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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서울대병원 특위, 부검논란만 더 키웠다

등록 2016-10-03 21:18:45   최종수정 2016-12-28 17: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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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견동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열린 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에 대한 서울대학교병원-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언론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10.03.  taehoonlim@newsis.com
이윤성 위원장 "나 였다면 '외인사'" 단언하면서도  "주치의와 의견 다른 것" 모호한 자세  부검 논란·갈등은 오히려 더 커질 듯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서울대병원-서울대의과대학 합동 특별위원회는 결국 농민 백남기씨의 사망원인과 부검 필요 여부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도 속시원한 지침을 내려주지 못했다.

 3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백씨 사망진단서 관련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의 골자는 한마디로 "'병사' 기재는 주치의의 재량으로 외부에서 강요할 수 없으며 부검의 필요성은 의학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였다.

 이날 자리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은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나 였다면 '외인사'로 기재했을 것"라고 밝힌 부분이다.

 그는 "원 사인이 급성 경막하출혈이면 환자가 어떻게 죽었든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지침에 나온 내용"이라며 "난 외인사로 기재됐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족 등 백씨 측의 주장에 특별위원회의 수장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는 백씨 죽음에 대한 경찰의 책임, 백씨 시신의 부검을 둘러싼 유족과 검찰·경찰의 충돌 문제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해석하기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특별위원회는 자신들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부로 진입할 가능성을 절묘하게 차단했다.

 이 교수는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와 내가 의견이 다른 것일뿐"이라며 "사망진단서는 병원이 아닌 (환자를 담당한)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고 비평할 순 있지만 이래라 저래라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 교수는 자신의 의학적 판단과 철학에 따라 백씨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표시한 것,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로 기재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로 기록하는 건 의사협회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어긋나는 행위이기도 하다.  

 백 교수는 "백씨 사망진단서에서 기술한 심폐정지는 의협 작성 지침에서 금기시하는 '모든 질병으로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심장마비, 심장정지, 호흡부전, 심부전과 같은 사망진단명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직접적 원인은 사망일(9월25일)로 6일 전부터 시작된 급성신부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발생한 고칼륨증에 의한 급성 '심폐정지'라는 것이다.

 백 교수는 가족들이 고인의 평소 유지를 이유로 합병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고칼륨증에 의한 심폐정지'는 급성신부전의 체외투석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시행됐다면 사망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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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견동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열린 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에 대한 서울대학교병원-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 언론 브리핑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10.03.  taehoonlim@newsis.com
 이어 "고인이 적절한 최선의 치료를 시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했다면 사망진단서의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외부충격으로 인한 뇌손상 이후 입원 생활 중 생긴 합병증을 유족의 반대로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고 고인은 이렇게 방치되다시피 한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특별위원회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도 "직접사인에 '심폐정지'를 기재한 것, 원사인으로 '급성 경막하출혈'을 기재하고 사망의 종류는 '병사'라고 한 것은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다. 하지만 사인 판단은 직접 담당한 의사의 재량에 속한다"고 보고했다.

 이 교수는 또 부검의 필요성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변사의 경우 부검 결정은 검사가 하고 법원의 영장 발부에 의해 시행할 수 있다"며 "부검은 의학적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고만 대답했다  

 이처럼 이것도 저것도 아닌 특별위원회의 재논의 결과 보고는 정작 사회적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된 두 사안(백씨의 정확한 사인, 부검 필요 여부)에 모두 답을 주지 못했다.

 이 교수는 "특별위원회 활동은 이걸로 끝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꾸린 특별위원회지만 정작 논란은 그대로 남겨둔 셈이다.

 특히 부검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방향 제시는 하지 않으면서 법의학 권위자(이윤성 위원장)의 "나 였다면 '외인사'"라는 견해는 던져 향후 갈등만 더욱 거세질 여지만 키워놨다.     

 고인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현장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후 317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다가 지난달 9월25일 오후 1시58분께 사망했다.

 백씨를 치료해 온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공식 사인을 '급성신부전증'으로 발표하고 사망진단서 상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표시해 유족 등의 반발을 샀다.

 이후 사망진단서 내 직접사인이 의사협회에서 금지하는 '심폐정지'로 돼 있는 점, 서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였다는 점이 맞물리면서 '외압 의혹'까지 터져나왔다.

 서울대병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해명하겠다는 계획을 앞당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백씨 사인에 대한 재논의에 착수했고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과를 알렸다.

 한편 경찰은 서울대병원의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채 유족 측에 전달한 부검 협의 제안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유족 측 변호사인 이정일 변호사와 백남기 투쟁본부 측에 부검 관련 협의 진행을 위한 공문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공문에는 협의를 위한 대표 선정과 협의 일시·장소를 이달 4일까지 경찰에 통보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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