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지진공포]④경주 지진에 놀란 한국 "일본 배우자"

등록 2016-09-26 10:39:46   최종수정 2016-12-28 17: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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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아소=AP/뉴시스】강진이 잇달아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 마을에서 아소 다리가 무너졌다. 2016.4.17.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한 각종 미흡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웃 나라 일본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지진의 본고장'이라고 불릴 만큼 지진이 잦다. 전 세계 지진의 10%가 일본에서 일어난다. 하루 평균 6차례 지진이 일어나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지진이 연간 2000회에 달한다.

 가장 최근의 대참사는 2011년이었다. 그해 3월11일 일본 미야기 현 산리쿠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최대 높이 17m에 달하는 쓰나미(지진해일)가 일본 본토를 덮쳤다. 이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가 녹아 수소 폭발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방사성 물질 유출이라는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이어졌다.

 당시 대지진으로 인해 사망자 1만5894명, 실종자 2561명으로 2만 명에 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거기에 방사능 유출이 심각한 3개 지역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여전히 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재해를 겪은 일본의 지진 대책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기업까지 나서는 '총력전'에 가깝다. 일본은 1961년부터 재해대책 기본법을 만들어 지진을 비롯한 각종 재해에 대비해왔다.

 일본은 전국 2000곳에 지진 관측기를 설치하고, 지진이 감지된 지 5초 안에 조기 경보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진 경보는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가 내놓은 '지진 여유시간에 따른 인명 피해 변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고 없는 사상 피해를 '100'으로 가정하면 대피할 시간이 '20초'일 때 사망 확률은 '5'로 대폭 줄어든다.

 대피 시간이 10초일 때는 10, 5초일 때는 20으로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 대피 가능 시간이 2초에 불과하면 75까지 올라간다.

 지진을 얼마나 빨리 알리고, 시민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느냐가 결정적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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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키=AP/뉴시스】일본 구마모토현 마시키에서 15일 구조요원들이 간 밤의 강진으로 무너진 집에서 생존자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2016.04.15
 일본은 지진 발생 10초 이내에 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번 지진을 겪은 우리나라에서 시민들이 경보 문자를 받은 시점은 지진 발생 9분이 지난 뒤였다. 우리나라의 경보가 늦는 이유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기상청과 국민안전처를 거쳐 일반 국민에게 경보를 전하고 있다. 최소한 3~4단계를 거쳐야 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뒤늦게 새누리당은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경보를 기상청에서 바로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 일본 수준의 10초 이내로 발송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은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 기준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높다. 재해 예방은 아무리 과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격언이 실천되는 것이다.

 공공 시설물 내진 설계는 지진 규모 '8'에 맞춰졌다. 일반 주택도 2020년이면 대부분 이 기준에 맞게 건축된다. 현재 일본 민간 건축물의 내진 설계율은 82%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30.3% 수준이다. 전국 지하철과 전철은 진도 4 이상 지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운행을 멈추도록 설계됐다.

 일본 국민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재난 대응훈련을 받아야 한다. 일본은 부상자 발생 시 신고 요령부터 거주지에서 가까운 대피소를 직접 찾아 1박 체험하는 훈련을 일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재경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사실 그동안 어느 정도 한반도에서도 이 정도 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인지됐던 상황"이라며 "이번 경주 지진의 의미는 지진이 더 이상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재난으로 우리에게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pyo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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