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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 본관 점거 농성 56일째…이대 전철 밟나

등록 2016-12-04 13:45:24   최종수정 2016-12-28 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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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본관 앞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11.  bjko@newsis.com
시흥캠퍼스 설립 문제 두고 학내 갈등 장기화·첨예화  찬반 입장 평행선…성낙인 총장 '학생 사찰' 의혹까지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이화여대·서강대·고려대·성균관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이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 부재 등으로 근래 큰 갈등을 빚었다. 온 나라를 들끓게 만든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시위에 가려져 별로 주목을 못 받고 있으나 서울대 또한 학생들의 점거 농성으로 50일 넘게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시흥캠퍼스 실시 협약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에 돌입한 지 4일로 56일째를 맞았다. 하지만 학교 측과 학생 측의 입장차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학내 분쟁이 마냥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학생들이 86일간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다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나서야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대도 이화여대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흥캠퍼스 설립 시작부터 '삐거덕'

 시흥캠퍼스 사업은 2007년 서울대가 제시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2007~2025년)'에서 시작됐다. 새 캠퍼스에 글로벌 교육·연구 단지를 조성해 미래사업의 산실로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대는 공모를 통해 2009년 새 캠퍼스 조성지로 경기 시흥시를 의결했다.

 이후 서울대와 시흥시는 여러 해 동안 논의를 거듭하면서 2011년 기본협약서를 체결한 데 이어 2012년 공동협의체를 구성했으며, 2014년까지 3차례 걸쳐 부속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시흥캠퍼스 설립에 박차를 가했다. 2014년 7월 취임한 성낙인 총장은 논의를 공론화해 지난해 6월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시흥캠퍼스 관련 대토론회를 개최했고 올해 8월22일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내용은 ▲학생들이 기숙하면서 공부하는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RC) ▲특수목적 병원(서울대병원) ▲글로벌 융복합 연구단지 등을 건립한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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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서울대 학생들이 시흥캠퍼스 조성 반대와 성낙인 총장 불신임을 선언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6.11.28.  holjjak@newsis.com
 서울대는 시흥시 등에서 캠퍼스 부지 66만2000㎡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지원금 3000억원을 지원받아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설을 완공, 2025년까지 캠퍼스 조성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서울대와 시흥시가 시흥캠퍼스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을 기습적으로 체결하면서 불거졌다. 총학생회는 협약 체결이 언론에 보도되기 3분 전에 학교 측으로부터 체결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학생 대부분은 시흥캠퍼스안이 공론화했을 때부터 꾸준히 철회를 요구해왔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의 재정운영계획 미비, 등록금 인상, 학교의 상업화 우려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시흥캠퍼스 의무형 기숙형대학(RC)설립부분에서 가장 크게 반발했다. 이미 2013년에도 총학생회는 RC 설립을 두고 시흥캠퍼스 건립 계획 전면 재논의 등을 요구하며 삭발과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시흥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할 시에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는 비밀리에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학생들은 "본부는 개강을 앞둔 시점에 실시협약을 맺고 뒤늦게 학생들에게 통보했다"며 "사전에 고지하겠다는 약속을 어겨 크게 실망했다"고 성토했다.

 이후 이들은 총장 항의 방문과 천막농성을 벌이다 급기야 지난 10월10일 본관을 점거한 후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이 대학 본부를 점거한 것은 2011년 대학 법인화 반대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6월 재학생 48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면 철회' 의견이 63%(3093명)에 달했다. 점거에 앞서 1980여명이 참가한 학생총회에서는 약 75%(1483명)가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했으며, 절반이 넘는 학생이 '본부 점거'에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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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시흥캠퍼스 철회를 주장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총장실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6.10.10.  mangusta@newsis.com
 ◇본부-학생 입장차 '팽팽'…점거 농성 장기화  

 학생들이 본부 점거를 한 지 두 달이 다 돼가지만 학교 측과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점거 이후 성 총장을 비롯한 본부 측과 학생들은 몇 차례 간담회를 가졌으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총학생회 측은 성 총장의 학생 사찰 의혹, 시흥캠퍼스 이면 계획 추진 정황 등을 포착했다고 폭로해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학생들은 10월12일 열린 간담회에서 성 총장이 시흥캠퍼스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됐다. 학생들이 점거한 총장실의 서류 가운데 시흥캠퍼스 건립을 반대한 학생들의 명부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성 총장은 "21세기 대명천지에 무슨 사찰이냐"며 부인했으나 학생들이 해당 문건을 공개하자 "시흥캠퍼스 철회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이 어떤 학생들인지 궁금해서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번복해 논란이 일었다.

 사실상의 사찰을 확인하고 분노한 학생들은 이틀 후 개최된 개교 70주년 행사에서 기습시위를 벌였고 이 자리에 참석한 성 총장은 축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게다가 지난달 9일에는 총학생회가 학생처장실에서 RC에 대해 '초기 2000명으로 추진하고 향후 확장 검토'라는 설명이 들어있는 메모장이 발견됐다며 학교 측이 이면 계획을 추진했다고 규탄했다.

 이 메모에는 '전임 총장 때 RC는 안한다고 합의·문서화되어 있다 -> 파기되어야 한다-> 전인교육형 기숙사로 명칭 변경', '기획부총장님: 밀어붙여야 한다',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 가고 불공평하므로 신입생은 모두 가야 한다'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총학생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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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정산홀에서 열린 '대학의 통일교육 활성화 방안' 학술대회에서 통일 교육 선도대학 총장 6인 중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08.12.   park7691@newsis.com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과 총학생회는 지난달 22일 또 다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 관련해 그 어떠한 이면 계획도 없었고,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한 RC도 없다"고 해명했다.

 학생들은 성 총장에게 본부가 남몰래 RC추진을 한 것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성 총장은 "미안하다"고 했으나 "제 능력과 권한으로는 시흥캠퍼스 자체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며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이 언론에 보도되기 3분 전에 학생들에게 통보했다는 지적에 대해 성 총장은 "임박해서 통보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향후에 이런 일이 없도록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겠다. 학생들은 저를 믿어주고 본부 점거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학생들도 실시협약 철회 없이 시흥캠퍼스 전면 재논의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 확고해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인해 시흥캠퍼스 논란이 초반과 달리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 점거 농성이 얼마나 동력을 유지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총학생회가 점거 농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준비했던 록페스티벌 '본부스탁'이 행사 전날 비판적인 학내 여론으로 취소됐다. 또 10월27일에  개최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1차 총시위'에 학생 60여명이 모여 저조한 참석률을 보였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자칫 시흥캠퍼스 사안에 대한 학내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것을 우려해 공연을 취소했다"면서도 "서울대 학우 여러분은 불통의 대한민국에 맞서야 하고 불통의 서울대에 맞서야 한다"고 점거 농성 참여를 요청했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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