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봄, 한국 축구는 어떻게 기억될까

등록 2017-02-07 10: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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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한국이 2-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6.11.1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한국 축구계에 올해는 무척 중요하다.’ 매년 이맘때면 들리는 말이다. 그냥 흘려들을 수도 있는 진부한 말이지만 올해만큼은 아니다. 정말로 중요하다. 남자 축구 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고, 여자 축구 대표팀은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싸워야 한다. ‘황금세대’로 평가받는 20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은 안방에서 선배들의 4강 신화 재연을 노린다. 세 가지 이벤트의 공통된 특징은 모두 봄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정유년(丁酉年) 한국 축구의 운명이 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한국 축구사에 2017년 봄은 어떻게 기록될까.

 ◇슈틸리케호, 달라진 중국을 만나다

 스타트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이 끊는다. 슈틸리케호는 3월23일과 28일 중국, 시리아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7차전을 갖는다. 반환점을 돈 현재 슈틸리케호는 3승1무1패(승점 10)로 2위에 올라있지만 그 과정은 무척 험난했다. 2015년의 압도적인 행보는 비슷한 실력의 팀들끼리 겨루는 최종예선이 시작되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10월 이란 원정에서는 단 한 개의 슈팅도 상대 골문에 보내지 못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카타르 공격수인)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선수가 보이지 않다”는 불필요한 말은 논란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11월에 우즈베키스탄을 잡고 월드컵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입성에 성공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자연스레 3월 원정으로 치러지는 중국전이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중국을 넘는다면 2위 이상까지 바라볼 수도 있지만 패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경우 지금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가 불투명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중국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 본선에서 첫 A매치를 시작한 이래 31경기에서 1패(18승12무)만을 당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 축구를 과거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최종예선에서 슈틸리케호는 3-0으로 넉넉히 앞서다가 후반 막판 두 골을 내줘 승점 3을 날릴 뻔 했다.

 2무3패(승점 2)로 6개팀 중 최하위로 처져있는 중국은 한국전을 잔뜩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정상으로 이끈 마르셀로 리피 감독까지 거액을 들여 모셔왔다. 중국축구협회의 절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리피 감독은 3월 중순 대표팀을 조기 소집해 한국전을 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이 능사는 아니지만 아직 수석코치 조차 선임하지 못한 한국과는 무척 대조적인 행보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는 대표팀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그동안 공격시 손흥민을 활용한 플레이의 빈도가 높았던 만큼 이를 메우는 것이 숙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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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오는 13일부터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 출전하는 U-20 여자축구대표팀이 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11.03  photo1006@newsis.com
 ◇평양 원정 떠나는 여자 대표팀

 4월에는 여자 축구 대표팀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여자 축구 대표팀은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에서 경합을 벌인다. 이 대회를 단순한 아시안컵 예선으로 보면 곤란하다.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출전과 직결된다. 프랑스행 비행기에 오르려면 아시안컵에서 일정 수준의 성적을 거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선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선행 티켓은 1개팀에만 주어진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역시 북한이다. 북한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 축구계에서도 강호로 통한다. 2011년 독일 여자 월드컵에서의 약물 파동으로 아시안컵 포트 배정에서 5번까지 떨어졌지만 실력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여자 축구 대표팀은 북한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2무14패로 밀린다. 유일한 승리는 2005년 8월로 무려 10년이 넘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한 차례 비겼을 뿐 9경기를 모두 졌다. 윤덕여 감독은 “원하지 않았던 조 편성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격수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역시 “황당하고 갑갑하다”며 비슷한 반응이다.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경기가 열리는 곳은 다름 아닌 평양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것은 둘째 치고 북한의 안방 텃세까지 각오해야 하는 처지다. 윤 감독은 “2015년 월드컵 본선에서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16강에 진출했다. 선수단과 스태프 모두 한마음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그는 “북한에 홈 이점이 작용해 더욱 쉽지 않겠지만 받아들이고 철저한 준비를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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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전신 기자 =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사령탑을 맡게된 신태용 감독이 22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6.11.22  photo1006@newsis.com
 ◇4강 신화 재연, 동생들이 나선다

 5월에는 20세 이하의 어린 동생들이 세계를 노크한다. 안방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이 그 무대다. U-20 월드컵은 예비 스타들의 경연장으로 통한다. 티에리 앙리(1997년)와 리오넬 메시(2005년)도 이 대회를 거쳐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오랜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를 개최하는 한국은 내친 김에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선배들이 썼던 ‘4강 신화’의 재연을 노린다. 멤버는 화려하다. FC바르셀로나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이승우와 백승호, 장결희가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K리그 신입생인 김진야(인천), 이승모(포항) 등이 힘을 보탠다.

 대한축구협회는 남자 대표팀 코치를 맡던 신태용 감독을 U-20 사령탑에 임명할 정도로 이 대회의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24개국이 참가하는 U-20 월드컵은 5월20일부터 6월11일까지 천안, 대전, 인천, 제주, 전주, 수원 등 6개 도시에서 열린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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