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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우리도 있다"…편견 딛고 출전한 무슬림 여성 국가대표 선수들

등록 2016-08-05 09:12:24   최종수정 2016-12-28 17: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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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2016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에 출전한 사우디아라비아 육상 국가대표 선수 사라 아타르가 여자 마라톤 종목에 출전해 42.195㎞ 완주에 도전한다. 아타르는 4년 전 사우디가 사상 최초로 여성 선수의 출전을 허용한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사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머리를 감춘 운동복을 입고 2012년 8월 8일 런던 올림픽 경기장에 서 있는 아타르의 모습. 2016.08.04.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무슬림 여성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히잡 등 머리카락을 가리는 의복과 긴팔·긴바지 등 노출을 피하기 위한 운동복을 입고 다른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이 올해 사상 최다의 여성 선수를 배출했다며, 이들이 무슬림 사회 속 여성의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넓힐지 주목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우디 육상…사라 아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육상 국가대표 선수인 사라 아타르(24)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사우디가 사상 최초로 여성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을 때였다.

 아타르는 올해 여자 마라톤 종목에 출전해 42.195㎞ 완주에 도전한다. 4년 전 육상 800m에서 뛰었을 때보다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이다. 당시 아타르는 바로 앞 선수보다 30초나 늦게 결승점을 통과하는 등 저조한 기록으로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관객들은 그에게 뜨거운 환호와 격려를 보냈다.

 아타르의 경기복은 최대한 가볍게 만든 다른 선수들의 옷과 매우 다르다. 머리에는 히잡을 쓰고 상·하반신에는 팔목과 발목까지 모두 가리는 저지와 바지를 입었다. 훈련을 할 때도 육상에 적합한 운동복을 입을 수 없었다. 땀에 젖은 바지를 입고 뛰는 모습을 남성에게 보이면 안되고, 몸매가 드러나는 딱 달라붙는 옷을 입는 것도 금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타르는 이에 굴하지 않는다. 그는 육상전문매체 러너스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런던 올림픽에서 내가 다른 국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올해에도 그러기를 기대한다"며 "나는 사우디 일원임을 항상 자각한다. 사우디와 여성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런던 올림픽 출전 이후 아타르는 변화를 경험했다. 그는 "사우디 여자 학교에 다니는 내 사촌 2명에 따르면 최근 체육 수업 과제물에 내 이름이 나왔다고 한다"며 "그 과제물에 '당신이 사라 아타르였다면, 건강한 점심 식사를 위해 무엇을 먹겠는가?'와 같은 질문이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해석한 와하비즘을 따르는 사우디에서 여성 운동선수가 유명해지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아타르는 이 학교에 초청 강연을 갔을 때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어린 여학생들이 아타르와 사진을 찍으려 했고 그의 사인을 받고 싶어 했다. 강당에 모인 400명의 소녀들에게 아타르는 '올림픽 게임에 출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모든 소녀들은 손을 번쩍 들었다.

 올해 사우디 국가대표단에는 여성 선수가 아타르 외에도 3명이 더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육상 100m의 카리만 아부 알 자다일, 유도의 우주드 파흐미, 펜싱의 루브나 알 오마이르다. 아타르는 자다일, 파흐미와 함께 미국에서 훈련을 받았고 오마이르는 사우디 동부 코바르에서 훈련하다 이번에 브라질로 왔다. 

 ◇팔레스타인 수영…마리 알 아트라쉬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올림픽에 참가한 무슬림 여성도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대표팀의 마리 알 아트라쉬(22)가 그 주인공이다. 6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아트라쉬는 올해 리우 올림픽 50m 자유형에서 각국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다.

 팔레스타인 자치령에는 올림픽 규격에 맞는 수영장이 없어 제대로 된 훈련을 하기가 어려웠다. 대신 아트라쉬는 요르단 강 서안에 있는 가장 큰 수영장에서 실력을 키웠다. 출발시 딛는 스타트 블록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차를 타고 1시간 20분이면 갈 수 있는 예루살렘에는 더 나은 훈련 시설을 갖춘 실내 수영장 여러 곳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아트라쉬는 예루살렘의 수영장을 이용하지 못했다. 요르단 강 서안에 사는 주민들은 이스라엘 당국의 허가가 없이는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트라쉬는 영국의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경기장의 절반 크기의 수영장에서 매일 훈련하다가 갑자기 50m짜리로 옮겨 낯설다"며 "50m 수영장은 내게 엄청 커 보인다"고 말했다.

