 운영방식은 유통부문의 재고현금화팀 보다 가혹했다.

 이곳으로 발령 난 직원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패션 부문의 재고현금화팀은 혼자 재고로 남은 옷을 팔아와야 했지만, 유통부문의 이 팀이 하는 일은 종일 박스에 라벨을 붙이는 단순업무였다.

 이 팀 직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은 매일 오전 9시까지 출근해 오후 8시30분까지 상자에 라벨을 붙인다. 2년 이하 재고 상품을 다시 매장에 출고시키는 데 필요한 라벨을 붙이는 업무다. 쉬는 시간은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3시10분부터 4시까지 50분이 전부다.

 이랜드는 매일 개인의 업무량을 체크하고, 매월 '랭킹(순위)'을 공개한다. 하루 동안 누가 더 라벨을 많이 붙였는지를 종합해 매월 공개하는 것이다.

 또 이랜드는 매일 1인당 600~700개의 목표치를 제시한다. 그러나 실제 일을 하는 직원들은 "불가능한 수치"라고 입을 모은다. 2~3년 동안 같은 업무를 한 숙련자가 만지기 쉬운 상자를 받았을 때 최대 500여 개까지 가능하며, 보통 라벨 200~300개를 붙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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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이랜드그룹이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과 자산 규모가 2조 9000억 원, 5조 3500억 원에 이르는 유통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을 하반기 IPO 시장에 상장한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현대증권 등 2~3개 업체를 대표 주관사로 6월 이전에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로 이랜드리테일 본사의 모습. 2016.04.12.  go2@newsis.com
 게다가 이랜드는 '정예화 프로그램'의 명목으로 다소 모욕적인 평가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을 '정예'로 만든다는 의미의 프로그램이지만, 정작 체크하는 항목은 '길들이기'에 가까운 내용이다.

 이랜드는 이 팀 직원들에게 ▲출근 시간▲쓰는 QT(성경 묵상) ▲먼저 웃으며 인사하기 ▲우리 옷 입기 ▲기도실 이용(기도 모임 참석) 등을 'O, △, X'로 표기해 매일 보고하도록 했다. 사실상 퇴출 프로그램에 포함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먼저 웃는지, 성경 묵상을 하는지, 기도실을 이용하는지 여부 등을 강요하는 셈이다. 

 이 팀 직원 A씨는 "퇴근하고 집에 가면 자정 가까이 되고, 출근하려면 아침 5시 이전에 일어나야 한다"며 "정말 가혹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약자인 직원들에게 모욕감을 줘서 퇴사를 종용할 의도가 뻔한 행태"라며 "직원들은 이곳을 '교도소'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측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 퇴출프로그램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조직이 실제로 상당히 성과가 있어 현금으로 매월 포상까지 하고 있다"며 "인사 배치에 대해 모든 직원이 100% 다 만족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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