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최경희 총장 사퇴했지만 '논란' 여전

등록 2016-10-24 11:00:00   최종수정 2016-12-28 17: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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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의 사임에도 이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여·최서원으로 개명)씨 딸 정유라(20)씨의 특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 목소리가 큰 탓이다.

 최 총장의 사임을 놓고 '꼬리 자르기'라는 의혹까지 더해져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학교 측의 대응은 계속 겉도는 상황이다. 교수·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의혹 해소' 설명회에서조차 속 시원한 답변이 없었다. 학내 구성원은 물론 국민적 불신이 사그러들기는 커녕 더욱 거세지는 이유다.

 ◇이대 사태 '안갯속, 현재진행'  

 결국 최 총장이 백기를 들었다. 지난 19일 전격 사퇴한 것이다.

 이대 개교 130년 역사상 중도 퇴진 총장은 최 총장이 처음이다. 1990년 정의숙 총장이 임기를 1년 앞두고 사임한 적은 있지만 당시엔 학교 발전을 위한 '용퇴' 성격이 강했다.

 지난 8월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발하며 시작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 장기화에 더해 정씨를 둘러싼 특혜 논란이 결정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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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학교 측이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학위 장사를 벌이려 한다며 반발했다. 7월30일 학교 측의 요청으로 10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된 후 학내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학내 갈등을 넘어 '여성혐오 vs 남성혐오'라는 사회 갈등의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기도 했다.

 결국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은 전면 백지화됐다. 그러나 사태는 봉합되지 않고 '불통(不通)' 행정을 주도한 최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학생들이 농성을 이어왔다.

 설상가상으로 정씨에 대한 갖가지 특혜 의혹이 터져나왔다. 

 정씨 입학을 압두고 체육특기생 선발 종목을 11개에서 23개로 늘려 승마를 포함시켰고 담당교수는 출석도 하지 않았는데 학점을 인정해줬다. 실기우수자 학생들에게 대회 실적이나 과제물 만으로 최소 B학점 이상을 주는 비상식적 내규를 만든 것도 모자라 수준 미달의 조악한 과제물에 교수가 극진한 경어로 칭찬을 해주며 첨삭지도까지 해준 사실도 속속 드러났다.

 결국 교수들까지 강단을 내려와 공개적 '퇴진 요구'에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최 총장의 버팀목이던 학교재단마저 최 총장에게 등을 돌렸다. 장명수 이사장이 지난 7일 이사회에서 "학내의 불신과 갈등을 초래한 부분에 대해 총장이 고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설 자리를 잃은 최 총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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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총장의 사퇴 의사를 접하고도 교수들은 내부 논의 끝에 지난 19일 예정된 시위를 강행했다. 이는 이대 개교(1886년) 이래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첫 집단행동으로 남게 됐다.

 학생들은 최 총장이 실제 사퇴할지 여부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과거 동국대학교에서도 총장이 사퇴를 표명했다가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대로 근무했던 전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은 최 총장 사임에 관한 교육부의 공문이 전달되면 본관 농성을 풀겠다는 방침이다.  

 ◇"의혹 철저히 규명해 명문사학 전통 다시 세워야"

 총장이 사퇴했지만 의혹은 남아있다.

 실태 조사에 들어간 교육부는 감사를 검토 중이다. 정치권 논의에 따라 국정조사나 특별검사가 도입될 수도 있다. 야당은 지난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씨 특혜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요구한 상태다.

 130년 전통의 명문 사학이 정권 비선실세와 관련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신과 측근 교수들을 향한 의혹을 덮기 위해 최 총장이 고육지책으로 사퇴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는 대목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최씨와 그 딸을 둘러싼 숱한 의혹에 대해 아직도 근거없는 공세라며 외면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여론은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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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과 교수들은 총장 사퇴를 계기로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 규명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또 이대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학교 측의 일방적 행정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비중있게 반영할 의사결정 구조가 부재한 탓이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학교 지배구조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이대의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 여성 리더십의 산실을 불통과 불평등의 무대로 바라보게 된 세간의 인식 역시 단시일 내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다. 최 총장 역시 이 점을 의식한 듯 마지막 순간까지 특혜 의혹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했다.

 정씨의 학생 자격을 박탈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정씨는 지난 9월27일 휴학계를 내고 돌연 독일로 출국했다. 휴학 전 가을학기에 등록하고 수강신청까지 한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스스로 이대를 자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대생들의 따가운 시선은 물론 국민적 의혹이 들끓고 사법처리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씨가 과연 언제가지 이대에 적(籍)을 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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