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모든 것을 가능하게" … 글로벌 대기업으로 도약한 中 화웨이의 성공비결

등록 2016-12-11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8:02:53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본사내 호수에 있는 블랙 스완 (사진출처: 중국 바이두)
중국인이 자랑하는 4대 대기업 중 하나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얻어  통신장비 부문 세계 1위, 스마트폰 세계 3위  성공비결은 과감한 투자, 비상장, 종업원 지주제

【선전=뉴시스】문예성 기자 = 1987년 중국 선전의 한 주민 아파트에서 창업자본금 2만 위안, 6명의 창립 맴버로 시작한 화웨이는 오늘날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애플과 삼성에 버금가는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기업, 군대 같은 조직문화 속에서도 중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4대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자리잡은 화웨이 본사를 최근 직접 찾았다.

associate_pic
【선전=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11월9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본사내 회사 슬로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라(Make it Possible)'.
 선전시의 화웨이 본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글로벌 기업의 명성에 알맞게 상당한 규모를 갖췄다. 질서잡힌 건물과 정돈된 정원 및 보안에 신경 쓰는 직원들의 모습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기업과 다르지 않았다. 특히 회사 곳곳에 볼 수 있었던 '모든 것을 가능케 하라(Make it Possible)'는 화웨이의 슬로건이 인상적이었다.

 기자를 맞은 사람은 조 켈리 화웨이 인터내셔널 미디어담당 상무. 켈리 상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브리티시텔레콤에서 일하다가 4년 전 화웨이에 반해서 옮겼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화웨이는 직원 17만9000여명 가운데 3분의 1이 외국인인 글로벌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와 함께 중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4대 기업 중 하나이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는 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화웨이는 세계 140개 국 등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일궈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아울러 화웨이는 캐리어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등 3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통신장비와 기술을 다루는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에서 에릭슨, 노키아 등을 누르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컨슈머 사업에선 삼성,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다.

 켈리 상무는 세계인의 40%가 화웨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는데, 화웨이의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은 B2B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 고객을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선전=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11월9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본사 전시관 내부의 모습.
 화웨이의 규모도 규모지만, 성장 속도는 더 놀았다.  화웨이의 작년 전체 매출은 70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37%나 성장했다. 켈리 상무는 올 상반기(1~6월)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40% 가량 증가했다고 자랑했다. 이는 '중국의 삼성'이라는 별명을 가진 화웨이와 성장둔화에 빠진 삼성의 다른 점이다. 

 그렇다면 화웨이가 이런 놀라운 성과를 이룬 이유는 무엇일까? 켈리 상무는 화웨이의 성공 비결을 꾸준한 R&D 투자, 비상장 기업 특징과 종업원 지주제 등 3가지로 꼽았다.

 ▲매출의 10% 이상 연구개발 투자

 화웨이는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10% 이상 투자는 회사의 기본기조로 1998년 자체 제정한 '화웨이기본법'에 명시돼 있을 정도로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2015년에만 92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총 매출의 13%를 웃도는 규모다. 아울러 화웨이 임직원 17만8000여명 중 연구직이 8만명이고 선전 본사에 근무하는 5만명도 대부분 연구원이다.

 이런 R&D 투자는 매출과 특허라는 성과로 되돌아왔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어났고  컨슈머 디바이스 사업부의 성장률은 73%로 폭발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화웨이는 3898건의 특허를 신청해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말 기준 승인받은 총 특허 건수가 3만924건이며 이 중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특허가 각각 5052건, 1만1474건으로 확인됐다. 이를 배경으로 화웨이는 지난 5월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associate_pic
【선전=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11월9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본사에서 한·중·일 공동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조 켈리 화웨이 인터내셔널 미디어담당 상무이사.
 이런 전략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기술 중시 철학과 뚝심과도 연관이 크다. 중국에서 부동산·주식 투자 붐이 일기 시작한 1990년대 창업 초반에도 창업 멤버 3명은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런 회장은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런 회장과 다른 주장을 한 멤버들이 회사를 떠났다는 일화가 있다. 

 ▲50년내 상장 계획 없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매우 독특한데, 바로 비상장 기업이라는 점이다. 켈리 상무는 취재진에 "화웨이가 상장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면서 "단시일내 상장할 계획도, 이유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상장사는 주주의 이익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이익을 좇게 되기 마련인데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고객 이익에 집중할 수 있고 장기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런 회장은 올 2월 "앞으로 50년 내에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켈리 상무는 "2015년 말 기준으로 회사의 재무재표에서 현금 자산만 2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융자가 필요없다"고 답변했다.

associate_pic
【다보스=AP/뉴시스】중국 대기업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CEO인 런정페이(任正非 ) 회장이 22일 스위스 다보스의 45차 세계경제 포럼에서 패널에 참석하고 있다. 2015. 1. 22
▲직원이 주인인 종업원지주제

 세 번째 성공요인은 종업원지주제이다. 화웨이는 런 회장이 회사의 지분 1.4%를 보유하고 98.6%의 주식은 직원 8만2000명이 나눠 갖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직원들은 주식 처분권 없이 배당만 받을 뿐이지만 회사에 강한 주인의식과 애사심을 느낀다.

 아울러 화웨이의 유명한 '야전침대 문화'가 생성된 배경이기도 하다. 야전침대 문화란 수십년 전부터 런 회장이 회사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몸과 마음을 바치라는 상징으로 신입 사원들에게 야전침대를 선물했고, 위기 때마다 직원들이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깔고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면서 생겨난 문화다.

 런 회장의 영향력은 이처럼 회사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하지만 그는 줄서기 등 사내정치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웨이에서는 '순환 CEO 제도'라고 하는 독특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 런 회장이 철새가 이동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선두에 선 새가 바뀌는 모습을 발견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이사회가 선출한 3명의 부회장이 6개월마다 교대로 최고경영자(CEO)직을 맡는 것. 이 제도가 CEO에게 가해지는 일의 부하(負荷)가 줄들고 후계자 육성 면에서도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사내정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역할도 할 것이라는 런 회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켈리 상무는 5G 상용화가 2020년께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다가오는 5세대(5G) 통신시대에 화웨이가 명실상부한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화웨이는 본사 호수에서 키우는 검은 백조(블랙 스완)로 언론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화웨이 경영진은 세계와의 소통을 한 잔의 커피에 비유한다. 즉 커피잔에 에너지를 담듯 화웨이는 수많은 과학자를 포용해 이들과 협력한다는 것이다. 설사 '블랙 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악재)'이 발생하더라도 화웨이는  '커피잔' 속에서 유영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sophis731@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텝진으로 위클리 기사를 읽어보세요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