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탈퇴·입대·재계약…그러나 더 단단해졌다
지난 4일 세 번째 정규앨범 '하이라이트(Highlight)'로 돌아온 지금의 그룹 '비스트'에게는 더욱 그럴 거다. 2009년 데뷔해 어느덧 8년 차 중견 아이돌 그룹이 됐다. 7년간 나름대로 '무사고'로 별 탈 없이 팀 활동을 꾸려왔지만 올해 멤버 장현승이 탈퇴하면서 가장 큰 변화를 맞았다. 20대 후반에 접어든 멤버들의 군대와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되는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문제도 흘려보낼 수 없는 이슈다. 그러나 온갖 상황이 비스트를 흔들고 있는 것 같은 지금 만난 이들은, 오히려 어떤 중심을 잡고 단단히 모여 있는 듯했다. -다섯 명으로 활동하는 건 처음이다. 기분이 어떤지? "솔직히 아직 좀 어색해요. 여섯 명으로 오래 활동하다가 다섯 명이 된 건 몇 달도 안 됐잖아요. 그 어색함을 보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덜 느끼도록 해야죠."(윤두준) -전 멤버 장현승과의 결별 과정은 어땠나? "(탈퇴가) 전적으로 현승이의 선택만은 아니었어요. 저희도 같이 의견을 모았고, 여섯 명이서 얘기를 했을 때 조금 더 서로 응원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름다울 거로 생각했어요. 음악적인 성향 문제로 다른 걸 인정하고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고요. 분명히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보일 수 있도록 저희 다섯 명도, 현승이도 각자의 자리에서 능력을 열심히 발휘해서 멋있는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양요섭) -선 공개곡 '버터플라이'나 타이틀 곡 '리본' 등이 장현승과 결별한 상황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그런 의도를 담고 작업한 건 전혀 아니에요. 저는 작업을 할 때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걸 우선 생각하는데요.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고 대입할 수 있게 상황을 열어둔 것뿐 이에요. 사실 '버터플라이'는 나온 지 1년도 넘은 노래이기도 하고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노래가 된 것 같아요."(용준형) "어릴 때는, 지금도 어리지만, 더 어릴 때는 '쇼크(Shock)'나 '숨' 같은 강한 퍼포먼스를 많이 했는데요.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는 건 비스트의 서정적인 부분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부분을 추구해야 될 것 같고요."(손동운) "확실히 음악이 차분해지고 깊어졌다고 생각해요.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못 해서 안 한다기보다는, 지금 저희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하고 있고요. 저희만의 감성을 보여드리는 게 비스트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용준형) -8년 차가 됐다. 그렇다면 지금 연차에서 잘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은 뭘까? "시간이 벌써 이렇게 많이 지났다고, 저희끼리 얘기를 많이 해요. 사실 저희도 아직 정답을 내리지는 못해서 끝없이 새로운 시도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거로 생각해요. 선배들이 지금까지도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서, 저희도 힘내서 끝까지 해야겠다고."(용준형) -소속사와의 재계약 문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저희가 복잡하거나 심각한 얘기하는 걸 좀 피하는 편이에요. 재계약 시점이 가까이 왔다는 건 알고 있지만, 좀 외면하고 있거든요. 일단 이번 앨범 활동부터 잘 마치고 생각해보고, 얘기하자고 하고 있어요. 어떻게 되던, 어디에 있든, 어쨌든 저희 비스트는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양요섭) "일단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기는 해요. 저희끼리는 다 같이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고요."(윤두준) -그렇다면 군대는? -새 앨범 반응이 좋다. 음원차트에서도 선전하고 있고, 음반 판매 차트에서도 일간 1위를 차지했다. 발매에 앞서 멤버들이 '역대급'이라고 예고도 했을 정도로 자신감이 보였는데.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앨범 나오고 잠을 못 이뤘어요. 다섯 명의 앨범을 처음으로 보여드리려다보니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았거든요."(양요섭) "연차가 쌓이다 보니 '한물갔다' '옛날 비스트가 아니다' '나이 먹었는데 군대 안 가고 뭐 하냐' 이런 평가들을 하시잖아요. 하지만 그만큼 쌓인 경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만의 색을 충분히 보여드릴 테니까, '이번에 노래 좋았어' '느낌 있었어' '한여름인데 덕분에 더 더웠어' 이런 말을 들으면 그 어떤 트로피보다 기분 좋을 것 같습니다."(윤두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