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 사라진 프로배구, 춘추전국시대 도래

등록 2016-12-12 11:00:00   최종수정 2016-12-30 16: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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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임태훈 기자 = 2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남자부 경기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6.12.02.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황보현 기자 = NH농협 2016~2017시즌 V-리그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라운드가 시작된 8일 현재 남녀부 V-리그는 선두부터 최하위까지 전력이 평준화 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비중이 줄어든 만큼 모든 팀들의 전력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게 배구계의 평가다. 특히 남자부의 경우 올 시즌 처음으로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 제도의 여파가 크다. 연봉 상한선에 따라 7개 팀은 모두 열외 없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몰빵 배구’가 사라지면서 올 시즌 V-리그는 매 경기 살얼음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남자부, 트라이아웃 ‘직격탄’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남자부는 용병 농사만 잘 지어도 우승은 따 논 당상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 OK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신생팀이자 V-리그 막내 팀인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체제로 흘러가던 V-리그에서 2년 연속(2014~2015·2015~2016)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김세진 감독의 지도력, 좋은 선수들의 합작품이었지만 역시 로버트랜디 시몬이라는 외국인 선수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업적이다. 시몬은 입단 당시부터 “세계 정상급 선수의 V-리그 입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예상대로 시몬은 두 시즌 동안 OK저축은행을 이끌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뽐냈다. 센터와 라이트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오고가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여기에 블로킹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트라이아웃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시몬이 떠났고 새로 영입한 용병은 기대 이하였다. OK저축은행은 8일 현재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는 18점이다. 6라운드까지 치러지는 장기 레이스에서 OK저축은행은 반격을 노리고 있다. 최근 부상으로 팀을 떠난 마르코 보이치를 대신해 터키 리그 할크방크에서 활약한 모로코대표 모하메드를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그동안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 치여 만년 우승후보에 그쳤던 대한항공은 트라이아웃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며 검증을 받은 가스파리니가 올 시즌 트라이아웃으로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으며 기량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국보급 세터 한선수와 군복무 후 팀에 합류한 김학민 등이 건재하다. 대한항공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순위 싸움은 치열하다. 2위 현대캐피탈을 시작으로 5위 우리카드까지 승점 차는 단 5점이다. 이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는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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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 IBK기업은행 리쉘이 득점 뒤 기뻐하고 있다. 2016.11.08.  myjs@newsis.com
 배구 전문가들은 “외국인선수 영입제도가 바뀌며 전력평준화가 잘 되어서 1라운드를 해보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봤는데 3라운드가 지난 현재 예상대로 각 팀들이 서로가 물고 물리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어 올 시즌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자부, ‘절대 강자’가 없다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맞이하는 트라이아웃에서 예상대로 신흥 강호 IBK기업은행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김희진-박정아 원투 펀치에 남지연-노란의 투 리베로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IBK기업은행을 제외한 5개 구단 감독 모두 “IBK기업은행을 이겨야 우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IBK기업은행은 키 184㎝ 매디슨 리쉘(미국)을 데려와 공격의 한축을 맡기고 있다. 리쉘은 큰 키는 아니지만 빠른 공격이 장점이다. 수비에도 적극적이다. 여기에 리우올림픽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이정철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지면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이를 뒤쫓는 후발 주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2위 흥국생명과 3위 현대건설의 분전이 돋보인다. 특히 흥국생명은 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흥국생명은 2008~2009 시즌 챔피언 등극 후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리우올림픽에서 성장한 이재영과 외국인 선수 타비러브(라이트)의 좌우 쌍포를 장착하며 위력을 더했다. 여기에 국보급 센터 김수지까지 가세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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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임태훈 기자 = 2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6.12.02.  taehoonlim@newsis.com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도 2연패에 노린다. 라이트 황연주, 센터 양효진과 유일하게 트라이아웃에서 재계약한 외국인선수 에밀리가 건재하다. 3라운드 현재 순위에서 뒤쳐져 있지만 언제든지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두 시즌 연속 꼴찌에 머무른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중위권에 자리잡아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역시 트라이아웃의 수혜자다. 알레나 버그스마(미국)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알레나는 지난해와 올 시즌 트라이아웃에 도전했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하지만 KGC가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선택한 사만다 미들본이 임신을 하는 바람에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행운의 기회를 잡은 알레나는 기대에 보답하듯 뛰어난 활약으로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이끌며 팀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반면 GS칼텍스는 시즌 도중 암초를 만났다. 성적부진으로 5년8개월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이선구 감독이 자진사퇴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차해원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로공사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팀 최다 9연패에 빠지며 부진에 빠져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을 지휘했던 김종민 감독을 영입하며 새바람을 만들었고 여기에 FA 시장에서 정상급 센터 배유나를 영입해 정대영과 막강한 중앙을 이뤘다. 또 IBK기업은행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최은지 전새얀을 데려와 부족한 공격을 보강했지만 타 공격수들에 비해서 위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의 실력이 기대에 못 미쳐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h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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