 아트라쉬는 코치 무사 나와우라와 매일 2시간씩 2번, 일주일에 총 6일을 훈련했다. 나와우라는 "마리는 언제나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고 무언가를 성취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넉넉하지 못한 자금과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는 가장 재능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도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팔레스타인 국가대표팀 선수는 모두 6명이다. 1996년 미국의 애틀랜타 올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보낸 이후 최대 규모다. 수영은 아트라쉬와 아흐메드 게브렐이라는 남성 선수가 출전하며 육상에서 2명, 유도에서 1명, 승마에서 1명이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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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미국 여성 펜싱선수 이브티아즈 무하마드가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D-100일 축하행사에 히잡을 쓰고 참석하고 있다.무하마드는 히잡을 쓰고 올림픽에 출전할 첫 무슬림 미국 대표 선수이다. 2016.04.28
 아트라쉬는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팀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돼서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것은 단순히 가서 수영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큰 책임이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림픽에 가서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관한 메시지를 보내고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르단 주짓수…쿠바지 자매

 요르단에서는 자매가 나란히 주짓수 종목에 출전했다. 라나(31)와 라마(28) 쿠바지 자매다. 이들이 겪어야 했던 가장 큰 어려움은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중동 지역에서도 최근 여성 운동선수를 양성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짓수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남성이 하는 운동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쿠바지 자매가 가장 먼저 부딪혔던 것은 가족들의 반대였다. 라나는 5년 전 처음 주짓수를 접했을 때를 떠올렸다. 집에 초대받은 아버지의 친구가 '너희 딸이 레슬링을 한다고? 완전 혐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라나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내게 와서 '너는 오늘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모두가 내 딸이 레슬링 선수라고 한다'고 말했다"며 "아버지가 왜 더 평범한 종목을 택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고 말했다.

 라나는 편견에 맞서기 위해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 메달을 하나씩 목에 걸기 시작했다. 라나는 아버지에게 '나 유럽 선수권 대회 나가서 금메달 땄어'라는 문자를 보냈다. 성과를 내자 아버지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나는 "그때부터 아버지도 조금씩 신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라나는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모든 사람들이 '너희 딸은 삶을 망치고 있다. 아무도 너희 딸과 결혼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바보같은 짓을 하느라 결국 홀로 생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한다면 매우 힘들 것 같다"며 "우리 부모님은 둘 다 해외에서 공부한 의사인데도, 그런 압박을 받는다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들도 색안경을 끼고 주짓수를 하는 라나를 재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라나는 수도 암만의 한 은행에서 일했다. 라나는 동료와 상사가 자신을 정신병자로 여겼다고 했다. 라나의 상사는 유럽 대회에 출전한 라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네가 해외에 나가서 여자들이랑 레슬링을 한다고! 차라리 해변에 가서 선텐을 하는 게 훨씬 낫겠다"는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고 한다.

 라나의 동생 라마는 "우리는 전통과 규범을 매우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현대 사회이지만, 막상 자유로워지기는 매우 어렵다"며 "심지어 우리를 후원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도 '나는 너희처럼은 절대 살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이게 칭찬인지 모욕인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 미국 펜싱…입티하지 무하마드

 중동 국가에서만 무슬림 여성 선수가 나온 것은 아니다. 입티하지 무하마드(30)는 히잡을 쓴 최초의 무슬림 미국 흑인 여성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펜싱 여자 개인 사브르 종목에 출전해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무하마드는 뉴저지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운동에 재능을 보인 무하마드는 이슬람 율법을 거스르지 않아도 되는 펜싱 종목을 택했다. 무하마드는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팀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은 펜싱을 접하면서 처음 실감했다"며 "다른 이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었을 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옷을 변형할 필요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반바지를 입었는데 나 혼자 긴팔 옷과 바지를 입는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무하마드의 출전이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확산하고 있는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 혐오) 때문이다. 2001년 9·11테러로 촉발된 이 현상은 미국 본토에서 일어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때문에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와 지난 6월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 클럽 인질극이 대표적이다.

 무하마드는 이번 올림픽에서 이슬람 혐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의무도 지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무슬림에 대한 반대 의견을 너무도 쉽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한 번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성이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며 따라온 적이 있었다. 내가 무언가를 터뜨릴 것처럼 보였나보다. 그는 내가 탄 기차까지 따라왔는데,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미국의 올림픽 대표선수로 와 있다. 이것이 나의 실체다"라고 말했다. 또한 "히잡은 나의 한 부분이다. 이것을 썼을 때 비로소 나는 자유로워진다"며 "이번 출전으로 무슬림 여성에 대한 오해를 바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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