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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신당 '깃발'…국회 26년만에 4당 체제

등록 2017-01-03 15:07:53   최종수정 2017-01-04 22: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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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개혁보수신당(가칭)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창당 준비 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종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대표,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세연 의원. 2017.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새누리당 비박계 29명이 지난달 27일 “새누리당은 더 이상 공당이 아니다”라며 집단 탈당하며 가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탈당파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를 신청하면서 20대 국회는 원내 4당 체제로 전환됐다.

 4당 체제는 1990년 평화민주당을 제외한 민정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이 민주자유당으로 합당하기 직전 이뤄진 이래 26년 만이다. 1차 탈당에 참여한 의원은 강길부 권성동 김무성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인숙 여상규 오신환 유승민 유의동 이군현 이은재 이종구 이진복 이학재 이혜훈 장제원 정병국 정양석 정운천 주호영 하태경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의원 등이다.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의 경우 신당 창당에 뜻은 같이 했으나 탈당 즉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탈당계는 제출하지 않았다. 탈당을 선언한 29명을 지역별로 분류해보면 ▲서울(8명), 경기·인천(6명) 등 수도권이 14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부산 5명 ▲경남 3명 ▲대구 2명 ▲강원 2명 ▲울산 1명 ▲전북 1명 ▲충남 1명 순이었다.

◇무소속 김용태 합류로 30명

 여기에 무소속 김용태 의원이 신당에 합류했다. 김 의원이 비박 신당에 합류하면서 새누리당 탈당파 29인과 함께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의석수는 30석이 됐다. 김 의원은 위클리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때 29명과 30명은 차이가 크다”면서 개혁보수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제가 먼저 원내교섭단체에 들어가고 오는 24일에 개혁보수신당이 창당을 하면 남경필 경기지사 같은 원외인사들도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의석 30석을 갖춘 제4당으로 출발한 개혁보수신당은 새 원내대표에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을 추대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탈당 직후 국회에서 가진 첫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주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또 정책위의장에는 이종구 의원(3선·서울 강남갑)을 선임했다. 보수신당이 이처럼 TK(대구·경북) 출신의 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임한 것은 신당의 본류가 보수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정양석(재선·서울 강북갑) 의원이 선임됐으며,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에는 재선의 장제원, 오신환 의원이 임명됐다.

 30석으로 출발한 신당의 순항은 역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와 맞물려 있다. 반 전 총장이 합류할 경우 새누리당의 이탈 의원 수는 더욱 커지게 되면서 보수진영의 지지층도 대거 신당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김무성 의원은 “이미 사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을 반 전 총장이 택할 리가 없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기자들이) 반 전 총장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자신했다.

◇“지켜보겠다” 나경원 탈당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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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새누리당 비박계 29명이 27일 집단 탈당, 분당을 선언했다. 다음은 1차 집단 탈당에 참여한 의원 명단. [email protected]
다만 출범 첫날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눈에 띄었다. 비박계의 주요 인사 중 한 명인 나경원 의원이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고 탈당 보류 의사를 밝혔다.

 보수신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나 의원은 당초 신당의 정강정책 기초 작업에 핵심 역할을 맡으려고 했으나 논의 기구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하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특히 이날 비박계의 분당 선언문을 비롯해 신당의 정강정책에 유승민 의원의 정책 방향이 포함된 것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 의원은 “나 의원이 합류하면 나 의원은 물론 정강정책을 하실 만한 개혁적인 의원님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나 의원과 통화 했는데 1월 초에 합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의원도 “정강정책·당헌당규분과위에 나경원 김세연 박형준 박재완 이주호 조전혁 위원을 선정하자는 안이 올라왔는데 이는 찬성 반대의견을 묻고 수정 보완을 하려는 가안이었다”며 “의원들끼리 논의한 바도 없었던 일로 아마 실무자들이 논의의 편의를 위해 올린 안이었을 것이다. 절대 결정된 사안이 아니었고 토론용 자료였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 내부에도 좋은 사람이 많으니 우리 정책정강 당헌 당규는 우리 손으로 만들자라는 의견이 제기됐고 결과적으로 김세연 오신환 김현아 의원으로 결정됐다”며 “확정된 결론이 특정인에 의해 뒤집힌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이들의 분당선언문에는 ‘헌법 가치’ ‘공화주의 정신’ 등 유 의원이 평소 강조해왔던 문구가 다수 들어가면서 향후 신당 정강정책에 있어서도 유 의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김무성 의원은 “그렇지 않다. 선언문은 오히려 제가 기초한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정인에 의한 정당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새누리당을 공당으로 만들기 위해 국민공천제를 그렇게 시도하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방해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새로 만들 보수개혁신당은 완전한 민주정당으로 만들 생각”이라며 “그래서 모든 것을 회의체에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박계가 대거 탈당하면서 새누리당은 기존 128석에서 99석으로 쪼그라드는 등 100석이 무너졌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128석에서 99석으로 두 자릿수 정당으로 강등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21석으로 원내 제1당으로 등극했다. 이어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7석 순이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위기이지만 기회로 삼아나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신당이 ‘개혁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새누리당은 민생과 경제 등 국민의 삶과 나라의 운명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보여준 문제와 한계로 인해 국민의 실망이 컸다”며 “통렬한 반성을 하며 국민과 당원께 깊이 사죄드린다. 최순실 사태를 막지 못하고 극복하는데도 국민께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은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에 맞게 환골탈태할 것”이라며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으며 국민과 나라를 위한 ‘통합의 정치’ ‘국민화합’으로 대한민국을 반드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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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전국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누리당 분당 후 잠재 정당 지지도'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3.7%의 지지율로 1위를 유지했다.  ‘개혁보수신당’(가칭)은 17.4%, 새누리당이 15.8%, 국민의당이 11.7%로 3당이 오차범위(±3.1%p) 내 2위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야권 “개혁입법 속도 내겠다”

 하지만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비박계의 집단 탈당에 대해 “탈당 의원수를 당초 35명으로 발표했지만 확정은 29명”이라며 “저는 1차 탈당 사례는 실패한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초 발표했던 35명을 채우지 못한 것은 저희들의 ‘인명진 개혁안’이 일정 부분 그 분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저는 1차 탈당이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초선의원들도 이번 탈당은 명분없는 보수 분열일 뿐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탈당 의원들에 대해 “정치를 떠나 한 분 한 분 인간적으로 가까운 분들이라 안타깝다”며 “혁신을 내세운 탈당이 개인적 야심이나 정파적 구원, 특정 대선주자를 바라보는 행태로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비박계의 탈당에 야권은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권의 분열이란 점에서 향후 정치판이 야권에게 더 유리하게 짜여지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에서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년 만에 4당 체제가 됐고, 여소야대가 이렇게 크게 만들어진 만큼,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당이 개헌저지선도 못가지게 된 건데, 이런 정치적 변동이 간단하지 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이제 야당이 200명이 넘으니, 야당끼리의 조율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비박 신당의 태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개혁입법에 대한 내용, 수위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도 개혁보수신당에 대해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에 머무른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신당은 먼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며 구체적인 행동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금주 대변인은 “신당이 수구 부패세력과 단절하고 진정 개혁적 보수정당으로 거듭난다면 이를 마다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개혁보수신당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큰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의 일원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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