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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인연 이근포 "트럼프, 트럼프월드 개관 때 만나"

등록 2016-11-10 05:50:00   최종수정 2016-12-28 17: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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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1999년 5월29일 여의도에 분양한 '대우트럼프월드 1차' 모델하우스 개관을 축하하며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미국 이외의 구가 중 '트럼프월드' 브랜드를 사용한 첫 단지다. 자료제공 / 대우건설
대우건설, 트럼프와 20년 인연…맨해튼에서 국내까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물론 당시에도 부동산업계에선 유명했긴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오래전 일이어서 잘 기억나진 않지만 당시엔 그저 미국 부동산개발업자라고 생각했어요."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1999년 5월29일 그를 처음 마주했던 이근포 전 한화건설 사장은 10일 그를 이렇게 회고했다. 

 이 전 사장은 당시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에서 근무하며 '대우 트럼프월드 1차'를 짓는 사업을 맡고 있었다. '대우 트럼프월드 1차'는 트럼프의 미 트럼프사 브랜드인 '트럼프월드'를 빌려 대우건설이 지은 고급 주상복합이다.

 그는 "우리(주택사업본부)는 이후 주택을 짓는 일을 맡았고 트럼프와 어레인지(협의)하는 것은 해외사업 부문이 주로 했다"며 "부동산업계에서 유명한 인사였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전 사장은 분양을 시작하는 날 모델하우스에서 트럼프를 처음 만났다. 모델하우스 오픈을 축하하며 다같이 찍은 사진 속엔 트럼프와 함께 이 전 사장이 나란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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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1999년 5월29일 여의도에 짓는 '대우트럼프월드 1차' 모델하우스 개관을 축하하며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맨 오른쪽에는 당시 대우건설에서 주택사업을 맡았던 이근포 전 한화건설 사장이 서있다. 자료제공 / 대우건설
 대우건설과 트럼프의 '첫 인연'은 이보다 앞선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7년 대우건설은 미국의 세계적인 부동산개발업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세계 최고층 주거용 건물을 짓기로 한다. 그해 9월13일 트럼프사와 '맨해튼 트럼프 월드 타워' 건설에 합의했다.

 '맨해튼 트럼프 월드 타워'는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부근에 들어서는 초호화 콘도미니엄이다. 지하 2층~지상 70층 376세대에 연면적 약 8만2500㎡ 규모로 콘도와 헬스클럽, 고급식당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대우건설은 현지법인인 DADI(Daewoo America Development NY Inc)를 통해 트럼프사와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측은 부지매입과 인허가 획득, 건설 금융계약 체결을 맡았다. 그리고 그 이듬해 11월2일 대우건설과는 시공계약을 맺었다.

 이 공사는 대우건설이 CM(Construction Management)방식으로 수주했다. 대우는 공종별로 시공자를 선정하는 등 건설 전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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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2004년 서울 용산구에 완공된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 3차'. 아파트 123세대, 오피스텔 261실로 구성된다. 자료제공 / 대우건설
 기존 유나이티드 엔지니어링 건물을 매입해 이를 철거한 뒤 1998년 10월 착공, 2001년 완성했다. 공사비만 무려 1억8000만 달러(한화 약 2066억원)에 달하는 대형 건축공사였다.

 당시는 국내에 외환위기가 불어닥친지 얼마 안된데다 건설업계가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던 때였어서 국내 건설사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이런 인연을 계기로 대우건설은 국내에 '트럼프월드' 브랜드를 빌려 주상복합을 짓기 시작했다. 8년 동안 서울과 부산 등에 7개 단지 3000여가구를 분양했다. 

 트럼프가 분양을 축하하러 방한했던 '대우 트럼프월드 1차'가 그 첫 단지다. 해외기업이 '트럼프'란 이름을 사용해 지은 첫 단지이기도 하다.  

 '대우 트럼프월드 1차'는 여의도에 있던 옛 석탄공사 부지에 아파트 282세대, 오피스텔 69실 규모로 지어졌다. 이는 현재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가장 큰 규모인 전용 192.21㎡는 평균 8억6750만원에 거래된다. 전용 33.71㎡ 매매가는 약 2억9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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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2002년 서울 여의도동에 완공된 '대우 트럼프월드 1차'. 대우건설이 '트럼프월드' 브랜드를 빌려 지은 첫 주상복합이자 해외기업이 지은 '트럼프월드' 첫 단지이기도 하다. 자료제공 / 대우건설
 2003년에는 여의도에 '대우 트럼프월드 2차'를, 그 이듬해 용산에는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 3차'를 지었다.

 지방에도 '트럼프월드'를 선보였다. 2006년 부산에 지은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은 아파트 564세대, 이듬해 완공한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2차'는 오피스텔 206실이다. 같은해 지어진 '부산 트럼프월드 마린'은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구성했다. 대구에도 아파트와 오피스텔 총 1000여세대인 '대구 트럼프월드 수성'을 분양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가 신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트럼프월드' 브랜드가 재조명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당시로선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와 차별화한 외관과 내장재를 도입한데다 서울과 일부 지방에만 선별적으로 공급해 희소가치가 있었다"며 "이번 대선 당선으로 다시 한번 브랜드가 재조명되지 않겠나"라 말했다.

 대우건설은 트럼프와 인연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님을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트럼프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주고 국내에 분양하는 식으로 그동안 계약을 이어왔다"며 "아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지 않은, 여전한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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