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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청 음모론’으로 궁지 내몰리나

등록 2017-03-12 0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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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청 주장으로 오히려 난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공화당 지도자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 도청을 요구했다고 볼만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스스로 입증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타기'를 했다는 비판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말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다며 이같은 행동은 매카시즘(반공주의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 케빈 루이스는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관료 누구도 미국 시민에 대한 감시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그런 주장은 말그대로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공화당 지도자들 당혹케 한 '트텀프타워 도청설'

 공화당 소속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타워가 도청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중 한 명으로 정권 인수위원에서도 활동했던 누네스 위원장은 7일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을 언론이 너무 액면 그대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누네스 위원장은 이후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도청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는 자신의 보좌진이 어떻게 도청을 당했는지 유효한 질문을 던진 것"이라고 애매한 발언을 했다.  

 현재 러시아 대선 개입설 조사를 맡고 있는 리처드 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 정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버 위원장은 "만약에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면 어느곳이건 가서 확인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어느쪽 주장이 확실히 맞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도청이 이뤄졌다고 결론을 내릴만한 어떤 단서도 포착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증거물이 발견되지 않을지는 두고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상원 서열 2위인 존 코닌(텍사스) 원내총무는 도청에 관한 트럼프의 주장을 믿느냐는 질문에 "그의 성명의 기본 주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도청이 있었다고 입증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달라진 것은 없다"며 "이번 사안은 새로운 증거가 있는지 아니면 증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파이서 대변인은 "본질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원과 상원 정보위원회는 도청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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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모론 굽히지 않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진행됐다는 주장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 "그가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무슨 이유로 그것을 철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통령의 생각은 도청을 조사하고 전에 말했듯이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다른 유출 사건도 함께 조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의 도청 음모론과 관련한 더 강경한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각을 세운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지나 6일 CNN 등 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전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를 도청해 법을 위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근거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나는 지금껏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며 트럼프의 발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전임자를 비롯해 전직 대통령들이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일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타워 도청설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상원 정보위원회가 트럼프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조사범위를 확대할지를 묻는 질문에 웃음을 보이며 "어디로 인도하든 관계 없이 팩트에 충실할 계획이다"라며 "그러나 그(트럼프)는 아직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FBI 내부 문제에 밝은 한 소식통은 코미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트럼프타워 도청설을 조사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며 그 이유는 조직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코미 국장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으므로 수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했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FBI가 최근 미 법무부에 트럼프타워 도청 의혹에 대한 보고서를 신속히 마무리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는 법무부에 수사 종결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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