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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약점이 그들을 죽게 만든다'…면역에 관하여

등록 2016-11-23 11:00:55   최종수정 2016-12-28 17: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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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나는 이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즐거울지, 또 얼마나 유익할지 짐작도 못했다. 수년에 걸쳐 백신 연구를 지원하고 공부한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2015년 이 책을 'TED 콘퍼런스 추천 도서'와 '여름휴가 추천 도서' 중 한 권으로 선정했다. 또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함께 읽기를 제안한 '저커버그 북클럽' 네 번째 책으로 올라 화제가 됐다.  

미국의 촉망받는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의 세 번째 책, '면역에 관하여'다. 2014년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한편으로는 과학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이며, 무엇보다도 밀도 높은 사고"라는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면역학이라는 난해한 과학을, 시적 은유를 동원해 아름답게, 동시에 냉철하게 서술한다.

 비스는 아이를 출산하고 맞닥뜨린 두려움(백신이 아이를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맞서면서, 백신과 예방 접종이 실제로 아이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구원하고 있는지 규명한다. 또 신화와 역사, 문학을 두루 살핌으로써 우리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의 실체를 밝히고, 강력한 은유를 통해 우리가 질병과 면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시킨다.

 우리는 바르고 깨끗한 생활을 한다면, 더럽고 오염된 것들과의 접촉을 피한다면 우리를, 또 우리의 아이를 질병과 온갖 악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비스는 이것이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순수함, 특히 신체적 순수함은 언뜻 무해한 개념으로 보이지만, 실은 지난 세기의 가장 사악한 사회 활동들 중 다수의 이면에 깔린 생각이었다. 신체적 순수함에 대한 열정은 맹인이거나, 흑인이거나, 가난한 여자들에게 불임 시술을 실시했던 우생학 운동의 동기였다." (p.115)

우리는 무언가 깨끗하고 선하고 강한 그리고 불멸하는 것을 믿고 추구하지만, 비스는 우리가 애초에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몸은 태어날 때부터 화학 물질과 미생물, 병균과 다른 사람의 피와 살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이 거듭 지적하듯이, 우리는 한 번도 독자적으로 존재한 적이 없다.

"우리는 모두 오염된 존재들이다. 자기 몸의 세포 수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을 장 속에 품고 있다. 우리는 세균으로 우글거리는 존재이고, 화학 물질로 가득 찬 존재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이어져 있다. 물론, 그리고 특히, 다른 사람들과도. " (p.116)

 책의 서두는  아킬레우스 신화로 열고 있다. 아킬레우스는 혹은 신화상 많은 영웅들은 그 어머니의 희생으로 불멸의 신체를 갖게 된다. 그러나 그들조차 딱 한군데 약점이 있으니, 결국 그 약점이 그들을 죽게 만든다. 이들 신화를 통해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는 하나다. "누구든 완벽한 면역을 가질 수는 없다."

 출판사는 "백신과 복잡한 면역학에 대해 알고 싶은 누구에게라도 흥미롭고 유용한 책"이라며 특히, "모든 백신 회의론자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했다. 김명남 옮김,  312쪽,열린책들, 1만5000원.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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