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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0년 성적표는?

등록 2017-0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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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본부=AP/뉴시스】 오는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부인 유순택 여사와 자신의 초상화를 공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반기문 전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달 31일로 10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10년 간 '세계의 대통령' 격인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해온 그의 성적표는 과연 어떨까.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수많은 충돌과 이해갈등을 중재하고 평화를 지켜내야 하는 어려운 자리이다. 수 십년동안 이어져온 국제사회의 뿌리깊은 갈등을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내에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잘해도 어느 한 쪽으로부터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0년'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아쉽게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협상력' 강점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미진

 2007년 1기 임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반 전 총장은 스스로의 장점을 36년 간의 외교관 경력에서 비롯한 협상력과 중재력으로 꼽았다. 국제사회에서 ‘중재자’가 되겠다는 포부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취임 당시 반 전 총장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수단·이라크 등의 내전 종식, 북한·이란 핵 문제 해결, 성범죄 등으로 실추된 평화유지군의 명예회복,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만 권력이 집중된 유엔 개혁, 날로 심해지는 지구온난화 대책마련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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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AP/뉴시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달 13일(현지시간)유엔본부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가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후 회원국 대표들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2016.11.17
 이 중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이란 핵협상과 최근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을 구속력 있는 국제조약으로 성사시킨 정도다. 이마저도 오롯한 반 전 총장의 공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 돼 있던 덕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아프가니스탄 재건, 핵, 난민 등 주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데다 시리아 내전 중재에 실패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던 중재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어디에도 없는 사람” “유엔을 무의미한 단체로 만들었다”(2009년 포린폴리시) “유엔의 투명인간”(2009년 월스트리트저널) “반기문은 어디에 있나. 놀라울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인물에 무력한 관찰자다”(2013년 뉴욕타임스) 등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국가 단위를 초월한 세계적인 단체의 수장임에도 미국 등 강대국의 권력 앞에 맥을 못 춘다는 이유로 “미국의 푸들”(2014년 폴리티코)이라는 치욕스러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아이티 콜레라 사태에 대한 대응에서도 비판받았다. 2010년 대지진이 발생해 혼란을 겪은 아이티에 파견한 유엔평화유지군이 콜레라를 유발해 9000여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낳은 데에도 책임을 외면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콜레라가 유엔평화유지군으로 주둔하던 네팔 군부대에서 발생해 하수를 강에 버리는 과정에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반 전 총장은 임기 마지막 달이 된 지난 12월에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아이티에서의 콜레라 발병과 확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아이티 국민에게도 사과한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유엔평화유지군이 파견된 지역에서 어린이와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하고 있는 성범죄에 눈을 감고 모르쇠로 일관한 것 역시 비판의 원인이 됐다. 반 전 총장이 지난 3월에야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평화유지군의 성범죄는 모두 99건으로 이중 69건이 2015년에 발생하는 등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반기문 당시 총장에 대해 “10년 임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이 무난하게 느끼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라며 “지나치게 의전에 집착하고 임기응변에 약하다. 역대 최악의 유엔 총장”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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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AP/뉴시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해 건배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두 사람 모두 임기가 끝나면 "골프 라운딩을 하자"고 제안해 폭소를 불러 일으켰다. 2016.09.21
 반 전 총장은 알자지라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5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 아이티의 콜레라 창궐, 남수단 내전, 유엔평화유지군의 부적절한 범죄 등 ‘유엔의 실패’를 묻는 질문에 “유감스럽다”고 답했다.

 최근 공개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임기 동안 지나치게 소심한 행보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사람들은 내가 조용하다고, 세계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사람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사무총장 퇴임 후 대선 출마 직행은 논란

 국내에서는 국제사회에서의 경험과 이를 바탕으로 한 높은 인지도 등을 무기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끊임없이 제기됐던 대권 도전설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그는 지난 20일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살라서 노력할 의지가 있다”며 차기 대권 출마 가능성을 에둘러 인정했다. 이달 귀국하는 그는 “국가의 발전과 국민 복리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론은 나쁘지 않다. 지난 22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 유력 대권 주자들을 제치고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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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AP/뉴시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총회 연설을 하고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난다. 2016.09.21
 국제사회 역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한 직후 바로 자국의 대통령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마뜩잖은 시선은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긍정적인 외신 평가도 있다. 포브스는 지난 달 반 전 총장을 “강하고 인간적인 리더”라며 “지도자로 적합하다”고 긍정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유엔 역사상 최악의 사무총장으로 평가받는 반기문이 한국에서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국민은  그가 유엔 사무총장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비판을 넘기고 있다”(텔레그래프) “반 총장은 높은 지지율을 즐기고 있다”(AFP) 등 혹평도 여전하다.

 한편 반 전 총장의 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67) 전 포르투갈 총리가 잇는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구테헤스는 2005년 5월부터 10년 동안 유엔 난민기구의 최고대표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의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사실상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에 의해 결정됐던 지난 70년 간의 밀실선택 역사를 끊고 사상 최초로 유엔 193개 회원국 대표 앞에서 정견발표 후 결정된 총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시리아를 필두로 한 리비아, 예멘 등지의 내전과 북한의 핵개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난민, 기후변화 등의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테흐스 신임 사무총장의 임기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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