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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2017년은? 모바일 '역성장' 생활가전 '성장'

등록 2017-01-03 15:50:20   최종수정 2017-01-04 22: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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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
'갤노트7' 발화문제 초유의 단종사태…中기업 약진  폴더블폰 출하비중 2017년 0.1%→2020년 5.4% 기대생활가전 프리미엄화로 단가상승·브랜드가치 쑥쑥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삼성전자의 2016년는 모바일사업과 생활가전에서 '울고 웃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해로 정리된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 발화 문제로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고, 가전업계는 모바일 등 타 산업군의 부진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글로벌 시장 확대와 마케팅 강화 등이 호실적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톱2인 삼성전자·애플의 올해 3분기 성적이 부진하면서 스마트폰시장이 사실상 정체기에 진입했다.

◇삼성·애플 성장 둔화, 화웨이·오포·비보 등 약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이 동반 하락한 반면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이 약진하면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한 대신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8월2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7을 공개했을 당시에만 해도 시장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문 인식보다 한 발 더 나간 '홍채 인식'을 도입했고, 고속 무선 충전, 방수·방진 기능 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 받았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에서 발화사고가 일어나면서 8월31일 공급을 전격 중단했다. 한달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연방항공청(FAA)은 사용 중지 권고를 내렸고, 각국 정부와 항공사들이 기내에서 소지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삼성 역시 단종이라는 결정을 내렸고 새로운 오욕의 역사를 맞았다.

 애플 역시 힘든 한 해를 겪었다. 지난 9월16일 아이폰7을 출시한 애플은 제품 하단에 3.5㎜ 헤드폰잭을 없애는 대신 무선으로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려면 기존의 라이트닝 커넥터(충전단자)와 연결해야 한다. 일반 이어폰과는 더 이상 호환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일부에서 혁신이라는 호평도 있었지만 '꼼수'라는 지적도 많았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도 부담이지만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형태라 새로운 애플의 시도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삼성과 애플이 주춤한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화웨이는 올해 3분기 9.0%의 점유율을 기록, 글로벌 3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5%를 기록했었다. 오포의 시장 점유율은 2.5%에서 5.8%로, 비보의 시장점유율은 2.8%에서 4.9%로 각각 올랐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23.7%)보다 점유율이 3.6% 포인트 감소했다. 2위 애플은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3.6%에서 12.1%로 1.5%포인트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양 평준화로 상대적으로 출고가가 낮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애플이 갤럭시노트7 이슈로 수혜를 입었으나 주요 시장에서 아이폰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폴더블폰' 탈출구될까…내년 글로벌시장 역성장 전망

 2017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사상 첫 역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능상의 변화를 넘어 폴더블폰과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관측했다.

 접거나 말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태블릿PC는 물론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까지 대체할 수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출하비중이 2017년 0.1%에서 2020년 5.4%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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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LG전자 프리미엄 가전으로 유럽매출 키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내년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노트7의 단종,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지속적인 부진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 폴더블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갤럭시X'라는 라인업으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상반기로 예측되기도 했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 여파로 제품의 완성도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폴더블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 업체들은 6세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신규가동 및 패널 생산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한국 업체가 폴더블 OLED 패널의 독과점 공급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폴더블 패널 기판의 주요 소재인 PI(폴리이미드)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도 대부분 한국에 있다며 "내년에 삼성전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폰 출시를, 2018년에는 애플, 구글 등 다수의 해외업체들이 폴더블 폰을 신제품 라인업에 추가할 것"으로 덧붙였다.

◇생활가전, 프리미엄 발판 '好好'…내년에도 지속될 듯

 반면 가전업계는 모바일 등 타 산업군의 부진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글로벌 시장 확대와 마케팅 강화 등이 호실적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의 생활가전 사업은 대체로 좋은 실적을 냈다. 특히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키워드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끌어 이와 같은 흐름이라면 내년에도 호실적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CE)부문이 SUHD TV와 프리미엄 가전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됐다. 3분기에는 매출 11조2400억원, 영업이익 7700억원을 기록하며 갤럭시 노트7 발화 등의 논란으로 인해 IM 부문에서 부진한 부분을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을 정도의 이익을 나타냈다.

 이같은 결과는 TV와 생활가전 모두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TV의 경우 전년 대비 퀀텀닷 SUHD·커브드·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크게 늘며 실적이 개선됐고, 생활가전도 셰프컬렉션 주방 가전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간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미국의 대표적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를 인수하며 프리미엄 가전을 통한 실적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데이코 인수를 통해 2만 달러 이상의 럭셔리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이 시장에서의 사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의 생활가전·TV 사업본부인 H&A와 HE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H&A사업본부의 경우 매출액 증가는 트윈워시 세탁기, 얼음정수기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와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 성장에 힘입은 결과라는 평가다.

 프리미엄 제품이 영업이익 확대에 큰 몫을 했다. 지속적인 원가경쟁력 개선 및 'LG SIGNATURE(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가 크게 기여했다. 최근 3분기에는 전 분기(9.7%)에 이어 2분기 연속 9%대 영업이익률(9.2%)을 달성했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 단가가 높은 만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생활가전 부문의 호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월 미국에서 열리는 CES 글로벌 가전 쇼에서도 삼성과 LG가 이끄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들이 차례로 소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사업에 '프리미엄화'가 강조되면서 단가도 높아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만큼 내년에도 가전 기업들이 주력할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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