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철도파업, 정말 6개월까지 이어질까

등록 2016-10-31 11:00:00   최종수정 2016-12-28 17: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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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9월27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 철도 파업이 ‘역대 최장’ 기록을 계속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10월26일로 무려 한 달(30일째)을 기록했지만 이후에도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는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맞서 철도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 첫날, 출근대상 7950명 중 2009년 코레일이 필수 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기관사 중심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제외한 출근대상자 5495명의 31.6%인 269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이에 코레일은 필수 유지 인원과 함께 간부 등 일반 직원, 제2고속철도 운영사 SR 등 자회사 직원, 임용 대기자 등을 차례로 업무에 투입했다. 국방부 협조를 받아 군 인력을 확보하고, 서둘러 퇴직자·철도 관련 대학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대체 인력을 선발해 교육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필수 유지 인력은 물론 오는 12월 개통 예정인 SR의 SRT(수서발 KTX) 기관사 등을 KTX와 통근 열차 운행에 투입했다. 일반 직원, 군 인력, 대체인력 중 기관사 면허 소지자에게는 주로 화물열차 운행을 맡겼다. 일반 직원, 비기술직 대체 인력은 차장 등 승무 업무를 보도록 했다.

 운행률은 파업 이후 줄곧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평시와 비교해 KTX와 통근열차는 100% 운행 중이나 새마을호는 50%대 후반, 무궁화호는 60%대 전반, 화물열차는 40%대 후반에 그쳤다. 수도권 전철은 통근열차를 제외하면 80% 후반대에 머물렀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업무 참가자의 피로가 누적할 것이 불 보듯 뻔해 운행률 하락 우려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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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은 왜?

 정부는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에는 기획재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주지만 이를 도입하지 못한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매기는 방법으로 도입을 압박한다. 공공기관은 경평 성적에 따라 기관장 등 경영진 평가가 달라지고 임직원 성과급 수령 여부가 결정된다. 공공기관 경영진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코레일도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앞서 2월부터 철도노조에 대화를 요구해 18회 이상 성과연봉제 관련 공식, 비공식 대화를 해왔다. 그러나 노사 간 의견 차이를 못 좁히자 5월12일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철도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 이유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면 사 측은 노조 간부 등 말 안 듣는 사람을 줄 세워 퇴출할 것이고, 동료와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 직장 분위기가 살벌해질 것이며, 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어 공공성과 안전성을 해칠 것이다”고 주장한다.

 코레일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한다. “사업소, 부서 등 대규모 소속별로 평가하므로 개인별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같은 소속 내에서는 평가 결과가 모두 동일하므로 근무 평정에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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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 문제에 관해서도 “규정과 수칙을 잘 지켜 사고나 장애를 내지 않는 소속이 평가를 잘 받도록 설계했다. 사고 장애를 줄이려면 같은 소속 동료가 화합해야 하고 직장 문화도 좋아야 하므로 동료 간 갈등을 오히려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철도노조도 개인별 평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성과연봉제를 나쁜 제도로 몰아가야 하므로 거짓주장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고 비판한다.

◇이러다 6개월도 갈 수 있다?

 이처럼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각각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면서 파업 장기화 우려가 현실이 돼가고 있다.

 실제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10월21일 서울 중구 청파로 코레일 서울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가 업무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6개월 이내에 화물열차 일부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정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10월20일 자정을 시한으로 한 파업 참가 직원들에 대한 최종 복귀 명령이 끝내 지켜지지 않은 데 따른 대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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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사장은 이날 “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는 철도파업은 목적상 정당성이 없는 불법이다”고 강조하면서 “더는 복귀 명령을 하지 않겠다. 직원들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열차를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6개월 이내에 화물열차 일부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정상화하는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대체인력 5000명 투입 외에 2조 맞교대·초과 근무·일상업무 순연 등 업무 방식 변경, 추가인력 확보, 외주화 등을 통해 파업이 장기화하더라도 KTX 100%, 수도권 전동열차 85%, 일반열차 60%, 화물열차 30% 등 현행 운행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그는 특히 “현장 직원들에게 노조의 말이 곧 법으로 통하며, 그간 경영상 목적으로 꼭 필요한 전보도 노동조합 저항에 막혀 시행하지 못하는 등 경영권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앞으로 코레일 내 기득권층인 운전, 승무 분야에 대해 다른 직렬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집단 사업장 중심 순환전보를 해 조직 생산성을 높여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신규인력 채용 시 기관사 면허 소지를 우대 또는 의무화, 일반 직원의 기관사면허 취득, 군 인력 확보 등을 통해 3년 이내에 기관사 3000명을 육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는 코레일이 사실상 파업 장기화 대비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철도노조 김영훈 위원장은 10월24일 코레일이 고소한 업무방해 혐의 조사를 받겠다며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누이 강조했으나 홍순만 사장께서는 여전히 ‘불법’으로 말을 열고 조합원들 없어도 철도를 운영하겠다고 위험천만한 말씀을 한다”며 “저는 저희를 지지해주는 국민과 대한민국 헌법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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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그는 “이번 출두를 계기로 사회적 대화와 교섭의 물꼬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해 2013년 12월 철도노조 파업 당시처럼 정치권과 시민사회 단체의 개입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는 홍 사장이 언급한 “철도노조는 오래 전부터 노사가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권을 오가며 노정 관계로 풀어가려 하는데 그 자체가 불법이다”는 지적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실제 지난 2013년 12월 파업 당시에는 정치권과 불교계 등 시민사회가 파업 해결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번 파업은 그럴 기미가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 철도노조 파업이 시작했을 때부터 정치권은 미르·K스포츠 의혹, 송민순 회고록 논란,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추진 선언 등을 두고 여야 공방을 벌이느라 파업 해결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급기야 10월25일 최순실 게이트까지 열리면서 철도파업은 관심권 밖으로 아예 밀려났다.

 결국 철도파업은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직접 해결하지 못 하는 한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서 한동안 이어질 조짐이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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