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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사태 1년①]감염병대책 마련 불구 방역망 여전히 '구멍'

등록 2016-05-15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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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환자 발생후 217일 동안 메르스공포…대한민국 공황상태  강력한 현장대응 컨트롤타워 담당 위해 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  '지카' 국내 첫 환자 신고 3일 늦어…방역 헛점에 국민불안 증폭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지난해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오는 5월20일은 국내에 첫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12월23일 자정을 기해 메르스 종식을 공식 선언하기까지 217일 동안 우리의 일상은 그야말로 메르스공포에 잠식된 공황상태였다.  단 1명의 환자로부터 시작된 메르스 감염은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국민의 일상은 물론이거니와 정치·경제·외교·국방·문화 전 분야에 걸쳐 직격탄을 날렸다.  뉴시스는 메르스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메르스 사태 1년을 맞아 허술했던 감염병 방역체계 등이 어떻게 보완됐는지 짚어봤다.<편집자주>  

 농업인 A(68)씨. A씨는 지난해 4월 중순부터 2주간 바레인에 머물렀다 귀국했다. 그때만해도 A씨는 차후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했다.

 A씨는 입국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7일후 고열과 기침에 시달렸다.

 이에 A씨는 인근 평택 평택성모병원을 찾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고 다른 종합병원을 찾은 후에야 9일만에 자신의 병명이 메르스라는 사실을 알게 됏다.

 A씨를 필두로 메르스는 무섭게 퍼져나갔다.  A씨의 부인이 확진됐고 같은 병원을 이용했던 사람들도 줄줄이 환자가 됐다.  

 첫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을 비롯해 최다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주요 병원에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전국 2000여곳이 넘는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다. 의료기관의 직·간접적 손실규모는 1조원을 웃돌았다.

 총 186명 환자, 38명 사망자, 1만6752명의 격리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내수경제 침체가 계속됐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급감하고 내국인들도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각종 행사는 취소됐다. 사회경제적 손실을 포함한 국내 피해규모가 적어도 3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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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메르스 발병이후 나름대로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선제적 대응을 찾아볼 수 없었다. 뒤늦은 병원 명단 공개와 미진한 환자 추적은 감염 확산을 부채질했다. 밀집된 응급실과 내무반식 병실 구조, 특유의 간병 문화, 일부 국민의 모럴해저드와 불신도 전파력을 키웠다.

 정부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의 위상을 차관급으로 격상해 강력한 현장대응 콘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조직을 개편했다.

 감염병 발생시 방역현장을 종합적으로 총괄 지휘 통제하는 '긴급상황센터(EOC)'를 신설했다. 메르스 사태시 감염병별로 질본-지방자치단체-민간병원간 연계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라 검사표준화와 기관평가기능을 일원화한 '감염병진단관리과'도 설치했다.

 또 신종 감염병 국내 유입의 조기 차단과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30명, 공항검역관 15명 등 시급한 현장인력을 증원토록 법을 개정했다.

 정부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음압격리병상 설치를 의무화하고 음압격리병상을 2020년 1500개까지 확충키로 했다. 응급실의 시설·관리 기준에 대해 고삐를 죄고 신고 체계에서는 환자와 의료기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방역체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로 인한 불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메르스 확산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정부의 안이한 대처,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응급실 과밀화, 부실한 감염 관리 등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지난달 카타르에서 입국한 메르스 의심 여성 관광객은 검사가 끝나기도 전에 병원을 이탈해 방역체계가 여전히 허술함을 드러냈다.

 전세계적으로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도 마찬가지다.

 국내 지카바이러스 최초 감염자가 브라질에서 귀국할 당시 인천공항에서 발열검사도 받지 않았다.

 또한 이 환자가 의심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도 신고 지침상의 증상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신고가 3일이나 늦어지는 등 정부의 방역 체계는 나아진게 없었다.

 엄중식 한림대 의대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돈이 없어 돈이 안드는 작업 위주로 추진했다"며 "상위 레벨에서 조정하는 형태로 방역 체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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